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발전 위한 '국민통합' 종교계 역할 중요"

[공감신문] 전지선 기자=문재인 대통령은 18일 종교계가 주도적으로 참여했던 3.1운동의 의미를 되새기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청와대 한정우 부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청와대 본관에서 7대 종단 지도자들과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이번 간담회는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을 추진하는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에 참여하는 종단 수장 등이 초청됐다.

한국종교인평화회의는 불교, 개신교(NCCK), 천주교, 유교, 천도교, 원불교 등 6대 종단 지도자들이 종교간 대화운동으로 1965년 발족한 종교인 모임이다.

간담회는 김희중 대주교(천주교 주교회의 의장), 원행 스님(조계종 총무원장), 이홍정 목사(한국기독교 교회협의회 총무), 오도철 교정원장(원불교), 이정희 교령(천도교), 박우균 회장(민족종교협의회), 김영근 성균관장(유교) 등의 종교지도자들이 참석했다.

문재인 대통령(왼쪽 4번째)이 18일 청와대 본관에서 간담회를 열어 종단 지도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청와대 제공

 

종교지도자들은 이날 간담회에서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이념과 종파를 넘어 민족이 하나가 됐던 3.1운동 정신을 계승·기념하며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자리로 만드는데 역할을 다하겠다”고 의견을 모았다.

김희중 천주교 대주교는 평양 유일의 성당인 장충성당이 벽에 금이 가는 등 복원이 필요한 상황을 언급하며 “주교들이 평양을 방문해서 구체적인 계획이 수립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원행 조계종 총무원장은 “2019년 새해맞이 행사로 금강산을 방문해서 북측 관계자들과 신계사 템플스테이 추진방안을 협의했다”고 전했다.

이홍정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는 남북 평화경제와 평화공존 시대로 가기 위한 방안으로 ‘국민통합과 남남갈등 해소’를 강조했다.

오도철 원불교 교정원장은 “원불교 법인성사(法認聖事)의 기도정신은 세계평화를 기원하는 것”이라며 “평화통일을 소망하며 그 결실이 잘 맺어지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정희 천도교 교령은 “1910년 일제병탄 후 손병희 선생이 10년 후 나라 되찾겠다고 했다”며 “3.1운동에서 천도교인들이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고 설명한 뒤 “비정치 분야에서 민간 차원의 남북 교류가 더 많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우균 민족종교협의회 회장은 “3.1운동 애국선열 위패를 모실 곳이 없다”며 “3.1운동 기념관 건립을 기대한다”고 건의했다. 김영근 성균관장은 “북한 개성 성균관을 민족적 차원에서 복원하고, 이후 남쪽 성균관과 교류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7대 종단 지도자들은 다음달 1일 각 종간별 존교시설에서 3분간 타종 등을 진행하는 등 3.1운동에서 희생된 선열을 기리기로 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이번 3·1절 맞아 종교계에서 3·1절 기념하는 법회, 미사, 예배 일제히 올리시기로 했고, 또 독립선언이 낭독된 3월1일 정오를 기해 일제히 타종하기로 한 것 아주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오른쪽)이 18일 청와대 본관에서 종단 지도자들과 간담회를 열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청와대 제공

문 대통령은 정부와 정부 간의 공식적인 관계가 막혀있을 때 가장 먼저 교류 분위기를 만들 수 있는 곳을 종교계를 비롯한 ‘민간 교류’리고 강조하며 종교에 대해 "다른 어느 분야보다도 서로 소통하고 교류하는 데에 수월한 측면이 있다고 생각하고, 또 그게 주는 상징적인 효과도 아주 크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제1차 남북 정상회담이 아직 1년도 안 지났다는 점을 언급하며 앞으로 그 진도가 더 이어지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로 ‘국민통합’을 꼽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종교지도자들에게 “국민들이 한마음으로 통합을 이룰 수 있도록 종교계가 조금 더 역할을 해 주셔야겠다는 당부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 본관에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1919년 인쇄된 ‘3·1독립선언서’를 고해상도로 촬영한 파일을 사용해 12배가량 확대한 크기의 백드롭이 설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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