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시간 20분 동안 신문조서 검토, 여러 곳 수정 요구

14시간 동안의 피의자 조사와 밤샘 조서열람 및 검토를 마친 박근혜 전 대통령이 22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를 나서고 있다.

[공감신문] 박근혜 전 대통령이 검찰에 출석한지 21시간 만에 조사를 마치고 귀가했다. 박근헤 전 대통령은 전날과 달리 매우 어두운 표정이었다.

박 전 대통령은 전날인 21일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자택을 출발해 서울중앙지검으로 향했다.

사저 앞에 모인 지지자들을 본 박 전 대통령은 밝은 표정으로 인사하기도 했다. 또 중앙지검에 모인 취재진 앞에서 담담한 표정으로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21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했다. / 연합뉴스=공감신문

이후 검찰 내부로 들어간 박 전 대통령은 21시간 정도 조사를 받았다. 박 전 대통령은 현재 뇌물수수·제3자 뇌물수수,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 강요, 공무상 비밀 누설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오전 조사는 한웅재 형사8부 부장검사가 직접 맡았고, 검사 1명과 수사관 1명이 조사를 도왔다. 검찰은 조사 과정에서 '대통령님'이라는 호칭을 사용했고, 박 전 대통령은 '검사님'이라고 답했다.

영상 녹화는 박 전 대통령 측이 동의하지 않아 이뤄지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은 한웅재 부장검사로부터 총 8시간20분 동안 조사 받았다.

박 전 대통령은 조사를 받으며 각 1시간가량 점심과 저녁 시간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두 번의 짧은 휴식도 취했다.

한 부장검사의 조사가 끝난 뒤 이원석 부장검사의 조사가 이어졌다. 이후 전날 11시 40분께 모든 조사가 마무리됐다.

박 전 대통령은 조사가 마무리된 후 귀가 하지 않고 7시간 20분 동안 피의자 신문조서를 검토했다.

신문조서 검토는 자신의 진술과 조서에 적힌 내용이 일치하는지, 용어나 취지가 제대로 기재됐는지 등에 관해 확인하는 절차다.

박 전 대통령은 매우 꼼꼼하게 신문조서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 측 유영하 변호사는 "조서 내용이 많아 검토할 내용이 많았다"면서 "조서를 꼼꼼하게 검토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조서를 열람·검토하는 과정에서 입회 변호인의 도움을 얻어 조서 중 자신의 답변 내용 가운데 여러 곳이 실제 발언과 취지가 다르게 적혔다면서 수정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검찰은 출력해 놓은 피의자 신문조서 가운데 일부를 폐기하고 박 전 대통령 측의 의견을 반영해 대체하거나 일부 표현 위에 줄을 긋고 박 전 대통령의 도장을 찍어 고침 표시를 하는 방식으로 의견을 반영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 같은 방식을 통해 신문조서를 모두 확인한 후 서명·날인하고서 조사실을 벗어났다. 오늘인 22일 오전 6시54분께 비교적 담담한 표정으로 박 전 대통령이 검찰청사 밖으로 나오자 취재진의 질문이 또다시 쏟아졌다.

박 전 대통령은 '아직도 혐의를 다 부인하시냐' 등 쏟아지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승용차에 올라타 삼성동 자택으로 돌아갔다.

자택에 도착한 박 전 대통령은 차에서 내려 밝은 표정으로 지지자들과 짧을 대화를 나눈 뒤 경호원들과 함께 자택 내부로 들어갔다.

이날 조사를 마치고 나온 박 전 대통령의 표졍은 전날과 달리 매우 어두웠다. 긴 조사로 피곤한 이유 등 때문일 수 있지만, 당초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며 억울함을 호소했던 것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연합뉴스=공감신문

박 전 대통령은 앞서 밝힌 바와 같이 조사를 받기 전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국정농단 사태’의 공범 의혹을 받는 전직 대통령으로서 다소 아쉬운 발언이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송구스럽다’의 사전적 의미는 ‘마음에 두렵고 거북한 느낌이 있다.’이다. 사죄 표현으로는 ‘죄송하다’ 등이 있다. 죄송하다의 사전적 의미는 ‘죄스러울 정도로 황송하다.’이다.

박 전 대통령의 13개 혐의에 대한 조사가 끝난 가운데 앞으로 검찰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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