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제주박물관 학술세미나서 전문가 우려 전달

[공감신문] 관광지로 높은 인기를 구가 중인 제주도의 용천동굴, 만장굴, 벵뒤굴을 포함한 제주의 10개 동굴이 파괴 위험성이 심각하다는 전문가 진단이 나왔다. 이 굴들은 모두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지구다.

21일 한국동굴학회와 제주도동굴연구소 공동 주관으로 국립제주박물관에서 열린 '제주도 개발과 동굴 붕괴 문제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라는 주제의 학술세미나가 열렸다.

이 세미나에서 손인석 제주도동굴연구소 소장과 김기현 한얼문화유산연구원 부원장은 동굴 붕괴에 대한 육안 조사 결과 도로를 지나는 차량 통행으로 인해 이들 동굴의 일부 구간이 훼손 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한국동굴학회와 제주도동굴연구소가 21일 개최한 '제주도 개발과 동굴 붕괴 문제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라는 주제의 학술세미나 / 연합뉴스=공감신문

제주시 구좌읍에 있는 용천동굴은 10개 지점의 상층부가 도로(국도 1개와 기타 도로)와 교차한다. 만장굴도 상층부 9개 지점 위에 도로가 나 있고 벵뒤굴은 2개 지점 위에 도로가 있다.

손인석 소장은 성굴과 재암천굴, 정수구물굴, 수산굴, 미천굴, 빌레못동굴, 벌라릿동굴도 도로가 있는 구간에서는 천장의 붕괴나 파괴 단계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들 동굴은 일부가 함몰됐거나 낙반이 심한 지역으로 동굴과 도로 교차구간의 안정정책 구현을 비롯해 대형 개발에 앞선 지질학적 분포현황 조사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제주 근해와 내륙지방에 지진 발생빈도가 증가해 이로 인한 지반침하와 지반붕괴, 동굴의 천장 붕괴 등에 대한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화산섬인 제주에서는 올해 2월 현재 총 179개(용암동굴 144개, 해식동굴 35개)가 분포하는 것으로 확인된다.

세계자연유산인 '제주화산섬과 용암동굴' 중 거문오름 용암동굴계에 속한 만장굴의 위용. 2016.5.12 / 연합뉴스=공감신문

2007년 용천동굴과 만장굴, 벵뒤굴 등 거문오름 용암동굴계가 한라산 천연보호구역, 수성화산체 성산일출봉과 함께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이라는 이름으로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됐다.

세계자연 유산으로 등재된 곳인 만큼 정부와 제주도의 대책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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