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증언자들 "그는 암살 위험을 느끼고 있었다"

[공감신문] 최근 살해된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이 말레이시아를 자주 찾았고 늘 살해 위협을 느꼈던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현지 매체 더스타 온라인판에 따르면 쿠알라룸푸르에서 김정남이 자주 들르던 식당을 운영하는 알렉스 황 씨는 "그는 암살 위험을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 보디가드들이 붙어 다녔다. 그는 CCTV에 찍히지 않게 하는 장치도 갖고 있었다. 김정남이 떠나고 나서 카메라를 체크해보면 아무 것도 찍혀있지 않았다"고 말했다.

황 씨는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말레이시아 지역 의장이자 말레이시아 한인회 전직 회장이다.

황 씨는 김정남의 이번 말레이시아 방문을 사업 때문으로 보고 있다.

그는 "김정남이 예전에는 북한대사관에서 재정적 도움을 받았는데 김정일 사후에는 도움이 끊겼다. 그래서 다른 자금원을 구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황 씨는 김정남에게 남한으로 갈 것을 권했으나 그가 거부했다고 전했다.

그는 "김정남은 공공장소에서 살해됐다. 그들(암살범)이 말레이시아에 와서 끔찍한 일을 저질렀고 우리는 공포 속에 살고 있다"고 말했다.

황씨 외 현지 다른 정보원에 따르면 김정남이 2010∼2013년 자신의 고모부인 장성택의 조카 장영철이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 대사로 있을 때는 정기적으로 말레이시아를 찾았다.

이 정보원은 "김정남이 부킷 다만사라(쿠알라룸푸르 시내)의 이층집에 머물곤 했다"면서 "한 번 오면 10∼15일 체류했는데 때때로 가족이 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김정남은 부킷 다만사라 상업지구의 펍(대중적 주점)과 창캇 부킷 빈탕의 클럽을 좋아했다고 이 정보원은 전했다.

김정남은 그러나 2013년 장영철이 본국에 소환돼 처형된 이후로는 한동안 발길을 끊었다고 한다.

이 정보원은 김정남이 일년 넘게 말레이시아에서 보이지 않았는데 2015∼2016년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이 정보원은 "김정남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기업에 제공하는 IT 사업에 관련돼 있었던 것 같다"면서 "그는 자신의 생명을 노리는 시도가 있을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현지 증언자들에 따르면 김정남은 고모부인 장성택 처형 전까지 말레이시아를 자주 방문했고 그곳에서 늘 살해 위협을 느끼고 있었다.

장성택 처형 이후 김정남이 그토록 좋아하던 말레이시아 발길을 끊었던 이유는 가장 위험한 장소로 생각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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