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신문] 박재호 기자(대담 : 박재호 기자, 정리 : 박진종 기자, 사진 : 김나윤 기자)=코로나19로 인해 모든 업종의 소상공인, 자영업자가 힘들다. 특히, 홀 영업이 중단되면서 카페의 피해가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카페의 홀 영업이 재개됐다. 물론, 식당처럼 저녁 9시까지만 영업해야 한다. 그러나 고통을 겪는 카페 사장들에게는 단비 같은 소식이다.

 

카페의 홀 영업 재개에는 전국카페사장연합회의 노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프랜차이즈카페 본사도 못한 일을 개인카페 사장들이 모여 이룬 것이다. 

 

이에 공감신문은 전국카페사장연합회 고장수 회장을 만났다. 고장수 회장을 통해 코로나19 사태에서 카페의 현실적인 어려움과 정부 정책에 대한 아쉬움을 들었다. 

 

고 회장은 인터뷰를 통해 정부 정책에서 일관성과 형평성이 확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현실적인 손실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고도 했다.

 

다음은 고 회장과 일문일답이다.

 

▲ 전국카페사장연합회 고장수 회장  © 김나윤 기자
▲ 전국카페사장연합회 고장수 회장  © 김나윤 기자

 

Q. 반갑다. 회장님과 전국카페사장연합회에 대해 소개해 달라.

 

저는 신림동에서 ‘커피고’라는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저희 전국카페사장연합회는 명칭처럼 전국의 카페 사장 4500명이 모인 단체다. 지난해 코로나19 방역조치 단계가 격상하면서 카페 홀 영업이 금지됐고, ‘이러다 죽겠다’는 카페 사장님들이 모여 단체를 발족했다.

 

특히, 전국카페사장연합회는 일관성과 형평성 없는 정부 방역기준에 화가 나서 모였다. 영업적으로 매출을 올려보자는 취지보다는 정부 실책에 한 목소리로 대응하기 위해 모였다.

 

전국 각지 카페 사장님들이 함께 하고 계신다. 하지만 코로나19로 타격이 컸던 수도권 카페 사장님들이 많이 참여 하고 있다.

 

저희 연합회에는 참여 자격기준은 없다. 카페 점주면 가능하다. 프랜차이즈를 운영하시든, 개인으로 운영하시든 상관없다. 모두 참여 하실 수 있다. 그런데 비율을 보자면 개인카페 사장님들이 80%를 차지하고 계신다.

 

Q.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힘드셨나.

 

카페 홀 영업이 정지되면서 운영이 굉장히 어려워졌다. 포장과 배달만 허용됐다. 카페 이용은 카페라는 공간 자체를 이용하려고 오는 것이다. 홀 영업이 정지되면서 평소 매출에서 90% 이상 하락했다. 

 

그나마 한 달 정도는 버틸 수 있었는데, 홀 영업 중단이 길어지니까 쓰러지는 카페들이 많아졌다. 버틸 여력도 없고, 사장님들도 지칠 대로 지친 것이다.

 

하지만 식당은 9시까지 운영이 됐다. 식당에서는 식사하는 동안 마스크를 벗고 있는다. 술도 마신다. 그동안은 방역 무방비 상태다. 하지만 카페는 커피를 마시는 동안만 마스크를 벗고, 대화하는 동안은 마스크를 쓰게 할 수가 있다. 카페 중에서도 개인카페는 주로 사장들이 매장에 있기 때문에 직접 고객에게 대화 시에는 마스크를 써달라고 요청할 수도 있다.

 

그런데 카페는 홀 영업을 막아버렸다. 일관성과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정말 마지막 힘을 짜내며 버티고 있다.

 

Q. 정부 정책에 아쉬움이 많으신 것 같다. 자세히 말씀해주신다면.

 

가장 큰 부분은 일관성과 형평성이다. 우리가 영업 못하니 식당도 못하게 해달라는 것이 아니다. 고객들이 실제 이용하는 상황을 고려하면 카페도 홀 영업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식당에서 대화 없이 식사만 하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또, 카페라고 해서 모두 홀 영업이 중단됐던 것은 아니다. 일부 카페에서 불을 이용해 조리한 샌드위치 등 음식을 주문하면 홀 이용이 가능했다. 그러나 샌드위치라도 전자렌지 등으로 데우기만 하는 것은 홀 이용이 불가하다. 이런 부분들 때문에 저희가 목소리를 내게 됐다. 

 

▲ 전국카페사장연합회 고장수 회장  © 김나윤 기자
▲ 전국카페사장연합회 고장수 회장  © 김나윤 기자

 

Q. 프랜차이즈카페와 협업해서 대응하면 더 효과적이지 않은가?

 

각 프랜차이즈카페 점주도 힘들 것이다. 그러나 프랜차이즈 점주들은 본사 눈치를 보기 바쁘다. 전국카페사장협의회에서 프랜차이즈카페 본사에 성명서를 보냈으나, 답은 없었다.

 

저희가 어렵게 카페 홀 영업이 다시 이뤄지도록 노력하는 동안 커피 관련 단체나 협회, 프랜차이즈카페 본사 중 우리와 협력하거나 도운 곳이 한 곳도 없었다.

 

물론, 프랜차이즈카페 본사도 적극적으로 나섰을 때 우려스러운 부분은 있을 것이다. 그래도 가맹점주의 이익을 위해서라도 나섰어야 했다. 저희가 홀 영업 재개를 위해 노력할 때 뒷짐만 지고 있었다.

 

그렇다고 프랜차이즈카페 본사가 가맹점주를 위해서 가맹비나 재료비를 인하한 것도 아니다. 물론 인하한 사례가 있기는 하지만 극히 드물다. 특히, 대형프랜차이즈는 한 곳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프랜차이즈카페에 정말 화가 났던 것은 고통은 분담하지 않으면서 방역에는 소홀 했던 것이다. 뉴스에 보도되는, 카페에서 다수 확진자가 나오는 곳은 모두 프랜차이즈카페 매장이다. 저희 전국카페사장연합회가 힘들게 영업재개 시켜놓았는데, 혜택은 프랜차이즈카페 본사가 보고 있다.

 

Q. 정부의 손실보상에 대해서도 하실 말이 많으실 것 같은데.

 

그렇다. 작년부터 올해까지 규제를 받아오면서 누적된 적자가 많다. 정부가 권장하는 대출들은 생색내기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결국에는 저희가 갚아야하는 빚이다. 현실적인 대안은 아닌 것이다.

 

그래서 정부는 저희의 손실 중 50%~70% 수준이라도 보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100%는 바라지도 않는다.

 

저희는 정부 지침에 따랐을 뿐이다. 그런데 정부를 잘 따르니 빚이 생기고 폐업하게 됐다. 특히, 폐업하는 분들이 2월부터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폐업하는 경우는 정말 모든 것을 잃었다는 의미다. 이유는 마음대로 폐업하기도 힘든 여건이기 때문이다. 폐업하면 대출도 갚아야 하고, 임대계약도 문제가 된다. 그래서 대부분 카페 사장님들이 억지로 빚을 내가며 버티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반영한다면, 생색내기용 지원금이나 대출이 아닌 현실적인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

 

Q. 전국카페사장연합회, 코로나 사태 이후에는 어떤 역할을 할 생각인가?

 

이번 기회를 통해 카페 사장님을 위한 일들을 하려고 한다. 우선, 전국카페사장연합회를 사단법인으로 전환 할 것이다. 이후에는 카페 운영에서 발생하는 세무, 법률 등 문제들을 쉽게 해결하실 수 있도록 지원하려고 한다. 

 

세무, 법률 문제가 발생한 경우, 카페 사장님이 혼자 대응하기 쉽지 않다. 전국카페사장연합회는 코로나 이후에도 사단법인으로 남아 카페 사장님들을 위해 일하려고 한다.

 

Q.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은 없는지.

 

저희는 카페 업종만 힘들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결코, 그렇게 얘기하지도 않는다. 모든 업종의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힘든 시기다. 이 시기를 상생의 원칙으로 함께 이겨내면 좋겠다.

 

다시 말하자면, 저희가 바라는 것은 하나다. 정부가 누구든 수긍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고 시행하면 좋겠다. 형평성에 어긋나지 않고, 억울한 사람이 발생하지 않는, 모두가 납득이라도 할 수 있는 정책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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