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곡 김중경

운남성 大理[따리]는 풍화설월(風花雪月)이라는 다른 이름으로 부릅니다. 下風、上花、山雪、海月-하관의 바람, 상관의 꽃, 창산의 눈, 얼하이의 달을 일컬은 표현이니 그 자연의 풍요와 아름다움을 가히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얼하이(洱海)호수는 따리시의 북서쪽에 위치하는 담수호로 남북으로 길이 약 42.6 km, 동서로 약 8 km의 폭을 가지고 있는데 아래쪽 하관진에 국영 제2 차창이었던 하관차창이 있습니다.

히말리야 산맥의 끝자락으로 최고봉이 4,122m인 창산(長山)이 천연 요새를 이루고 있는 따리 지역엔 야생 난초가 유명해 해마다 난초를 구하러 국내외의 수집가들이 많이 찾는 곳입니다. 그래서 보이차의 향에 대한 유명한 가설이 생겼습니다. “창산의 야생난들이 개화하면 그 향이 수백리에 퍼져 인근에 자라는 차나무 잎에 흡착되서 그 지역의 찻잎에선 난향이 난다.”입니다.

 

그러나 보이차에서 느끼는 향은

첫째, 우리의 다양한 경험을 통해 머릿속에 저장되어 있는 향들이 스키마(schema)로 반응하면서 상기 되어 구체적 이미지로 그려지는 것입니다.

둘째, 후발효 혹은 악퇴 과정에서 화학적 변화가 진행되면서 생성됩니다.

그러므로 “난초꽃이 피어서 난향이 난다”는 논리는 호사가들이 지어낸 얘기일 뿐입니다.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관점에서 난향(蘭香)에 대해 말씀 드려 보겠습니다.

생차의 2급~3급의 차청들을 우리면 은은한 난향을 느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난향은 향을 내는 원소들의 화학적 비율에 의해 찻잎 내부에서 생성돼 내재하는 것이지 난초의 개화와 같은 외부적 요인과는 무관한 것입니다.

전통적인 제조 방식에 따르면 타차(沱茶)는 찻잎을 병배할 때 2급~3급의 잎을 주로 많이 채용합니다. 따라서 타차를 우렸을 때 가장 빈번히 난향을 느낄 수 있습니다.

신선한 보이차의 청엽향은 오랫동안 보존하면 청엽향이 청향으로 바뀝니다. 또 녹나무 숲에서 자란 차나무는 녹나무 향을 띄게 되는데, 그중에서도 녹나무 향이 비교적 약한 것은 청향과 어울어져 난초향을 풍기게 됩니다. 난초향은 보이차 향 중에서도 가장 진귀한 것으로 칩니다.

▲ 사진 타차

 

남곡 김중경 ▲ 서예가, 보이차 품명가 ▲이코노믹 리뷰 보이차 연재(2014년) ▲현 성차사진품보이차 대표 ▲선농단역사문화관 전통다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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