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독자가 신기술이 인류사회에...

이종남 교수

[공감신문 이종남칼럼] 많은 독자가 신기술이 인류사회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례를 경험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정보기술이며 특히 인터넷 기술의 출현은 과거 산업혁명에 비교될 정도로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평가된다.  과거 산업혁명으로 기계화가 확산되었고 기업은 비용절감을 통해 수익성 측면 등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얻었다. 

그러나 기계가 사람을 대체함으로써 수많은 노동자가 실업자로 전락했으며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었다. 사회 전반적으로는 효율성이 크게 향상되었는데 다수 노동자의 삶의 질은 악화되었다.  

최근 부각되고 있는 소득 불균형, 빈부격차 문제가 대두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정보기술의 발전도 산업혁명과 마찬가지로 고용불안 등 사회문제를 야기한다는 측면에서 유사한 점이 많다고 사료된다. 정보기술의 발전으로 단순작업을 컴퓨터가 수행하면서 사람이 할 일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할 수 있으며,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지나친 디지털화의 문제점을 살펴볼 필요성이 있을 것이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기로 한다.  몇 년 전까지는 백화점 등 대형건물에 들어가면 안내하는 사람이 주차권을 제공하고 나갈 때는 담당직원에게 주차비를 정산했으나, 지금은 자동차번호 인식시스템이 자동차번호를 인식하고 주차비 정산시스템을 통해 출차한다. 관련 직업이 사라진 것이다. 비용절감 효과와 취업기회 감소라는 관점에서 살펴볼 필요성이 있을 것이다. 아파트관리도 경비인력이 대부분의 업무를 수행했지만 지금은 컴퓨터시스템을 활용하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경비인력의 수요가 크게 감소되었다. 버스, 고속버스, 항공기를 포함한 운송 분야도 전산화로 인력수요가 크게 줄어들었다.  1960-1970년대 서울 시내버스의 경우 버스안내원이 요금을 징수했으며 극소수이기는 하지만 일부 운전기사, 안내원에 의한 현금횡령 등 문제점이 있었으나 이제는 안내원이라는 직업이 사라졌다. 

고속버스도 유사한 사례로 현재 버스에 설치된 단말기로 티켓발급 등 모든 업무를 처리할 수 있으며 고속버스 승무원이라는 직업이 사라졌다. 항공기가 마찬가지로 키오스크를 통한 티켓 발권 등으로 인력수요가 줄어들었으며, 하이패스시스템의 보편화로 고속도로 요금징수원의 역할이 줄어 들 것이다.  상대적으로 단순노동이 사라지는 현상은 앞으로 더욱 가속화 될 것이며 인공지능의 발전과 더불어  전문직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필자는 대학원 졸업 후 약 30년 동안 국내 대기업, 외국기업, 광역지자체, 공기업, 대학교에서 근무해 왔다. 정보화로 인력감축이 되며 이를 통해 기업 효율성이 향상되는 사례를 많이 접했으며 몇 년 전까지 개인적으로 정보화의 당위성을 신봉했다고 생각한다. 디지털화가 심화되면 정보기술 미보유자의 취업기회는 급감하며 반대로 정보기술 보유자가 취업기회는 급증한다고 볼 수 있는데, 일부 사회구성원의 희생으로 사회의 효율성이 향상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가에 대한 의구심을 최근 가지게 되었다. 그렇다고 정보화 이전 시대로 돌아가자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나 균형감각을 가지고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모든 의사결정에는 장단점이 혼재한다는 측면에서 극단적인 접근법을 지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사료된다.

요즘 디지털기기에 능숙한 디지털세대가 인간관계 측면에서 전반적으로 미흡하며 필자가 자주 접하는 대학생의 경우 과거에 비해 인간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겪는 현상을 접하게 된다. 직접 대화보다는 카톡 등을 통한 대화를 선호하는데 대면접촉을 대체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인간이 사회적동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과거로 회귀하는 방안을 혼용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을 까? 출산자녀 수의 감소로 형제가 적어서 외로움을 느끼고 자라는데 요즘 유행하는 혼밥, 혼술 등의 현상에 대한 심도 있는 고찰이 필요할 것이다. 구관이 명관이라는 말을 음미할 필요성이 있지 않을까?    

저작권자 © 공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