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취재진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하다 발포 관련 질문하자 "이거 왜이래"

전두환 전 대통령이 5·18 민주화운동 관련 피고인으로 11일 광주지방법원에 들어서고 있다.

[공감신문] 박진종 기자=전두환 전 대통령이 89세의 나이로 광주 법정으로 향했다. 전 씨의 이번 광주행은 1980년 5.18 민주화운동 이후 39년 만에 이뤄졌다.

전 씨는 11일 오전 8시 32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서 출발해 낮 12시 34분 광주지법 법정동에 도착했다. 이날 오후 2시 30분 201호 형사대법정에서 형사8단독 장동혁 부장판사 심리로 열리는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서다.

전 씨가 이동하는 모습과 광주지법으로 입장하는 장면은 생중계되고, 사진으로 보도됐다. 전 전 대통령의 모습을 접한 일부 누리꾼들은 노쇠한 모습에 이전과 다르다는 반응도 나왔다. 전 전 대통령은 1931년 생이다. 올해로 89세 만으로 88세다.

이날 광주 현장에서는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전 씨는 차량에서 내린뒤 아무 말 없이 법원으로 입장하려 했다. 그러자 일부 취재진이 “광주 시민들에게 사과할 생각이 없느냐”고 물었지만, 전 씨는 대답하지 않았다.

이후, 경호원들은 전 씨측 일행을 둘러쌌고, 취재진은 손을 뻗어 마이크를 전 씨에게 가까이 하며 "발포 명령 부인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전 씨는 일그러진 표정으로 ”이거 왜이래“라고 짤막하게 말한 뒤 법원 내부로 이동했다.

전 씨는 2017년 4월 출간한 회고록을 통해 5·18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주장한 고(故) 조비오 신부를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한 혐의(사자명예훼손)로 불구속기소 됐다.

불구속기소된 전 씨는 수차례 재판 연기 신청을 하고, 공판기일에 불출석 했다. 지난해 8월 27일 첫 공판기일을 앞두고는 부인인 이순자 여사가 남편이 알츠하이머에 걸렸다며 불출석했다. 지난 1월 7일 재판에서도 독감을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결국, 재판부는 전 씨에게 구인장을 발부했다. 구인장은 피고인 또는 증인이 심문 등에 응하지 않을 경우 강제로 소환할 수 있도록 발부하는 영장으로, 구인장 집행을 거부하면 신병을 구금하는 수순을 밟는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부인 이순자 여사와 함께 11일 광주지방법원에 들어서고 있다. 전씨는 2017년 4월 출간한 회고록에서 5·18 당시 헬기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를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하고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에 전 씨는 부인이자 신뢰관계인인 이순자 여사와 동행해 광주지법 법정동에 도착하게 됐다.

전 씨의 광주 도착 소식에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여야 4당은 죄를 철저히 물어야 한다는 강경한 논평을 냈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서면 논평에서 "전 씨는 1980년 5월의 반인권적 범죄 행위에 대해 이제라도 참회하고 용서를 구해야 한다. 법원은 오직 법과 원칙에 따라 응분의 책임을 엄중히 물어주길 바란다. 어떤 진정성도 찾아볼 수 없는 전두환 씨이기에 더욱 추상 같은 단죄가 필요하다. 이제는 자신의 말과 글에 책임을 져야 할 차례"라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 김정화 대변인은 논평에서 “전 씨는 일말의 양심도 없는가. 전 씨가 광주의 수많은 시민을 무참히 학살했다는 것은 만고불변의 사실이다. 치매라 했던가. 모든 기억이 지워져도 당신이 저지른 만행만큼은 똑똑히 기억하길 바란다, 전 씨, 당신이 할 수 있는 것은 광주 영령과 국민 앞에 진심으로 사죄하는 것 뿐"이라고 강조했다.

민주평화당 박주현 수석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대한민국 역사를 더럽히고도 털끝만큼의 반성도 하지 않는 전두환의 반인륜 범죄에 대해 낱낱이 진상을 밝히고 철저히 죄를 물어 역사의 정의를 바로 세우는 시작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정의당 최석 대변인은 "전두환 씨는 권력을 찬탈하고 군인을 앞세워 자신이 반대하는 시민을 학살한 반란수괴다. 무고한 국민을 살해한 최종 책임자로서 5·18 진실을 밝히는 데 겸허한 자세로 협조하기 바란다"고 역설했다.

한국당 민경욱 대변인은 서면 논평에서 "오늘 시작된 전 전 대통령의 재판이 공정하게 진행돼 5.18 민주화운동과 관련한 세간의 미진한 의혹들이 역사와 국민 앞에 말끔히 해소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한국당은 이번 재판이 가진 국민적 관심과 역사적 의미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재판 결과를 차분히 지켜보면서 지난 역사 앞에 겸손한 당, 후대에 당당한 당이 될 것을 다시 한번 다짐한다"고 알렸다.

저작권자 © 공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