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신문] 당신은 나를 얼마나 아나요? 나는 또 당신을 얼마나 알까요?

한평생을 살면서 법 앞에 서는 일은 많지 않습니다. 우리는 법보다 말의 재판을 많이 받고 삽니다. 누군가 무심코 던진 말 때문에 상처를 받아 고통스러워하는 사람이 아주 많습니다. 말은 내 마음을 전하는 약속입니다. 살면서 여러 번누군가 던진 말에 재판을 받듯 고통스러운 때가 있을 겁니다.

우리는 누군가에 대해서 말할 때 '나, 그 사람 잘 알아'라고 단정 지어 말합니다. 안다는 것은 겉으로 드러난 것뿐 아니라 속마음까지 알 수 있을 때 잘 안다고 말할 수가 있습니다. 그저 누구의 말을 듣거나 겉으로 드러난 이미지로 전부를 알고 있는 것처럼 말하는 것은 잘못입니다. 진실로 아는 것이 아니라 왜곡된 '앎'입니다.

'왜곡된 앎'이 때로는 사람을 죽이기도 합니다.

유명인의 자살 사건을 보면 대부분 '왜곡된 앎'에서 비롯됩니다. 한마디의 말이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람을 죽음으로 몰아넣습니다. 물론 죽음을 택하는 것은 지극히 잘못된 행동입니다. 그러나 성격상 웃으며 견디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참다가 너무 고통스러울 때 한계를 극복하지 못해 죽음을 택하기도 합니다.

사진출처=네이버 코리아맥 블로그

지나간 얘기지만 나 역시 교사 시절에 누군가 '툭' 던지는 농담 섞인 말에도 상처를 받아 알게 모르게 많이 울었던 적이 있습니다. 적응을 제대로 못하고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말의 재판 때문에 견디지 못했습니다.

누군가를 진정으로 안다는 것은 가족처럼 함께 밥을 먹고 함께 잠을 자며 숱한 일상을 함께 해봐야 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주변의 말이나 겉모습으로 그 사람에 대해 말하고 평가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왜곡된 앎'이 사람을 두 번 죽일 수도 있으니까요. 

영어에 이런 표현이 있습니다. 'Put yourself in my shoes.' 우리말로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세요'입니다. 누군가에 대해 말을 할 때는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한참을 생각해 본 후에 표현해야 합니다.

입에서 뱉는 순간 그 말은 나의 약속이 됩니다. 뱉고 나서 후회해봐야 소용이 없습니다. 상처를 준 말은 부메랑이 되어 언젠가는 나에게 다시 돌아옵니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는 말이 있지만 말은 약이 되기도 하지만 독이 되기도 합니다. 말은 한 사람의 인생을 망칠 수도 빛나게 할 수 있어 양날의 칼과 같습니다. 현명한 말은 입술로 내뱉기 전에 머릿속으로 정리를 하고 가슴에서 나와야 실수가 적습니다.

말에도 분명 연습과 훈련이 필요합니다. 정확한 정보가 아닐 경우에는 할까 말까 망설여지는 순간에는 침묵하는 게 정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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