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전실 7개 팀장 전원 사임…수요 사장단 회의, CEO 세미나, 대관 조직 폐지

삼성전자 서초 사옥 / 연합뉴스=공감신문

[공감신문] 28일 특검 수사가 공식 종료되면서 삼성그룹이 미래전략실(이하 미전실) 해체를 주요 골자로 하는 경영쇄신안을 발표했다. 지난해 12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회 청문회에서 미전실 해체를 약속한 후 약 3개월 만이다.

삼성은 경영쇄신안 발표를 통해 그간 삼성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왔던 미전실의 공식해체를 선언했다.  최지성 실장(부회장)과 장충기 차장(사장)을 비롯한 미전실 7개 팀장도 전원 사임했다.

또한 삼성그룹 신입사원 공채는 올해 상반기를 마지막으로 계열사별 공채로 전환된다. 수요 사장단 회의 및 CEO 세미나, 대관 조직도 폐지됐다.

뿐만 아니라 계열사를 총괄하는 선단식 경영을 해오던 삼성은 계열사 자율경영 체제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각 계열사는 이사회를 중심으로 자율경영 하게 되고, 사장과 임원 인사도 계열사 이사회가 직접 맡는다. 삼성‘그룹’이란 명칭은 쓸 수 없게 된 셈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까지 불러온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계기로 정경유착의 고리를 과감히 끊고 거듭나겠다는 취지다.

이번 쇄신안의 핵심이라 볼 수 있는 총수 직속 조직인 미전실은 1959년 이병철 창업주 시절 회장 비서실에서 출발했다. 이후 1998년 외환위기 시절 구조조정본부(구조본)로 이름으로 바꿨고, 2006년 'X파일' 사건으로 불법 정치자금 조성과 증여가 드러나자 전략기획실로 이름을 바꾸면서 규모를 줄였다.

하지만 배후에서 조정 활동은 계속됐고, 2010년 미래전략실이란 이름으로 다시 부활했다. 그렇게 60년 가까이 명맥을 유지해오던 미전실은 이번 경영쇄신안 발표로 인해 역사 속으로 사라질 운명을 맞이했다.

현재 미전실은 전략·기획·인사지원·법무·커뮤니케이션·경영진단·금융일류화지원 7개 팀으로 이뤄졌다. 각 계열사에서 파견된 임직원 200여명이 근무한다.

그간 그룹의 2인자로 불리는 미전실장은 이학수, 김순택, 최지성 부회장이 차례로 맡았다. 전 계열사의 인수합병(M&A)과 경영계획의 수립과 집행, 인사와 감사 등 그룹 계열사의 경영 전반을 관리하고 통제하는 역할을 맡아 '임원 승진을 위한 필수코스'로 여겨지기도 했다.

그러나 대외로비 및 경영승계 지원 등의 업무로 인해 삼성 '흑역사'의 산증인이라는 평을 받았다. 특히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두 차례나 검찰 압수수색을 받으면서 거센 비판 여론에 직면했다.

그간 계열사 간의 이해관계 조정, 부실 계열사 지원 등의 역할을 수행하던 미전실이 사라지면서 삼성의 경영 체제가 안정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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