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신문] 지난해 10월부터 국정을 농락한 비선실세에 대한 이야기로 세간이 들썩거린다. 반년 가까이 지속 중인 해당 이슈는 관련 문제들이 속 시원히 밝혀질 때까지 뜨거운 관심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비선실세’의 진실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매우 높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이와 같이 국정을 농락한 비선실세의 등장은 이번이 처음일까? NoNo~그럴 리가. 이번 포스팅을 통해 역사 속 비선실세들의 실체를 알아보자.

(사진=YTN 뉴스 캡쳐)

러시아 파국의 주범 ‘라스푸틴’

출신 : 예언과 치유 능력을 가진 러시아 정교회 사이비 수도사. 그러나 그보다 유명한 것은 거대한 음경!!! 오죽 했으면 황후와 황녀, 귀부인들과의 스캔들이 끊이지 않을 정도였다! 라스푸틴이란 이름 자체도 ‘방탕한 사람’이라는 뜻. 라스푸틴의 성기는 지금도 러시아 성 페테르스부르크 박물관에서 찾아볼 수 있다.

비선실세가 된 계기 : 러시아 황태자 ‘알렉세이 니콜라예비치 로마노프’의 혈우병을 유일하게 호전시켰다. 이후 러시아 차르인 니콜라이 2세와 그 부인 알렉산드라 황후의 절대적인 신임을 얻게 된다.

주요 국정농락 행적 : 이후 주요 인사권과 정책 방향은 모두 라스푸틴에 의해 결정됐다. 또한 러시아 노동자들에게는 90%에 달하는 세금을 거둬 생계 유지가 불가능할 정도였다. 이에 1905년 굶주리던 노동자들이 급료를 올려달라고 청원하기 위해 차르의 궁전으로 모였다. 그러나 라스푸틴은 평화적으로 행동한 노동자들을 향해 무자비한 일제 사격과 기병대 돌진으로 답했다. 이 날은 ‘피의 일요일’이라 불리며 러시아 황가에 대한 민심이 떠나는 단초가 됐다.

말년 : 라스푸틴은 1916년 펠릭스 유수포프 공작에 의해 암살당한다. 이후 러시아 제국은 2월 혁명으로 멸망하고 세계 최초의 공산주의 국가 소련으로 거듭난다. 러시아 황족 또한 적백내전에서 차르 부부와 5명의 자식이 모두 총살된다.

(사진=KBS '장사의 신-객주' 中 진령군)

명성왕후를 홀린 무당 ‘진령군’

출신 : 굿, 제사, 점술 능력을 가진 과부 무당

비선실세가 된 계기 : 1882년 임오군란 당시 죽을 고비에 처했던 명성왕후의 환궁 날짜를 정확히 맞췄다. 함께 환궁한 명성왕후는 그 무당에게 ‘진령군’이란 군호를 내리고 총애했다. ‘진령군’은 진실한 영혼을 가진 왕자급 고위직이란 뜻이다.

주요 국정농락 행적 : 자칭 관우의 딸인 진령군은 나랏돈으로 관우 사당인 북묘를 건립했다. 해당 북묘에서는 명성왕후의 비호 아래 왕실을 위한 기도와 굿판, 제사가 쉴 새 없이 이뤄지며 끊임없이 국고를 탕진했다. 심지어 진령군은 양반을 임명하고 내쫓는 일마저 가능할 정도의 권세를 누렸다. 이에 조정의 고위 관료 중에는 무당인 진령군과 의남매를 맺는 일도 벌어질 정도였다.

말년 : 1894년 청일전쟁 이후 개화파가 집권하자 진령군의 재산은 모두 국고로 몰수됐다. 관우 사당에서도 쫓겨나 근근히 살아가던 진령군은 1895년 을미사변으로 인해 명성왕후가 시해되자 곧이어 세상을 떠났다. 이후 1897년 고종이 국호를 대한제국으로 개칭하면서 조선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사진=MBC 드라마 '신돈')

실패한 혁명가? 아니면 타락한 요승? ‘신돈’

출신 : 천출 승려. 본래 법명은 편조였으나 환속해 신돈으로 개명한다.

비선실세가 된 계기 : 공민왕은 지극히 사랑하던 노국대장공주가 세상을 떠나자 실의에 빠져 신돈에게 전권을 위임하고 정치에서 손을 뗀다. 야사에서는 공민왕의 꿈 속에 나타난 자객을 물리쳐준 신돈을 신임했다고 전해진다.

주요 국정농락 행적 : 공민왕으로부터 “수정이순논도섭리보세공신 벽상삼한삼중대광 영도첨의사사사 판중방감찰사사 취성부원군 제조승록사사 겸 판서운관사”로 임명됐다. 이는 대공신+부통령+최고 명예직+국방부장관+최고 귀족+문화종교부장관+농수산부장관+기상청장이란 뜻이다. 더 이상 무슨 설명이 필요할까. 집권 초창기에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토대로 부패 세력 척결, 토지 제도 개혁 등을 이룩했다. 그러나 점차 사치와 향락 및 여자에 빠져 사는 전형적인 타락의 길을 걸었다. 그 방탕함은 가히 ‘라스푸틴’에 비견될 정도라 한다.

신돈이 공민왕에게 바친 여종 ‘빈야’에게서 훗날 ‘우왕’이 탄생한다. 이성계 일파는 이 ‘우왕’과 ‘창왕’을 신돈의 아들, 손자라고 매도했다. 그 진실은 알 수 없지만 말이다.

말년 : 결국 공민왕의 총애를 잃고 1371년 역모죄로 숙청된다. 그 후 공민왕도 사치와 향락에 빠지며 곧 시해된다. 고려 또한 채 20년을 버티지 못하고 1392년에 멸망한다.

(사진=애니메이션 '창천항로')

삼국지에 등장한 간신의 대명사 ‘십상시’

출신 : 12명의 환관(삼국지연의에서는 10명)

비선실세가 된 계기 : 중국 한나라 영제가 어린 나이로 황제로 즉위한다. 그러자 십상시는 영제를 바른 길로 이끌긴커녕 영제가 정치에 관여치 않도록 하진의 누이를 바치는 등 주색에 빠져 살게끔 만든다. 이 후 영제는 장성한 후에도 정사를 돌보지 않고 십상시에게 휘둘렸다.

주요 국정농락 행적 : 대표적으로 나라를 다스리는 모든 관직을 돈을 받고 판매했다. 이에 관직을 산 이들은 본전을 뽑기 위해서라도 무거운 세금을 거두며 농민들을 수탈했다. 결국 최소한으로 먹고 사는 것조차 힘들어진 농민들은 전국 각지에서 난을 일으켰고, 그 중 가장 규모가 큰 것이 장각을 필두로 한 ‘황건적의 난’이다. 

말년 : 누이로 인해 권력을 잡은 하진과 십상시가 서로를 제거할 계획을 꾸미다가 하진은 십상시에 의해 살해당하고 십상시는 하진이 불러들인 조조와 원술에게 죽는다. 189년 십상시와 하진뿐만 아니라 2000명에 달하는 환관들까지 모두 몰살되는데 이 날을 일컬어 ‘십상시의 난’이라 부른다. 이 후 한나라도 얼마 가지 못하고 조조의 아들 조비에 의해 220년 멸망한다.

(사진=JTBC '비정상회담' 캡쳐)

대통령 측근 비리의 원조 ‘조앤 퀴글리’

출신 : 미래를 예언하는 점성술사

비선실세가 된 계기 : 백악관 직원의 증언에 따르면 조앤 퀴글리는 1981년 발생한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암살 미수 사건 당일 ‘레이건에게 오늘 좋지 않을 일이 일어날 것’이라 영부인에게 예언했다. 실제 총격 사건이 일어나자 영부인이 조앤 퀴글리에게 각종 자문을 구하기 시작했다.

주요 국정농락 행적 : 조앤 퀴글리는 레이건 대통령 당선 이후 8년간 국정 운영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그녀는 자서전을 통해 “나는 대통령의 각종 회담과 연두교서, 출장과 대선토론 일정을 짜는 총책임자였다”며 “미·소 핵감축 협상에도 관여했다”고 회고했다. 백악관 직원들은 조앤 퀴글리가 미국의 큰 정책 결정에도 관여했으며 거의 직원에 준하는 대우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말년 : 조앤 퀴글리의 비선실세 논란은 1988년 레이건 대통령의 비서실장이었던 도널드 리건에 의해 폭로됐다. 그러나 백악관 대변인은 점성술사와의 연계 자체는 인정했으나 국정개입 의혹에 대해서는 전면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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