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공기 질, 세계 주요도시 중 최악 수준…"국민 삶의 질에도 부정적 영향 끼쳐"

대기오염으로 인한 국내 사회적 비용이 연간 10조원 이상 들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 연합뉴스=공감신문

[공감신문] 미세먼지로 인한 국내 대기오염 피해 규모가 연간 10조원을 넘는 것으로 분석됐다. 오는 2060년에는 피해액이 20조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있다.

대기오염 정도는 국민의 야외 활동과 산업 생산성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여러 분야에서 직·간접적으로 광범위한 피해를 유발한다.

23일 환경 당국과 학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에 따르면 현재 한국의 대기오염 문제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연간 10조원을 웃돈다.

배정환 전남대 경제학부 교수는 해당 비용을 11조8000억원으로 추산했다.

이는 미세먼지, 휘발성유기화합물(VOC), 질소산화물(NOx), 황산화물(SOx) 등 대기오염 물질 감소에 따른 사회적 편익을 보수적으로 책정해 산출된 금액이다. 1t(톤)당 피해 비용은 미세먼지가 약 196만 원, VOC는 175만 원, SOx가 80만 원이다.

배정환 교수는 "대기오염으로 인한 피해는 현재 보수적으로 따져도 10조원대지만 소비와 산업활동에 미치는 파급 효과까지 더하면 훨씬 커진다"며 "경제적 피해는 물론이고 삶의 질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측면도 많다"고 말했다.

한국의 대기오염은 OECD 회원국 중에서도 가장 나쁜 수준이다.

OECD는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서 오는 2060년에는 OECD 회원국 가운데 한국이 대기오염으로 인한 조기 사망률과 경제 피해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했다.

OECD는 2060년 대기오염의 사회적 비용은 한국이 1인당 연간 500달러로, 사회 전체로는 2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관측했다. 현재 환율 기준으로 약 22조4500억원에 이르는 막대한 금액이다.

또 대기오염으로 인한 2060년 한국의 연간 GDP 손실 비율은 0.63%로 회원국 가운데 가장 클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에는 대기오염의 사회적 비용이 이보다 더 크다는 연구 결과도 나오고 있다.

강광규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매년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중국발 미세먼지 및 황사현상은 사회적으로 심각한 피해를 야기하고 있다"며 "최근의 대기오염물질 피해 상황과 정도가 잘 반영된 새로운 대기오염물질 사회적 피해 비용 추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 연구위원은 도시 지역 초미세먼지(PM2.5)의 사회적 비용을 1㎏당 약 45만원으로 추정했다. 환산하면 이는 1t당 4억5000만원으로, '보수적' 기준으로 추정한 사회적 비용의 230배에 이른다.

한국의 대기오염이 심각한 수준임을 보여주는 지표는 최근에도 연이어 발표되고 있다.

지난 21일 서울 공기 질은 세계 주요 도시 중 거의 최악 수준으로 조사됐다. 다국적 커뮤니티 '에어비주얼'(AirVisual)에 따르면 이날 오전 서울의 공기품질지수(AQI·Air Quality Index)는 179로, 인도 뉴델리(187)에 이어 세계 주요 도시 중 두 번째로 대기오염이 심했다.

미국의 비영리 민간 환경보건단체 '보건영향연구소'(HEI) 자료에 따르면 인구 가중치를 반영한 한국의 연평균 미세먼지(PM2.5) 농도는 2015년 29㎍/㎥로 터키를 제외하면 OECD 회원국 중에서 가장 나쁜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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