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공감신문 DB  © 염보라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공감신문 DB  © 염보라

[공감신문] 염보라 기자=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6일 정례회의를 열고 현 0.50% 수준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하지만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지난 5월 전망치(-0.2%)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소비와 수출의 회복이 당초 전망보다 다소 더딜 것이란 판단에서다.

 

금통위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까지 기준금리를 현 수준(0.50%)에서 유지해 통화정책을 운용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시장은 일찍이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최근 금융투자협회가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54개 기관)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100명 중 99명은 동결을 전망했다.

 

금투협은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국내외 경기 둔화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추가 금리 인하 여력이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나 7월 기준금리는 동결될 것으로 전망됐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사실상 추가로 내리기 힘든 수준까지 내려왔다는 시각이다. 앞서 금통위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경제충격이 삼화하자 3월  '빗컷(0.50%p 인하)'에 이어 두 달만인 5월 0.25%p 추가 인하를  단행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한은 기준금리는 0.50%로 역대 최저 수준을 경신했다.

 

금융권은 0.50%를 우리나라의 기준금리 실효하한으로 보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지난 5월 금통위 회의 직후 인터넷 생중계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번 인하로 기준금리가 실효하한에 가까워졌다고 볼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대다수 채권전문가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0.25% 이상 추가 인하하지 않는 이상, 금통위가 앞서 기준금리를 낮추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현재 미 연준 기준금리(3월 0.00∼0.25%로 인하)와 격차는 0.25∼0.5%p 수준이다.

 

이밖에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는 점도 기준금리 동결 결정을 부추기는 것으로 풀이된다. 

 

기준금리는 동결했지만 경제성장률 전망은 악화됐다. 지난 5월 전망치(-0.2%)를 하회할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금통위는 "국내경제는 민간소비가 경제활동 제약 완화, 정부 지원책 등에 힘입어 반등했으나 수출 감소세와 건설투자 조정이 이어진 가운데 설비투자 회복이 제약되면서 부진한 흐름을 지속했다"며 "앞으로 설비투자와 건설투자가 완만한 개선 흐름을 나타내겠지만 소비와 수출의 회복이 당초 전망보다 다소 더딜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같이 예상했다.

 

이 총재도 이날 간담회에서 "5월 전망 당시 코로나 확산세가 하반기 들어 진정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지금 7월 둘째주인데 확산세가 오히려 가속화하고 있다"며 "따라서 6월까지 좋지 않았던 우리나라 수출의 개선도 지연될 수 있고, 이 경우 성장률이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부연했다.

 

이같은 전망이 실현된다면 1998년 IMF 외환위기 이후 22년만의 마이너스 성장이 된다. 앞서 한은은 2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3%로 제시했다가 3월 2.1%로, 또 5월 -0.2%로 내려잡은 바 있다.

 

금통위는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국내경제의 성장세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요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도 낮은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되므로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코로나19의 전개 상황과 국내외 금융·경제에 미치는 영향, 금융안정 상황의 변화, 그간 정책대응의 파급효과 등을 면밀히 점검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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