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오전 11시까지 수면 위 13m 인양 목표했으나 오후로 지연

23일 오전 전남 진도군 세월호 인양 현장에서 인양단 관계자들이 처참한 모습으로 수면 위로 올라온 세월호를 고정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다. 세월호가 진도 해상에서 침몰한 뒤 이날 수면 위로 처음 떠오른 것은 정확히 1천73일 만이다.

[공감신문] 침몰 후 1073일째 되는 날인 23일 세월호가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됐다. 당초 예상했던 세원호 선체 수면 13m 인양은 이날 오후로 지연됐다.

해양수산부는 이날 "23일 오전 3시 45분 현재 스태빌라이저로 추정되는 세월호 구조물 일부가 육안으로 수면 위에서 관측됐다"고 밝혔다.

스태빌라이저는 선박 양 측면에 날개 형태로 설치돼 좌우 균형을 잡아주는 장치다.

해수부는 "오전 4시 47분 현재 세월호가 해저면에서 높이 약 22m에 도달했다"면서 "본체 일부를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확인된 세월호는 바닷물의 염기 등으로 인해 부식되고 선체 일부가 훼손돼 있었다. 그러나 이런 상황이 인양 작업에 큰 문제는 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세월호 선체 일부가 수면으로 모습을 드러낸 사실을 전해들은 유가족들은 오열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미수습자 가족들은 “제발 찾아주세요”라는 말을 반복하며 간곡히 호소했다.

해수부는 당초 오전 11시까지 세월호 수면 위 13m 인양을 목표로 했으나 작업 사정 등으로 인해 이날 오후나 저녁쯤으로 지연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철조 해수부 세월호인양추진단장은 이날 진도군청에서 언론 브리핑을 열어 "당초 이날 오전 11시 수면 위 13m까지 인양을 목표로 진행했으나 세월호가 물 위로 올라오는 과정에서 선체의 자세가 변동돼 잭킹바지선 와이어와 세월호 선체 간 간섭현상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그는 "선체가 물 위로 올라오면서 세월호와 잭킹바지선 간 간격이 좁아짐에 따라 더욱 신중한 작업이 필요하다"며 "이로 인해 당초 이날 오전 11시까지 진행하려 했던 수면 위 13m 인양작업은 이날 오후 늦게나 저녁에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23일 오전 전남 진도군 세월호 인양 현장에서 세월호 구조물 일부가 육안으로 수면 위에서 관측되고 있다.

이날 정치권은 세월호가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는 소식에 대한 각각의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1072일, 진실이 1m 올라오기까지 걸린 시간. 세월호가 온전히 인양되고 미수습자 모두가 가족 품으로 돌아오기를 온 국민과 함께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한다"고 전했다.

문재인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예정했던 동영상 대선 출마선언을 연기했다. 이는 세월호 인양 과정을 국민과 함께 지켜본다는 의미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한국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은 여의도당사에서 "우리나라에 다시 불행한 일이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면서 "정부와 정치권은 사고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국가적 안전대책 마련에 만전을 다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오는 26일이 천안함 폭침 7주년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중진의원·상임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세월호는 우리 사회의 총체적 안전 불감증이 빚은 인재이자 참극"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세월호 이후 우리 사회는 안전 대한민국을 한목소리로 외쳤고, 정부는 참사 이후 콘트롤타워를 세우고 매뉴얼도 만들고 예산도 늘렸다"면서 "하지만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안전 불감증에서 빚어진 크고 작은 사고가 세월호 이후에도 계속되고 대형사고가 터지면 허둥대는 후진적 관행이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 / 연합뉴스=공감시신문

국민의당 주승용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왜 세월호가 침몰해야만 했는지, 침몰하는 과정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침몰 이후에 정부가 적절하게 대응했는지에 대해 이런 참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선체가 육지로 올라오면 미수습자 수습 및 진실 규명작업이 진행된다. 예정 작업 기간은 6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알려졌다. 준비 기간 1개월과 실제 작업 기간 3개월 이후 보고서 작성과 최종 정리작업 등이 2개월 동안 이뤄진다.

선체 인양작업이 큰 문제없이 진행됨에 따라 세월호를 육지로 옮기는 작업은 시간문제가 될 전망이다. 이제 정부와 정치권은 미수습자를 수습하고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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