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 및 전 계열사 근무환경 개선 나서, 퇴근 후 메신저도 금지 

'구로의 등대'라 불리던 넷마블 구로 사옥

[공감신문] 잦은 야근으로 야간에도 소등이 쉽게 되지 않아 ‘구로의 등대’로 불리던 넷마블게임즈가 야근과 주말근무를 없애는 등 근무환경 개선에 나선다. 

넷마블은 유행이 빠른 모바일 게임 특성상 신속한 개발과 주기적인 게임 콘텐츠 보강 등이 필요한 만큼 직원 근무 강도가 타 게임사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졌었다. 

이에 넷마블은 최근 열린 경영진 협의체인 ‘넷마블컴퍼니 2월 정례 경영 포럼’을 통해 야근 및 주말금지를 없애는 ‘일하는 문화 개선안’을 마련했다. 이 개선안은 오는 13일부터 본사와 계열사 20여 곳에서 의무적으로 실시된다. 

마련된 개선안은 야근과 주말근무를 없애는 것은 물론, 직원이 근로 시간을 조정할 수 있는 탄력근무제가 도입된다. 아울러 불가피하게 주말 등에 근무한 구성원에게는 대체휴가가 제공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퇴근 후 상급자가 메신저로 직원에게 업무 지시를 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아울러 직원 복지를 위해 모든 구성원이 연 1회 종합병원의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게 된다. 

권영식 넷마블게임즈 대표는 “현재 본사나 계열사의 급여 수준이 업계 상위권에 이르렀고, 2년 연속 본사 전 직원을 대상으로 스톡옵션을 발행하는 등 처우 개선에 힘썼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회사가 성장하면서 근로문화를 개선하는 데에는 미흡했다. 특히 인수했던 소규모 개발회사에서 개선 결과가 만족스럽지가 않아 이번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PC 게임이 주력이었던 넷마블은 2011년 경영 위기를 겪었고 이후 2012∼2013년 자구책 차원에서 모바일 게임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대폭 바꾸며 많은 구성원이 격무를 감내해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내력에다 빠른 대처가 필요한 모바일 업종의 이미지가 겹치며 최근 수년 사이 게임업계에서 넷마블을 격무의 아이콘으로 꼽고 있다. 

넷마블은 리니지2, 모두의 마블 등 모바일 대표작이 국내외에서 흥행하며 지난해 매출 1조5061억원에 영업이익 2954억원을 거뒀다. 현재 넷마블보다 매출이 큰 국내 게임사는 넥슨이 유일하다.

최근 이같이 대기업, 중견기업 중에서 근무환경 개선에 나서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이 OECD 최장 수준의 노동시간에 내몰린 국내 근로자들의 근무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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