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실적 희비… 규제불균형 속 카드업계 속앓이

▲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프론트원에서 열린 제1차 디지털금융 협의회가 화상으로 진행되고 있다./연합뉴스
▲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프론트원에서 열린 제1차 디지털금융 협의회가 화상으로 진행되고 있다./연합뉴스

  

[공감신문] 염보라 기자=올해 상반기 카드업계와 카카오페이·토스로 대변되는 이른바 '페이'사 간에 희비가 엇갈렸다.

 

코로나19 여파로 신용·체크카드 이용액은 감소한 반면, 간편결제 이용 규모는 되려 급증세를 보인 것이다.

 

금융감독원이 14일 발표한 '2020년 상반기 신용카드사 영업실적'에 따르면 상반기 신용·체크카드 이용액은 424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3%(1조3000억원) 감소했다.

 

법인 신용카드 이용액이 전년 동기 대비 5.1%(3조8000억원) 줄어든 가운데 체크카드 이용액이 0.3%(3000억원) 뒷걸음질 친 탓이다.

 

이 기간 개인 신용카드 이용액은 소폭(+1.0%·2조8000억원) 늘었으나, 이 역시 2018년 8.6%, 2019년 7.1%에 비하면 급격히 쪼그라든 수준이다.

 

그럼에도 상반기 8개 전업카드사의 순이익(IFRS 기준)이 1년 전 대비 18.9%(1776억원) 증가한 1조1181억원을 기록할 수 있었던 데는 '카드론'의 영향이 컸다.

 

상반기 전체 카드론 이용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5%(2조4000억원) 급증한 25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카드사의 본업에서 발생한 마이너스(-)를 카드 대출이 플러스(+)로 전환시킨 최악의 그림이 연출된 것이다.

 

반면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액(일평균)은 이 기간 무려 35%대 급증세를 보였다.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상반기 전자지급서비스 이용 현황'에 따르면 올해 1∼6월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액(일평균)은 2139억원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35.4%(559억원) 증가했다.

증가 액수만 놓고 보면 개인 신용카드 증가액(2조8000억원)의 20% 수준에 그치지만, 개인 신용카드 증가율이 7%대에서 1%대로 떨어지며 '제동'이 걸린 상황에서 35%대 증가는 고무적인 성과라는 평가다.

 

이를 두고 한은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온라인 거래를 통한 간편결제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발(發) 비대면 문화 확산이 카드업계에 위기로, 간편결제업계에 기회로 작용한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카드업계는 페이사를 비롯한 IT·핀테크 기반 전자지급결제대행서비스(PG)사들과의 '규제불균형' 해소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성토하는 부분은 지난 7월 발표한 '디지털금융 종합혁신방안'에서 종합지급결제사업자 지정과 소액 후불결제 기능 부여 관련 내용이다.

금융위원회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을 마련해 국회 제출을 앞두고 있으며, 카드업계는 이같은 정책이 대형 핀테크 기업, 이른바 '빅테크' 기업에 유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을 만들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금융위는 지난 10일 출범한 민·관 합동 '디지털금융 협의회'를 통해 기울어진 운동장의 묘책을 찾겠다는 방침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7월 김병욱 의원이 개최한 '디지털금융종합혁신방안과 발전방향' 토론회에서  "디지털금융 종합혁신방안을 실현할 전자금융거래법안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저희에게 제시해주시기를 바란다"고 요청했으며, 당시 권대영 금융위 금융혁신기획단장 역시 "입법과 하위 규정을 만들 때 (다양한 의견을)고려할 것"이라고 약속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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