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도 한 때 취준생이라는 이름으로...

<사진출처: 인문학 커뮤니티>

[공감신문 신도연칼럼] 필자도 한 때 취준생이라는 이름으로 허름하고 누추한 그리고 배고픈 생활을 했을때가 있었다.

삼삼오오 모인 청년 백수의 우리에겐 하루가 멀다하고 논쟁과 언쟁이 있었고 그건 고스란히 지금을 살아가는 지식의 베이스가 되곤 한다.

어느 모 신문사 면접을 앞둔 시점에서 우리는 면접 예상 문제를 발췌해 서로 나누고 했다.

“최근에 읽은 책이 뭐야?”라는 질문에 어떻게 답을 할 것인가를 고민하던 차에 친구가 그 질문에 이렇게 다른 질문을 던진다. “책? 그거 꼭 읽어야 해?” 검색하면 되는거 아닌가?

오래된 일인지라 기억이 확실하게 나지는 않지만 그 일로 우리는 옥신각신 자신의 입장 정리를 하곤 했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각자의 위치에서 다시 만난 우리는 위와 같은 질문을 다시금 던졌고 그에 해당하는 답들은 그때와는 다른 것들로 채워지기 시작했다.책에 대한 이야기... 사실 국문학을 전공한 필자에게 책이란 전공이라 읽어야만 하는 필수였던 것이다. 하지만 소설은 너무 허무맹랑하게 받아들여졌고 자기개발서는 말도 안되는 것으로 사람의 감정을 자극하는 것으로 인식 되어 있었다. 그래서 필자가 읽은 책들은 도무지 이해하기 힘든 고서와 철학 그리고 쉬운 책 하나 만화가 전부였을 것이다.

“왜 책을 읽어야 해?”라는 질문에 “책에는 힘이 있어 그 힘을 얻고자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지...책을 읽는 사람을 이길 방법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라는 답을 얻었다.

인문학의 힘이란 바로 이것이다. 책의 힘을 말하는 건 인문학의 근간을 이야기 하는 것이고 사유의 힘이 바로 책에서 비롯되었고 그 힘을 인간이 얻기 위해 책을 읽는다는 것으로 귀결되곤 한다.

<사진출처: 연세대학교>

세기의 미녀 클레오파트라. 그녀는 미모를 갖춘 여왕이기 이전에 상당한 독서 애호가로 유명하다.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주연한 〈클레오파트라〉에 그녀는 상당히 책을 사랑하는 인물로 등장한다. 로마의 카이사르가 폼페이우스를 쫒아 이집트에 가게 되고 이집트 왕국의 마지막 여왕인 클레오파트라를 만나 결혼을 하게 된다. 하지만 왕국의 복잡한 권력 다툼으로 카이사르는 클레오파트라 남동생인 프톨레마이오스 13세와 전투를 벌인다. 카이사르는 수십척의 배를 불지르고 클레오파트라가 아끼는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에 불을 지른다.

여기서 클레오파트라는 카이사르에게 “아무리 야만인이라도 인간 지성을 이렇게 태울 순 없는거야”라는 울분을 토하기도 했다.

어려서부터 도서관에서 수많은 책을 읽었고 수많은 사상가들과 만남을 가진 클레오파트라는 카이사르가 죽은 후 안토니우스를 만나게 된다.

안토니우스는 클레오파트라의 환심을 사기 위해 지상 최대의 선물로 페르가몬도서관의 20만 장서를 선물한다. 

안토니우스의 선물은 클레오파트라가 말한 인생 최대의 프로포즈라고 한다.

독서의 효용을 묻는 혹자들에게 ‘힘’이라는 짧은 화답을 하고 싶다.
보이지 않던 세상의 이면을 볼 수 있는 것. 몰랐던 감정의 다양함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
상대의 말에 더 깊게 공감할 수 있다는 것. 이것이 바로 책이 주는 힘의 원천이지 않을까.

혼자서 읽고, 쓰고, 즐길 수 있는 그리고 발언할 수 있는 것 이 모든 것이 바로 독서의 효용이자 힘의 원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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