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보수진영 냉전사슬 벗어나야” 한국 “정부, 대북제재 완화 총대”

6일 앞으로 다가온 2차 북미정상회담 준비로 분주한 베트남 하노이 정부게스트 하우스 앞의 모습. 지난 19일 관계자가 성조기와 인공기를 걸고 있다.

[공감신문] 서지민 기자=6일 앞으로 다가온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대북제제 완화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에 자유한국당이 우려의 목소리를 제기하는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남북경협의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2차 북미정상회담은 오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다. 김혁철 북한 대미특별대표와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21일부터 하노이에서 의제 실무협상에 돌입할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회담의 핵심 내용은 북한의 구체적인 비핵화 조처와 이에 따른 미국의 상응하는 조치다. 작년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영변 핵실험장 폐기’와 ‘플러스 알파’까지 언급하면서, 이번 북미회담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발표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미국이 북한으로부터 비핵화의 구체적인 방안을 이끌어냈을 때는 대북제재 완화라는 상응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 세바스티안 쿠르츠 오스트리아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제재를) 풀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러려면 우리는 다른 쪽에서 의미 있는 무언가를 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대위원장(오른쪽)이 21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북제재 완화 분위기를 두고 국회에서는 우려와 기대의 목소리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특히 한국당은 문재인 정부가 섣부르게 대북제재 완화를 통한 남북경협을 강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남북 사이의 철도·도로 연결부터 남북경제 협력 사업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다면 그 역할을 떠맡을 각오가 돼 있다. 그것이 미국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길”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정상회담이 가까워질수록 북한 비핵화라는 희망이 자꾸 사라지고, 대북제재에 구멍만 뚫리는 게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며 “미국과 북한은 각자 이득을 챙기고, 우리는 핵을 머리에 이고 사는 것도 모자라서 돈까지 써야 하는 상황에 답답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밝혔다.

또 “도대체 이 정부가 북한 비핵화를 위해 동분서주하는 것인지, 대북제재 완화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총대를 메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며 “남북경협이 비핵화를 견인할 수 있었다면 비핵화는 벌써 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가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대북제재 완화 가능성을 반기며, 한국당을 비판했다.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남북경협을 한반도 평화와 공존의 지렛대로 삼자는 우리 정부의 제안에 북한에 선물 보따리를 안겨주려 한다고 비판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며 “한반도 평화를 앞당기는 노력에 동참은 못 할망정 재를 뿌리려는 행태를 반복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당과 보수진영은 이제 냉전의 사슬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보수 정권 10년 동안 낡은 사고를 고집한 결과 한반도에 전쟁의 공포만 더 심화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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