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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인권침해사례 기록해 통일후 단죄…가해자에 경고 의미도

북한인권기록센터, 11월 탈북민 전수조사…서독 기록보존소가 모델

김대호 기자 | 기사입력 2016/10/23 [14:30]

북한 인권침해사례 기록해 통일후 단죄…가해자에 경고 의미도

북한인권기록센터, 11월 탈북민 전수조사…서독 기록보존소가 모델

김대호 기자 | 입력 : 2016/10/23 [14:30]

[공감신문 김대호 기자] 북한 정권이 올들어 두차례나 핵실험을 벌이고 여러차례의 미사일 발사실험을 하면서도 인권개선 노력은 등한시하고 있다. 북한의 인권 실태는 심각한 수준이다. 해외근로자들은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일하면서 임금의 상당부분을 당국에 상납하고, 체제에 저항하는 사람들은 수용소에 갇혀 갖은 고난을 겪다가 죽음을 맞이한다는 보도다. 이런 사실들은 북한을 이탈한 주민들이 가장 잘 알고 있다. 통일후에 인권범죄자들을 단죄하려면 탈북자들의 증언을 차곡차곡 정리해두어야 한다.

 

정부는 북한인권법에 따라 통일부 산하에는 북한인권기록센터를, 법무부 산하에 북한인권기록보존서를 각각 설립했다. 북한인권기록센터는 탈북민 진술 등을 토대로 북한 내 인권범죄 기록을 축적하고, 이를 3개월마다 법무부 북한인권기록보존소에 넘기게 된다. 북한내 인권 가해자의 이름과 행위 등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다.

 

과거 서독도 동독내 인권침해를 기록하는 잘츠기터 기록보존소가 있었다. 동독내 인권침해자들에게 통일되면 처벌받을 수 있다는 심리적 압박 효과를 냈다. 정부는 북한인권 침해에 대한 증거 채증과 기록 보존을 통해 그런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지난 9월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이마빌딩에서 북한인권기록센터 현판 제막을 하고 있다. 이창재 법무부 차관(왼쪽부터), 홍용표 통일부 장관, 유호열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손광주 남북하나재단 이사장. /연합뉴스

먼저 통일부 산하 북한인권기록센터가 11월부터 탈북민 대상으로 북한 인권 실태조사를 개시한다. 통일부 당국자는 23일 "북한인권기록센터의 북한 인권 실태조사와 관련한 관계부처 역할 분담 협의가 마무리됐다"며 "다음 달부터는 (하나원 탈북민 대상) 북한 인권 실태조사를 시작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인권기록센터는 이 센터는 지난달 28일 서울 종로구 이마빌딩에 사무실을 열고, 인력 충원과 조사 매뉴얼 작성 등 북한 인권실태 조사를 위한 준비 작업을 해왔다. 다음 달부터는 국내 들어온 탈북민이 사회정착 교육(12주)을 받는 하나원에서 북한 인권실태에 관한 탈북민 대상 전수조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통일 이전에 서독은 잘츠기터 중앙기록보존소를 두었다. 이 기록보존소는 동독의 인권탄압사례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보관했다. 보관한 기록들은 ▲정치적 폭력행위 혐의자에 대한 형사소추 증거 ▲통일 후 동독지역 내 판·검사 재임용선발의 기초자료 ▲동독 내 정치적 박해의 피해자에 대한 복권과 피해배상 ▲부당판결에 대한 재심절차상 필요한 증거자료 등으로 활용됐다.

 

이 보존소에는 통일 직전까지 4만3,000여 건의 자료를 축적했는데, 이 자료는 동일후 동독지역 인권 침해를 단죄하는 결정적인 근거가 됐다.

 

서독 정부는 동독 정권이 동독 주민이 서독으로 이주하는 것을 막기 위해 베를린 장벽을 설치하자, 이에 대한 대응 방안으로 잘츠기터 중앙기록보존소를 설치했다. 동독이 베를린 장벽을 설치하며 분단을 고착화하려는 의도를 보이자, 서독 정부가 통일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인 것이다.

 

서독은 공권력이 미치지 아니하는 동독 지역에서 자행되는 폭압적 인권침해를 '언젠가는' 법치국가적 원칙에 따라 처벌할 수 있도록 증거자료를 수집했다. 서독은 공소시효에 관계없이 동독의 비인도적, 반법치국가적 범죄행위 등에 대한 자료를 수집, 보존함으로써 향후 형사소추가 가능하도록 했다. 기록보존소 활동은 동독 주민들에 대해서도 서독의 모든 기관이 보호의무를 다해야 한다는 기본법의 정신을 실현한 것이다.

 

독일 기록보존소는 1990년 10월 통일이 이루어지고 동독 지역에서도 민주적인 사법기능이 재건됨으로 조사활동을 종료하고, 2008년 12월에 해체됐다.

 

 

 

북한인권기록센터는 탈북민 진술 등을 토대로 북한 내 인권범죄 기록을 축적해 법무부에 설치된 북한인권기록보존소로 이관한다. 법무부에 북한인권기록보관소를 설치한 것은 통일 후에 처벌을 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북한 독재정권 치하에서 행해진 인간의 존엄성 침해와 조직적인 권력 남용은 가해자들에게 형사법적 책임을 물어 그들을 처벌하는 것은 어렵다. 이를 처벌하기 위해서 그에 대한 충분한 자료의 축적이 요구된다.

 

북한인권기록보존소의 설치목적은 북한 인권침해사례들에 대한 자료 수집과 기록 및 보관을 통하여 언젠가는 북한에서 일어났던 인권침해사례를 수사하고 처벌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독일에서는 서독정부의 인권침해사례의 수집이 동독 반체제인사들에게 매우 고무적이었다고 한다. 아울러 서독정부가 인권침해사례를 수집한다는 사실이 동독의 가해자들로 하여금 두려움을 느끼게 해 반체제인사들이 실제로 억압에 시달리는 일이 줄었다고 한다.

 

북한인권기록보존소는 지난달 4일 시행된 북한인권법에 따라 법무부 소속 기관으로 설치됐다. 통일부 북한인권기록센터가 수집·기록한 북한 주민의 인권 실태 조사·연구 자료, 국군포로·납북자·이산가족 관련 자료 등을 3개월마다 이관받아 보존·관리하게 된다.

 

법무부는 "북한인권기록보존소가 북한 주민의 인권 개선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자료 보존 및 분석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탈북민을 상대로 한 북한 인권조사와 기록 보존이 북한에 심리적 위협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이 상당히 격앙한 수준으로 두 기관을 비난한 것이 이를 역설적으로 증명한다.

 

북한 인터넷 선전 매체 '메아리'는 최근 "이제 남조선에 통일부란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있다면 그것은 북남대결과 동족대결 분위기 고취를 기본 업무로 하는 '인권모략부'일 뿐"이라고 비난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인권모략의 도발적 성격은 절대로 가리울 수 없다'라는 제목의 논설에서 "괴뢰패당이 '북인권법' 시행놀음에 한사코 매달리는 것으로 하여 북남관계는 전쟁발발국면으로 거침없이 치닫고 있다"고 억지를 부렸다.

 

북한의 대남 선전용 매체 '우리민족끼리'는 '더는 존재할 필요가 없는 대결부'라는 제목의 글에서 '총체적으로 박근혜패당은 이번 기구개편놀음을 통하여 괴뢰통일부를 완전히 '동족대결부', '반통일부'로 공식화해놓았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대외 선전 매체 '조선의오늘'도 "괴뢰통일부가 민족의 통일열기에 찬물을 끼얹으며 동족에 대한 모해와 북남대결에 계속 광분한다면 초래될 것은 전쟁밖에 없다"고 위협했다. 이 매체는 "현실은 동족을 모함하고 헐뜯으며 반공화국 모략소동에 미쳐 날뛰는 괴뢰통일부를 그냥 두고서는 언제가도 북남관계개선을 바랄 수 없고 나라의 통일을 이룩할 수 없다는 것을 명백히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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