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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기자의 금융NOW]언택트 시대 소외되는 디지털 약자들 ②장애인

염보라 | 기사입력 2020/12/03 [16:36]

[염기자의 금융NOW]언택트 시대 소외되는 디지털 약자들 ②장애인

염보라 | 입력 : 2020/12/03 [16:36]

  © 픽사베이

 


[공감신문] 염보라 기자=동네 은행이 또 문을 닫았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만 해도 11월에만 12개 점포를 정리했다(25일 기준). 지난달에는 36개 점포를 폐점했다. '디지털 전환'이라는 시대적 흐름과 저성장·저금리 시대에 대한 은행의 불가피한 생존전략이지만, 디지털 기반의 '비대면'보다 사람과 눈을 마주치고 대화하는 '대면' 작업이 익숙한, 이른바 '디지털 취약계층'의 한숨은 짙을 수밖에 없다. 언택트(비대면·Untact) 시대가 낳은 차별들…. 현 상황을 점검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은행권의 노력을 살펴본다. 


 

◇ 내게는 그림의 떡 '손안의 뱅킹'

 

편리한 디지털 세상에서 한없이 작아지는 사람들이 있다. 시각장애인 A씨는 모바일 뱅킹은 꿈도 못꾼다. 어플리케이션을 깔고 본인 인증을 하는 것부터 곤혹이다. 화면낭독 프로그램을 써도 쉽지 않다. 버벅거리다 보면 화면은 어느새 재로그인 화면으로 전환돼 있다. 장고의 노력 끝에 손에 익혔다고 해도 앱이 '업데이트' 되는 순간, 말짱 도루묵이 된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관계자는 "홈페이지(인터넷 뱅킹)도 (장애인)접근성이 갖춰진 곳이 많지 않다. 모바일은 더 하지 않겠느냐"면서 "2018년도부터 금융감독원에 시각장애인 금융소비자를 위한 접근성을 갖춰달라고 요구해 왔으나, 보안성 문제로 이 부분에 개선이 이뤄지고 있지 않다"고 토로했다.


장애인의 디지털금융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한 은행권의 노력은 분명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우리은행은 한국장애인총연맹·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한국지체장애인협회 등과 간담회를 갖고 주기적으로 과제를 발굴,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타 은행들도 접근성 개선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하나은행은 청각장애인을 위한 보이는 ARS와 화상 수화상담서비스도 시행 중이다. 시각장애인용 보안매체인 '보이스OTP', '점자형 보안카드' 등은 시중은행이 앞다퉈 도입하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KB국민은행은 음성과 문자로 거래코드 및 조회, 이체내역을 동시에 제공하는 '와이즈(Wise)폰뱅킹'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같은 노력에도 진입장벽이 여전히 높다는 건, 반대로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연합회 관계자는 "보다 근본적으로 접근성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장애인 접근성을 갖춰 앱을 오픈해도 업데이트 후에는 다시 (접근성이)떨어진다. 일반 금융소비자뿐 아니라 장애인의 접근성까지 고려해 이에 맞는 환경설정을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 픽사베이



◇ ATM은 '애물단지'… "금융당국, 제대로된 정보 공유해야"


또다른 대안인 ATM은 어떨까. 디지털·인터넷뱅킹이 '그림의 떡'이라면 ATM은 '애물단지'다. 


포털사이트 카페를 통해 봉사활동을 다닌다는 B씨는 "장애인분들이랑 얘기를 나눈 적이 있는데, 막상 가보면 고장난 곳이 많다고 했다"고 뒤띔했다. 음질이 불량하거나, 공공장소에 위치해 있는 탓에 소음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어폰을 비치해 놓고 있으나 음량조절이 안 되니 시끄러운 공간에서는 소용이 없다. 휠체어를 타면 장애가 더 많다. 입구가 좁거나 문턱이 있어 입장 조차가 막히는 일이 허다하다는 설명이다.


저시력자의 경우 화면 확대 기능을 활용하면 되지만, 이 마저도 햇빛이 따사로운 날에는 쓸모가 없어진다. 햇빛이 반사되는 곳에 있으면 사실상 스크린 확인이 힘들기 때문이다.

 

이런 고충을 금융당국도 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기존 ATM의 장애인 지원 기능을 보완·강화하는 한편, 올해까지 범용 장애인 ATM 설치비중을 상반기 기준 47.6%에서 83.0%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차례로 늘려 2023년 말에는 100%까지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문제는 올해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시점이지만, 장애인들의 체감 효과는 아직까지 '0'에 가깝다는 것이다. 한 장애인 단체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정보 공유가 전혀 없다"면서 "어디에 (ATM을)설치했는지, 얼마나 개선했는지를 알려주고, 장애인분들이 직접 테스트해본 후 의견을 공유하는 과정이 있어야 하지 않나. 그런 정보 공유 과정이 없다 보니 체감 효과가 있을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소통의 부재, 이로 인한 정보의 부재로 인해 실질적인 혜택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한편 일부 은행은 인터넷뱅킹이나 ATM 이용이 불편한 소비자를 위한 대안으로 '찾아가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하나은행은 '원큐(1Q)뱅크센터'를 통해 찾아가는 대출상담 또는 신용회복지원 서비스를 제공중이다. 

 

점포를 장애인 친화적으로 바꾸는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장애인 친화 영업점 13곳을 별도 구축했다. 이와 함께 번호표 발급, 전담창구 예약 등을 위한 장애인 고객 상담 예약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우리은행은 각 장애인 단체들과 협의해 '영업점 거래편의성' 체크리스트를 검수, 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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