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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신문] 지해수 칼럼니스트=이제와 돌이켜보면 정말 별거 아닌 것들이었다. 누군가에게 ‘그것’이 왜 지탄받아야 할 이유가 되는 건지, 또는 나는 왜 그 상황에서 피하거나 드러내지 않으려고 했는 지(...) 대다수의 사람들이, 그러니까 한마디로 ‘사회’가 그렇게 보니까 그랬던 거다. ‘우리’의 어원이라는 울타리 안에 들어가서 안전한 ‘우리들’이 되기 위해서였다. 이를테면 내가 위에서 말하는 ‘별거 아닌 것들’중에는 ‘별거’가 시작이 될 수도 있는 이혼이 있다. 예전에 유명인들의 이혼은 지금보다 훨씬 큰 이슈거리였다. 심지어 이혼을 한 사람은 무슨 문제가 있거나 귀책사유가 있을 거라는 선입견을 가지고도 있었다. 하지만 이혼 자체가 죄는 아니잖아.나 역시 어린 시절 한부모 가정에서 자랐다. 내가 초등학교 저학년이었던 당시만 하더라도, 우리 반에서 나 외에 거의 한 명? 정도만 이혼 가정이었던 것 같다. 더 많았을 수도 있지만 그 아이들은 드러나지 않았고, 학급 임원을 많이 했던 내 경우엔 도저히 숨겨지지가 않았다. 1학년 때부터 찍힌 주홍글씨는 친구 놀리기 좋아하는 아이들의 단골 소재(?)가 되기도 했다.걔네도 그렇게 나를 놀리는 것이

지해수 칼럼 | 지해수 칼럼니스트 | 2019-09-17 19:22

[공감신문] 지해수 칼럼니스트=이번 주부터 수 주간 나는 ‘술’에 대한 칼럼을 쓸 생각이다. 이전에도 술이나 음식에 대해 글을 쓴 적은 여러 번 있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한 가지 테마를 가지고 글을 쓴 적은 없었다. 갑자기 술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자 마음먹게 된 계기는, 나는 이제야 비로소 술에 대해 조금 객관적인 시선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꽤 마셔보았고, 지금에 와선 술이, 예전만큼 맛있지가 않다....하여 첫 번째로 이야기할 술은, 바로 보드카다.보드카! 러시아 국민 주류– 정도로 아마 대부분 아실 거라 생각한다. 추운 지방에 사는 러시아 사람들이 즐겨마시던 술- 정도로 유래나 확산을 생각했었는데, 기록에 의하면 1405년 폴란드의 문헌에 등장하여 ‘누가 보드카의 원조냐’는 논란도 있다고!사실 나는 보드카를 그리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진이나 위스키와 같이 도수가 쎈 술을 좋아하지만, 왠지 보드카는 먼저 찾은 적이 없는 것 같다. ‘오늘은 몰트 한 잔이 마시고 싶다’ 또는 ‘크리미한 흑맥주가 당긴다’는 날은 무지 잦았어도, ‘보드카 한잔 하고 싶네’는 거의 없었다. 그만큼 보드카가 내게 준 인상은 너무 흐리고 애매했던 것 같다.

지해수 칼럼 | 지해수 칼럼니스트 | 2019-09-06 19:51

‘요즘 흔한 인싸’들이 주기적으로 겪는 것이 있으니, 그건 바로 ‘인태기’다. ‘인생 권태기’라는 뜻도 있지만 ‘인스타그램 권태기’의 줄임말로 더 많이 쓰이며, 단어 그대로 SNS에 권태로움을 느끼는 심리 상태를 뜻한다. SNS에 ‘권태로움’이란 감정을 느낄 정도로 밀접하게 사용했던 유저들이 겪는 경우가 많다.나 역시 SNS를 많이 하는 편이다. 아마 내 칼럼을 읽으시는 독자 여러분의 대다수가 SNS에서 날 아셨으리라 추측해본다. 칼럼에 대한 피드백 역시 이메일보다는 SNS 쪽지로 더 많이 오는 편이니까. 칼럼 홍보가 주목적은 아니지만, 꽤 많은 도움을 받고 있는 것이다. 나에겐 지금 이 시대가 좀, 감사하다. 나는 인태기가 별로 없었다. 왜냐하면 내가 올리는 게시물의 반응보다도, 내가 보고 싶은 것들을 보는 것이 SNS를 이용하는 더 큰 이유였으니까. 여기엔 내가 평소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근황, 또 새로 좋아하게 된 아티스트나 브랜드 등의 정보나 무드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SNS의 똑똑하고 상업적인 알고리즘은 이를 적극 활용하여 나에게 관련된 쇼핑 정보 등을 추천해주었고, 때문에 휴대폰 속에 머무는 시간이 꽤 긴

지해수 칼럼 | 지해수 칼럼니스트 | 2019-08-30 19:22

[공감신문] 지해수 칼럼니스트=어쩌면 내가 상당히 편협한 취향을 가졌을 지도 모른다. 아마 그럴 것이다. 일단 이 말 자체가 굉장히 모순적이다. 취향이란 것 자체가 편협할 수 없는 것 아닌가. 어딘지 모르게 ‘장르적’이다. 어떤 것에 대한 장르? 내가 웬만큼 경험해본 것에 우리는 ‘취향’을 논할 자격이 생긴다. 한식만 먹어본 사람이 ‘난 한식 취향이야’라고 말하는 건 어딘가 납득이 되질 않잖아.여기서 내가 말하는 것은 ‘시’에 대한 취향이다. 나는 시를 무척 좋아한다. 글쎄, 고인이 된 마광수 선생님의 에세이를 읽고 굉장히 부러웠던 건 그때엔 보편적으로 ‘낭만’을 가졌었더라는 것. 물론 그의 주변 사람들만의 이야기일 수도 있을 것이다. 요즘 어른들을 보면 일부는 그렇지 않았을 거란 생각도 드니까. 어쨌든 그의 젊은 시절, 그 주변에는 좋아하는 시 하나쯤은 언제든 읊을 수 있는 친구들이 있었더라는 것. 물론 굳이 ‘시’일 필요는 없다. 지금 내 친구들도 좋아하는 노래의 가사, 구절 정도는 당연히 하나- 둘, 아니 세 개 정도는 말할 수 있을 것이다(이것도 물론 내 주변 이야기일지 모른다). 그래도 나는... 거의 아마 내 주변에서 가

지해수 칼럼 | 지해수 칼럼니스트 | 2019-08-23 17:09

[공감신문] 지해수 칼럼니스트=사실 나는 시 외엔 멜로물들- 영화나 소설을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내가 손에 꼽게 좋아하는 몇몇 작품들엔 공통점이 있다. 그건 바로 ‘시대물’이라는 것. 시대를 반영하는 작품들엔 혁명적이고 폭발적인 ‘안달남’이 있다. 불구덩이임에도 뛰어들어야 하고, 거기에라도 결합되고 싶은 불안하고 연약한 마음들- 치열하지 않은 시대가 있겠냐만(지금도 우린 매우 치열하지 않나), 내가 겪지 않은 시대를 이야기하는 것들이 훨씬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게 사실이다. 사실 모르게 때문에, 더욱 몰입이 쉽기도 하고.그 중에서도 내가 좋아하는 소설 중엔 로맹가리에 이 있다. 이전에 글에서도 이 소설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었던 것 같다. 읽은 지 수년이 되었고, 이후에 다시 읽은 적은 없지만 아직도 몇몇 구절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는다. 거기 나오는 여자 주인공 레이디L은 ‘체제’ 같은 것에 그다지 큰 관심이 없는 사람이다. 하지만 그녀가 사랑하는 남자, 아르망은 달랐다. 그는 매우 열정적인 아나키스트! 그는 여기에 자신의 목숨을 거는 남자였다. 그녀는? 그에게 목숨을 걸 여자였던 것이다. 심지어

지해수 칼럼 | 지해수 칼럼니스트 | 2019-08-16 10:32

[공감신문] 지해수 칼럼니스트=츤데레. 오다가도 꽃을 주워서 오는 남자, 버릴 건데 너 가지라며 여자 옷을 건네는 남자, 개도 안 걸리는 여름감기에 걸리냐며 감기약을 집어 던지- 아니 툭 하니 내미는 남자... 나도 한 때는 좋아했었다.츤데레. 그 속성에 대해 한국말로 정확하게 표현할 수는 없으나 ‘마초형 새침데기’ 정도라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그 어원은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일본어에서 왔다. ‘새침하고 퉁명스러운 모습’을 뜻하는 츤츤(つんつん)과 ‘부끄러워하는 것’을 나타내는 데레데레(でれでれ) 두 의태어가 합쳐진 것. 현대 서양의 멜로물 드라마나 영화에 등장하는 남자 주인공과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 매체에서 보여주는 남자 주인공들은 이른바 ‘츤데레 성향’이 강한 편이다. 여기서 주목해야할 것은 ‘드라마’에서 이렇게 보여주고 있다는 거다. 드라마, 주 시청 성별이 ‘여성’인 매체다. 요즘 국내에서 제작되는 드라마들은 다양한 장르와 소재를 다룬다. 하지만 예전에는 전형적인 멜로물이 주를 이루었다. 여기엔 여성들이 보편적으로 선호하는 남성상이 그려지기도 했다. 물론 이야기의 흐름 역시 여성 취향을 따랐으며, 지금 사회적 분위기에

지해수 칼럼 | 지해수 칼럼니스트 | 2019-08-02 22:02

[공감신문] 지해수 칼럼니스트=우리는 공부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아이들을 보고, “그거 몰라도 살아가는데 아무 지장 없어”라는 말로 위로를 하곤 한다. 물론 10대였던 당시의 본인도 스스로를 그렇게 위로했을 테지만 큰 효과는 없었을 거다. 남다른 재능을 발견하지 못했던 대부분은- 사회가 ‘불안’을 구워대는 냄새 덕에 잠을 이룰 수 없었을 테니. 배도 안 고픈데 자꾸 허기가 져가지고.내 생각에도 이제 공부는 하나의 ‘재능’같은 것이 아닐까 싶다. 공부를 잘 한다고 ‘모범생’이라는 건 정말 구시대적 발상이다. 학교는 ‘사회생활’을 미리 체험하는 또 하나의 거대한 사회이다. 어쩌면 남들보다 조금 더 일찍 학교에 와서 청소를 돕는다던지, 학교 분위기를 더 탄력적이고 유쾌하게 만드는 애들이야말로 사회에선 더 모범일 지도 모를 일이다. 모범 模範, 본받아 배울만한 대상. 그래, 다수가 그렇게 하면 일부 엘리트는 더욱 이기적으로 굴 수 있어 매우 편해질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나는 모범 시민이 되고 싶은가? 아직은 그런 편이다. 내가 이 사회에 대한 애정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애정이 사라진다면- 그게 나랑 다 무슨 소용 있겠는가. 학교에서 하는 저런 ‘모

지해수 칼럼 | 지해수 칼럼니스트 | 2019-07-22 19:02

[공감신문] 지해수 칼럼니스트=고등학교 시절, ‘싸이 미니홈피’는 지금의 SNS였다. 지금도 SNS에 사진 올리기를 즐겨하는 나는, 당시 ‘디카’로 찍은 많은 사진을 올렸었고- 또 글도 많이 적었었다. 꽤 많은 시간이 지나 미니홈피에 들어가보니, 다이어리나 게시판에 당시 적었던 상당량의 글들이 있었다. 그때 난 내가 작가가 될 줄 알고 있었을까? 글은 계속 썼을 거라 생각했지만 일단 작가가 될 거라 생각진 못했, 아니 안했을 거다. 당시 나는 배우를 꿈꾸고 있었으니까.사춘기를 겪으며 썼던 글들을 보자니, 한편으론 당시의 내가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춘기의 감수성은 지금과 현저히 다르다. 무언가를 쉽게 포기해주지도 않고, 화를 낼 줄도 알았다. 지금의 나는 내가 할 수 없는 일들에 대해 전혀 분노하지 않는다. 30대가 된 지금의 난, 호기심만큼 허무함도 너무 자주 느낀다. 어느 순간 허무함이 호기심을 앞설까봐 벌써부터 두려운 마음도 든다. 누군가를 좋아했던 마음들도 그랬던 것 같다. 거긴 몇 년 간에 걸쳐 작성된 글들이 있었고, 난 짝사랑도 꽤 오래- 그리고 많이 했던 것 같다. 이반 투르게네프의 못지않은 구절도 감히-

지해수 칼럼 | 지해수 칼럼니스트 | 2019-07-10 18:29

[공감신문] 지해수 칼럼니스트=부끄럽지만 나는 글을 쓰는 일을 생업 삼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상일에 매우 세세한 관심을 두지 않았던 것 같다. 또 한편으론 부끄럽지 않은 것은, 그래야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제껏 어떤 일이나 현상을 겪거나 지켜보면서 그 한 가지 사건에 대해 적어도 반나절 이상은 생각하고는 글을 썼다. 어떤 것들은 몇 년에 걸쳐서, 아니 실은 어떤 사건을 바라보는 내 눈은 이 세상에 나오면서부터 차곡차곡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어떤 쪽의 안구는 깎이고, 어떤 쪽은 확장이 된다... 그렇게 세상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내가 잘 알지 못하는 세세한 일들이란, 요즘 뉴스나 시사 프로그램에 나오는 사건들이다. 물론 굵직한 뉴스들은 알고 있지만, 우리 이웃들이 겪는 갖가지 문제에 대해선 잘 알지 못했다. 몇 달 전부터 다시금 시사프로그램을 보고 있는데, 문득 든 생각은... 범죄가 매우 다양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어느 시대에나 범죄는 있었다. 우리의 삶이 다양해지면서 범죄가 다양해지고 있는 것도 맞다. 하지만 범죄의 이유와 목적이 다양해지는 것은 단순하게, ‘오- 이 세상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그리고 다양한

지해수 칼럼 | 지해수 칼럼니스트 | 2019-07-08 18:55

[공감신문] 지해수 칼럼니스트=얼마 전 세계보건기구(이하 WHO)는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했다. 개인적으로 매우 충격적인 뉴스였고, 보고도 믿을 수 없었다. 저번 주 나는 ‘청소년 성소수자’의 고충에 대해 쓰면서, 1999년 WHO가 동성애를 더 이상 질병으로 분류하지 않기로 결정했었다는 이야길 언급했었다. 질병에 대한 심각성과 영향력은 의학 기술의 발달- 즉, 시대와 사회의 경제력과 평등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런데 ‘게임중독’이 질병으로 분류되었다니- 물론 여기엔 생물학적으로 설득력 있는 주장들이 존재한다.나는 이 시점에서, 아니 게임중독에 이야기하기 앞서 ‘중독’에 대해 반드시 한번쯤은 생각해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어딘가에 중독되기 쉽기 때문이다. 우리가 느낄 수 있는 스트레스나 고립감은 이전에 전쟁을 겪었던 세대들과도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이지 아니한가. 중독, 영어로 addiction인 이 단어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로 향한다는 뜻을 가진 ‘ad’와 말하다는 뜻의 ‘dict’가 결합된 단어라 한다. 이 중에서 ‘ad’는 라틴어에서 그 뿌리를 찾을 수 있다. ‘addictus’는 라틴어로,

지해수 칼럼 | 지해수 칼럼니스트 | 2019-06-27 16:47

[공감신문] 지해수 칼럼니스트=요즘 정말 재밌게 보고 있는 드라마가 있다. 바로 ! 드라마도 뉴트로 열풍인건가, 이건 ‘명작 드라마’인걸 떠나서 대사나 캐릭터들도 너무 재밌는 거다. 아마 나와 유머 코드가 맞는 사람들이라면 한 회에 몇 번씩은 소리 내어 웃었을 것이다. 이 드라마를 다시 보게 된 건 실은, 이런 이유였다. 당시 이 드라마가 방영될 때엔 안 웃겼던 것 같은데, 지금에 와 보니, 뜻밖의 흥미요소가 생긴 거다. 이를테면 극 중 견훤은 말을 두 번씩 한다. ‘삼국의 통일은 우리 백제가 해야 해, 백제가 해야 해!’ ‘왕건이 나의 아우가 되었단 말이지, 아우가 되었던 말이지! 이 견훤의 아우가!’ 요즘 내가 보고 있는 부분은, 왕건이 고려를 건국하고 백제와 세력을 다투는 시기다. 천년의 영광을 누리던 신라는 세력이 나약해졌고, 고려와 친하게 지내며 엄밀히 말하자면 의지하는 입장이다. 아직 다 본 건 아니지만 몇 가지 기억의 남는 장면들이 있다. 그중에서도 하나 좀 쇼킹했던 건... 고려의 오씨 부인(염정아 분)이 왕후(장화왕후)에 오르는 책봉식 연회 장면이었다. 그날 왕건(최수종 분)과 장화왕후가 앉아있고, 신하

지해수 칼럼 | 지해수 칼럼니스트 | 2019-06-18 19:01

[공감신문] 지해수 칼럼=얼마 전 청소년 성소수자를 돕는 취지의 모금이 있어 거기에 참여했었다. 그들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했고, 그냥 평소 기부 사이트에 얼씬거리다가 기부하는 것을 좋아해서 그렇게 한 것이었다. 다만 내가 몰랐던 누군가의 불편을 알게 되었고, 또 조금이나마 도울 수 있어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성소수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점차 나아지고 있다. 얼마 전, 대만이 아시아 국가 최초로 동성애 결혼을 완전히 인정했다. 당일에만 500쌍 넘는 커플이 혼인신고를 했다고. 나 역시 성소수자들을 인정하는 쪽이다. 나의 종교 신념은 기독교에 가깝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을 반박하지 않는다. 아니, 사실 내가 인정을 하고 안하고 할 게 뭐가 있나? 그들의 사랑은 그들의 것이다. 어렸을 때- 아마도 초등학교 6학년? 혹은 중학교 1학년 때쯤 ‘동성애’에 대해 알게 되었던 것 같다. 같은 반 친구는 자신이 좋아하던 가수의 팬픽을 읽고 있었는데, 그게 ‘야오이소설’이랬다. 나는 그게 연예인들을 두고 쓴, 정말 말 그대로 팬들이 지어낸- 그러니까 연예인이 나와서 그렇게 부르는 소설인 줄 알았다. 당시 ‘신화’의 팬이던 나는, 친구에게 ‘그럼 신화도 야오이 소설 있

지해수 칼럼 | 지해수 칼럼니스트 | 2019-06-14 19:08

[공감신문] 지해수 칼럼니스트=몇 년 전 내 사진들을 보다보면 새삼 놀랄 때가 있다. 아마 약 6년 전쯤 사진들이 특히 그러한데, 지금과 너무 달라서다. 물론 짧지 않은 시간이지만, 내 외모는 정말 많이 달라졌다. 오히려 지금은 그 전인 20대 초반의 얼굴과 비슷하다.나이를 먹지 않았다는 건 아니다. 20대 초반으로 보인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냥 인상만 그 때와 비슷하다. 작년 여름, 아는 배우 오빠에게서 오랜만에 연락을 받았다. 당시 그 오빠는 드라마 촬영 중에 있었는데, 우리 동네인 이태원에서 그날 오후에 촬영이 있더라는 것. 그 드라마에 얼굴을 아는 배우들도 몇몇 있으니 시간 괜찮으면 와서 얼굴이나 보고 구경 오라는 거였다.그래서 낮에 촬영장에 들러 반가운 얼굴들을 보고는... 곧 촬영이 시작되기에, 일어나려던 찰나였다. 갑자기 굉장히 낯이 익은 옆모습의 여인이 지나가는 것이 아닌가? 그때 촬영은 (대낮에 찍었지만)클럽 씬이었다. 주조연 배우들 외에도 몇 십 명의 보조출연자들이 있었는데, 나는 거기서 아주 가깝지 않았지만, 그 옆모습! 그 여자가 내가 아는 여자라는 확신이 들었다. 괜히 놀러온 내가, 이 수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순 없었기에- 최대

지해수 칼럼 | 지해수 칼럼니스트 | 2019-06-11 19:32

[공감신문] 지해수 칼럼니스트=공교롭게도(?) 어린 시절 나는 꽤 쑥스러움이 많은 아이였다. 아마 지금의 나를 만난 많은 사람들이, ‘네가?’라는 반응을 보일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진짜다. 어떤 것들은 너무 감추고 싶어서, 그것 대신 다른 것들을 매우- 드러내는 것일지 모른다. 대부분의 사람들의 시선과 관심이 그리로 향하며, 그에 따라 판단할 것이기에... 어쨌든 나도 그랬었다. 나는 나와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도 특히나, 이런 것들을 잘 못했던 것 같다. 하지만 꼭 전달하고 싶던 것들이 있었고, 그럴 때엔 편지를 잘 썼었다. 차라리 글로 전달하는 게 편했다. 나는 어떤 면에선 공감 능력이 매우 뛰어나서, 누군가와 의견 충돌이 있거나 설득해야 되는 상황에서 그것을 포기해버리고 만다. 상대방의 설득에 논리와 전혀 무관하게- 그저 감정적으로 넘어가게 되는 것이다.편지는 굉장히 일방적인 표현 도구다. 편지를 받아든 누군가는 일단 이것을 작성한 내 정성을 알기에, 나의 의견을 대하는 애티튜드가 달라진다. 내가 이것을 작성한 만큼은 아닐 지라도, 최대한 이게 무슨 이야기인지는 알려고 한다. 같은 길이의 글이라도, 한 줄 띄고 한 줄로

지해수 칼럼 | 지해수 칼럼니스트 | 2019-05-27 19:13

[공감신문] 지해수 칼럼니스트=타인에게 기대하지 말라는 말들을 종종하곤 한다. 사실 한편으론, 맞는 얘기다. 타인에 대한 기대는 당연히 이기적인 성격의 것들이 많다.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내가 이득을 보거나 행복하게 될 가능성을 상상해내는 것이다. 물론 타인과의 관계가 앞으로 어떻게 발현될지, 우리는 아무도 모른다.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고, 없어질 수도 있고, 그냥 그 상태일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본능적으로 타인과의 시간이 꽤 괜찮다고 느끼면, 모호한 그 기대들을- 점점 좋은 쪽으로 ‘구체화’시키기 시작한다.하지만 실망할 확률도 매우 크다. 비교를 잘 하기 위하여 실망이 큰 것을 살펴야 겠다. 실망이 크려면 기대가 커야 한다. 기대가 큰 관계엔 언제나, 사랑이 있다. 연인이 처음 만나면, 서로에 대한 생각과 기대로 하루하루를 채우게 된다. 함께 있지 않더라도 그 사람을 상상한다. 다음에 만나면 무엇을 하자고 말한다. 그 계획 속엔 이미 상상이 있고 약간의 기대가 있다. 물론 이런 약속들을 모두 ‘상대방에 대한 기대’라고 볼 수는 없다. 이를 테면 연인이 아닌 누군가와 ‘영화를 보러간다-’는 행위에는 ‘상황에 대한 기

지해수 칼럼 | 지해수 칼럼니스트 | 2019-05-22 11:51

최근 나는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자 지은 이 글 제목의 대답은- 더욱 호기심을 증폭시킬법한 대답인 바로 ‘선호하는 남성상’이다. 환경에 대한 고민과 우려들은 어쨌든 ‘공존’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데, 그렇다보니 저절로 ‘어떤 남자?’로 이어지게 되더라는 것이다.사실 나는 환경문제에 큰 관심이 없었다. 솔직히 분리수거도 제대로 하지 않고 그냥 종량제 봉투에 버린 적도 많았다. 스무 살 이후 자취를 시작하면서, 처음으로 아파트가 아닌 다른 곳에서 살게 되었다. 처음으로 쓰레기를 어떻게 버려야 하는지, 의문이 들었었다. 아파트에선 분리수거 하는 곳이 따로 있었다. 어린 시절, 심부름으로 분리수거하러 혼자 내려오면 ‘이건 유리일까? 캔일까?’ 헷갈릴 땐 경비아저씨가 도와 주셨었다. 근데 내가 자취하던 곳엔 그냥 재활용품만 따로 모아두는 게 아닌가. ‘저걸 도대체 누가 다 분리하지?’ 그런 의문이 들었고 괜히 저건 아무도 제대로 하지 못할 거야- 라고 생각하며, 재활용을 제대로 하지 않았던 것 같다. 부끄럽게도 그랬었다.그러던 중 나는 개인적인 어떤 사건들로 정말 ‘착하게 살아야한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내 나이가 30대가 되어서야 알게

지해수 칼럼 | 지해수 칼럼니스트 | 2019-05-15 18:15

[공감신문] 지해수 칼럼니스트=세상이 변했다. 지극히 주관적인 관점이다. 그냥 시간이 흘러가고 있기에 하는 말이, 절대로 아니다. 그냥 유행이나 돈 벌 수 있는 수단-혹은 돈을 쓰는 재화나 서비스, 넓게 말해 요즘 말로 ‘떡상’하는 산업이 바뀌는 것이 아니라 진짜 세상이 변하고 있는 것이다.이것을 나보다 먼저 느꼈을 것 같은 부류는 나의 선배들, 나보다 한 세대 쯤- 그러니까 10살 정도 많은 사람들도 아닌, 차라리 우리의 부모 세대들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익숙하던 사회가 한 순간에 변화함을 경험한 세대들이며(물론 자의 혹은 타의에 의하여), 차라리 이 현상에 대하여 우리와 공감해주기 쉽다는 것이다. 프랑스의 68혁명이나 무라카미 하루키의 초창기 스타일, 미국의 비트 제너레이션의 문학을 공감할 수 있던 이들이라면 지금의 변화를 미세하게 느끼고 대응하기 쉬울 거다. 사실 대응이라는 말은 없다. 순응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회에서 거의 갑-을 관계 중에 을의 입장이며, 그런 입장이라면 자신이 속한 환경과 사회의 시스템에 순응해야만 한다. 그런데 대부부의 20대 후반과 30대들이 착각하고 있는 것이 있다. 우리 부모는 우리보다 나은 삶

지해수 칼럼 | 지해수 칼럼니스트 | 2019-05-10 19:38

[공감신문] 지해수 칼럼니스트=몇 년 전부터 전세계 시민들의 과제로 제시된 ‘지속 가능한 개발’이, 이젠 국내에서도 산업분야에 확대되어 지고 있는 듯하다. 서울대 김난도 교수 팀이 제시한 ‘2019 트렌드 코리아’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이젠 ‘필必환경’시대다. 여기에 발맞춰, 환경문제에 적극적이지 않던 제조 위주의 산업분야 역시도 지속 가능성을 인식한 듯한 광고와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다.개인적으로 여기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작년 즈음이었다. 지구 문제에 대한 글을 쓰다가 우연히 지속 가능한 개발 목표(SDGs :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에 대해 알게 되었고, 내가 본 여러 캠페인들이 이 목표 사업의 일환이었다는 것도 알았다. 그런데 지속 가능성이란 단순히 환경에 관한 이슈만이 아니다. 사업 분야에선 기업을 잘 운영하는 것, 깨끗하고 정당한 회사의 경영 역시 지속 가능성을 이야기할 때 대두되는 것이다. 경영이 투명해야 기업의 기속 가능성이 커진다. 이처럼 우리 삶 곳곳에 여러 분야에 적용시켜 생각할 수 있다.이 테마를 꽤 오랜 시간 계속 인식하고 있다 보니, 재화- 이를 테면 패션이나 도서, 그리고 문

지해수 칼럼 | 지해수 칼럼니스트 | 2019-04-26 17: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