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신문] 박근혜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에서 파면 선고를 받고 ‘전 대통령’이 됐다. 이는 대한민국 헌정 사상 처음 발생한 일이다.

탄핵 소추안 가결은 2004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당시에 이어 두 번째지만 현직 대통령이 파면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 사건은 기각됐기 때문이다.

전 대통령의 딸, 여성 대통령, 독신 대통령, 파면 당한 대통령 등 여러 수식어가 따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생애는 어땠을까.

박정희 대령의 차녀

박근혜 전 대통령은 1952년 2월 2일 대구에서 당시 대구 주재 육군본부 작전‧교육국 작전차장 박정희 대령과 중등학교 교사 출신인 육영수의 딸로 태어났다.

많은 이들이 박 전 대통령을 박정희 전 대통령의 첫째 딸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둘째 딸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육영수 여사와 결혼하기 전 아버지의 권유로 김호남 씨와 결혼한다. 박정희 전 대통령과 김호남 씨 사이에 딸 박재옥 씨가 태어났기 때문에 정확히 말하면 박근혜 전 대통령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차녀다.

퍼스트 레이디 대행

박근혜 전 대통령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5·16 군사 쿠데타 성공으로 영애가 된다. 영애가 된 박 전 대통령은 1964년 2월 서울장충초등학교를 졸업한다. 정몽준 전 국회의원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초등학교 동창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성심여자중학교와 성심여자고등학교를 거쳐 1970년에 서강대학교 공과대학 전자공학과에 입학한다. 국내에서 대학생활을 마친 박 전 대통령은 1974년에 프랑스 그르노블대학교에 입학했다.

프랑스에서 유학 생활을 하던 박근혜 전 대통령은 어머니인 육영수 여사가 1974년 8월 15일 광복절 행사에서 저격당했다는 비보를 듣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혼자가 된 박정희 전 대통령을 도와 퍼스트 레이디를 대행, 공식 행사와 각국을 방문한다.

육영재단 논란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 전 대통령이 피격 당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이후 청와대를 떠나 동생들을 데리고 서울 신당동 사저로 간다.

이때 박근혜 전 대통령은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서 박정희 전 대통령이 남긴 통치자금 자금 6억 원을 수령하기도 했다.

1982년 박근혜 전 대통령은 육영재단 이사장에 취임한다. 더불어 최순실 씨의 아버지 최태민 씨도 육영재단에 합류했다.

이후 일각에서 최태민 씨가 박근혜 전 대통령을 배후에서 조종해 육영재단을 운영 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박근혜 전 대통령은 1990년 11월 육영재단 이사장 퇴진 기자 회견에서 “내가 누구에게 조종을 받는다는 것은 내 인격에 대한 모독이다, 최태민 씨는 88년 박정희 기념사업회를 만들 때 내가 도움을 청해 몇 개월 동안 나를 도와주었을 뿐”이라고 밝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동생들은 당시 노태우 전 대통령에 최태민 씨가 박근혜 전 대통령을 속이고 있으니 구해 달라며 A4용지 12장 분량의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국회의원 박근혜

박근혜 전 대통령은 1997년 12월 2일 사촌 오빠 박재홍의 소개로 한나라당의 제15대 대통령 선거 후보였던 이회창 전 국무총리와 만난다. 이어 1997년 12월 10일 제15대 대통령 선거 이회창 전 국무총리 지지를 선언하며 한나라당에 입당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1998년 4월 2일 한나라당 후보로 대구광역시 달성군의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됐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이라는 점과 미혼 여성 정치인 등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국회의원에 당선된 후 2002년 5월 12일 북한을 방문한 박근혜 전 대통령은 5월 13일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나 회담을 나누기도 했다.

역풍 맞은 한나라당을 살리다

2004년 3월 12일 제16대 국회에서 한나라당은 새천년민주당과 함께 노무현 대통령을 탄핵 소추했다. 그러나 대다수 국민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했다.

대다수 국민이 반대한 탄핵은 강핸한 한나라당은 최대 위기를 맞게 된다. 또 제16대 대선에서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했다는 일명 차떼기 사건 의혹이 제기되면서 한나라당 지지도는 유례없이 급락한다.

한나라당이 위기에 몰리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3월 23일 당 대표가 된다. 이후 제17대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100석도 못 차지할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121석을 차지하며 예상 외로 선전한다. 많은 이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 역풍 위기'에서 한나라당을 구했다고 평가했다.

출처=YTN

한나라당을 새누리당으로 바꾸다

2011년 12월 9일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디도스 파문을 못 이기고 사퇴하자, 한나라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선출했다.

비상대책위원장이 선출된지 1달 후인 2012년 1월 25일 박근혜 전 대통령은 당명 변경을 선언한다. 2012년 2월 13일 새누리당으로 당명을 변경한다.

국정원 직원 대선 개입 의혹 사건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0년 7월 10일 대한민국 제18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캠프명은 '국민행복캠프'로 정한다.

대통령 선거 후반에 국정원 여직원 사건이 발생한다. 당시 민주통합당은 2012년 12월 11일 국가정보원 소속 심리정보국 공무원들이 국가정보원의 지시에 따라 인터넷에 게시글을 남겨서 선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공개했다.

이어 해당 활동에 참여한 국가정보원 직원 중 1명을 지목했다. 그러나 해당 직원은 오피스텔에서 경찰과의 대치 과정에서 나오지 않았고 그런 일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결국 경찰은 수사에 들어갔으나, 국가정보원 요원은 전화를 통해 자신은 항상 정치적 중립을 지켰으며 대선과 관련한 어떤 글도 인터넷에 올린 적이 없다고 주장한다.

2012년 12월 13일 해당 요원은 경찰과 선거관리위원회의 휴대전화와 이동식 저장장치 제출요청을 끝내 거부했다.

출처=YTN

대한민국 18대 대통령 박근혜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2년 12월 19일 제18대 대통령 선거에서 1577만 3128표를 득표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를 제치고 대통령에 당선 됐다.

2013년 2월 25일 취임식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은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조국의 평화적 통일과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하여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라고 선서했다.

이어진 취임사에서 경제 부흥과 국민 행복, 문화 융성을 통해 부강하고 국민이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 재임 기간 중엔 어떤 일이 발생했을까

윤창중 대변인의 인턴 성추행 의혹 사건

2013년 5월 7일 밤(미국 기준) 홍보수석비서관실의 윤창중 대변인이 박근혜 대통령의 첫 해외 순방인 미국 방문 중 술을 마시고, 주 미국 한국대사관에서 지원한 인턴 여성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사건이다.

이 사건으로 윤창중 대변인은 홀로 귀국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은 국민들에 사과했다.

세월호 사고

2014년 4월 16일 진도 해상에서 청해진해운 소속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했다.

이 사고로 안산 단원고등학교 학생과 일반인 등 300여명이 사망했다. 사고 발생 이후 해경 및 정부에 대한 강한 비판여론이 발생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사고 발생 3일 후인 4월 19일 실종자 가족들이 모여 있는 진도 체육관을 방문해 구조를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고성과 욕설이 발생하기도 했다.

사고가 발생한지 10여일이 지난 4월 박근혜 전 대통령은 국무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대국민 사과 메시지를 발표한다.

출처=연합뉴스

정윤회 문건 파동

2014년 11월 세계일보 보도를 통해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이 공식 제기됐다.

이 문건은 청와대 행정관이었던 박관천 경정이 만든 것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 측근이라는 의혹이 제기되는 정윤회 씨가 청와대 비서관들과 만나 국정에 개입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세계일보의 보도 이후 정윤의 국정개입 의혹이 제기되면서 ‘정윤회 문건’이 급속히 정국의 중심으로 부상한다.

청와대는 이 사건이 문건 유출이 핵심이라고 규정하며 문건 유출자로 지목된 박관천 경정 등을 검찰에 수사 의뢰한다. 더불어 박근혜 전 대통령은 수석비서관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청와대 문건 유출은 국기 문란’이라고 주장한다.

이에 야당은 ‘비선 실세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정윤회가 국정에 개입하였는지 여부가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박관천의 상관이었던 조응천 전 청와대 비서관은 문건 내용 중 60% 이상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메르스 사태

2015년 5월 20일 이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MERS)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생했다.

발생 이후 메르스가 급속히 확산되자 정부 초기 대응이 부실했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방미 일정을 연기하며 메르스 총력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을 파면한 이유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알려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인해 헌법재판소에서 탄핵 심판을 받았고, 앞서 밝힌 바와 같이 오늘인 10일 파면 당했다.

헌법재판소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최순실(최서원)의 국정개입을 허용하고 권한을 남용했다고 판단했다.

이정미 헌법재판소 소장 대행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최서원의 이익을 위해 대통령의 지위와 권한을 남용한 것으로서 공정한 직무수행이라고 할 수 없으며, 헌법, 국가공무원법, 공직자윤리법 등을 위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피청구인의 위헌·위법행위는 대의민주제 원리와 법치주의 정신을 훼손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정미 소장 대행은 “결국 피청구인의 위헌·위법행위는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것으로 헌법수호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법 위배행위라고 보아야 한다. 피청구인의 법 위배행위가 헌법질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과 파급효과가 중대하므로, 피청구인을 파면함으로써 얻는 헌법수호의 이익이 압도적으로 크다. 이에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을 선고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고 선고했다.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발표되면서 집화 과격화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다. 재판부는 “국민들로부터 부여받은 권한에 따라 이루어지는 오늘의 선고로 더 이상의 국론분열과 혼란이 종식되기를 바란다”면서 “어떤 경우에도 법치주의는 흔들려서는 안 될 우리 모두가 함께 지켜 가야 할 가치”라고 강조했다.

재판부가 강조한 바와 같이 법치주의는 어떤 경우에도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 이미 탄핵에 관련된 집회가 과격화되고 있으며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자신이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해서 결코 과격한 행동을 하지 않아야 한다.

또 우리는 더 이상 분열되지 않아야 한다. 이번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인정하고 화합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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