75%가 가구 소득 300만원 미만, 2명 중 1명은 1년 후 삶의 질 회의적

민중당 김종훈 국회의원(가운데) / 김종훈 의원실

[공감신문] 박진종 기자=현대중공업 하청노동자 가구 부채평균은 4832만원으로 월 소득은 300만원 미만이 75.8%로 조사돼 심각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중당 김종훈 국회의원(울산 동구)은 ‘하청노동자 가족 실태조사 결과 발표회’를 9일 동구 퇴직자지원센터 강당에서 개최했다.

실태조사는 정책연구소 이음이 2월부터 3월까지 한달 여 간 심층면접 방식으로 실시했으며 동구지역 하청노동자 가족 334명이 응했다. 그동안 하청노동자를 직접 조사한 경우는 있었지만 가족들로 대상을 확대한 실태조사는 사실상 처음으로 알려졌다.

김종훈 의원이 사회를 맡은 발표회는 이성호 현대중공업지부 사내하청지회 지회장 인사와 정책연구소 이음 김종권 선임연구원 결과발표를 시작으로 민주노총울산지역본부 김정아 정책국장,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김형균 정책실장, 현대중공업지부 사내하청지회 이영진 사무장과 하청가족들이 의견토론을 이어갔다.

조사결과에서 하청노동자 가족 경제상황은 심각한 수준으로 드러났다. 가구 부채는 ‘4~7000만원’ 구간이 27.3%로 가장 많았고, ‘1억원 이상’도 14.6%에 달했다. 대부분 부동산 및 전월세 거래(36.8%)와 생활비 부족(29.4%)이 주요 원인이었고, ‘실직에 따른 급여 중단’도 12.4%를 차지했다.

가구 가처분 소득은 ‘200~300만원’이 42.5%, ‘100~200만원’이 33.3%로 75.8%가 300만원 미만을 받는 것으로 조사돼 기성금 삭감 등으로 인한 저임금 현상이 부각됐다. 하청노동자 10명 중 3명(30.7%)은 사고경험이 있었고, 작업환경 안전성 주관평가에서도 60%가 부정적으로 봤다. 긍정적으로 평가한 이들은 불과 7.6%에 그쳤다.

실태조사에서는 기존연구에선 다루지 않던 ‘자기자존감’도 측정했다. 정신적 건강 정도를 나타내는 자기자존감에서 59.7%는 ‘나는 가치 있는 사람’이라고 답했고, ‘나는 긍정적’이라는 답변도 61.5%로 높았다. 5점 척도를 기준으로 긍정적 자존감은 3.5~4.1로 높게 나타났으며 부정적 자존감은 2.9~1.9로 낮게 조사됐다.

'하청노동자 가족 실태조사 결과 발표회’ / 김종훈 의원실

일-가정 양립 정도에서 ‘1주일간 함께 식사한 횟수’는 평균 2.8회로 ‘한달 동안 함께 보낸 여가활동 횟수’는 평균1회에 그쳐 가족 간 교류가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가정 내 근심과 갈등 원인으로는 30.6%가 ‘경제적 어려움’을 꼽았고, ‘자녀교육 및 행동’이 15.6%, ‘가구원의 취업 및 실업’이 10.7%로 나타나는 등 경제사정 악화가 주요 이유로 제시됐다.

‘1년 후 삶의 질이 개선될 것’으로 보는데 회의적인 가구는 46%로 낙관적인 가구(18.2%)에 비해 2배 이상 높았다. 불안요소로는 가까운 미래에는 ‘소득불안’이 먼 미래에는 ‘노후 경제적 안정’으로 나타나 현 조선경기악화를 그대로 반영했다.

‘원청노동자 가구에 비해 차별받고 있다’는 응답도 57.1%에 달해 그렇지 않다는 17.3%와 비교해 3배가 훌쩍 넘었다. 사회적 신뢰수준 조사에서 정부신뢰는 절반이 넘는 57.7%가 부정적이었으며 지역사회 신뢰는 33.6%가 부정적, 20.3%가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다만 대인신뢰 수준은 49%가 긍정적인 답변이 높았다.

김종훈 의원은 “조선경기 악화를 빌미로 강행된 해고와 임금삭감 등 불안정한 노동상태가 하청노동자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들에게까지 피해를 가져왔다”며 특히 “정부와 지역사회 신뢰까지 추락한 배경에는 노동자 보다 재벌대기업에 치우친 산업정책과 관료주의가 있지 않은지 우려 된다”고 해석했다.

김 의원은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정부부처와 울산시 등에 정책건의를 이어가고 하청노동자 가족을 지원하기 위한 입법 및 제도개선 등 의정활동도 추진해 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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