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케어' 철회로 인해 달러화 약세 경향…반면 주식 시장에는 큰 영향 없어

(연합뉴스=공감신문)

[공감신문] 오는 4월에는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이 1100원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하나둘 나오고 있다.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강세를 보여온 달러화는 이달 중순부터 약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외환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추가 하락할 가능성은 크지만, 한국 수출 기업의 실적 및 국내 증시에 미칠 악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점진적 금리인상 기조 확인과 주요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우려, 외국인의 국내주식 투자 증가 등의 영향으로 연말·연초 1200원대까지 올랐던 원/달러 환율이 최근에는 1110원선마저 위협받고 있다.

여기에 최근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경기 부양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꺾이면서 원/달러 환율 하방압력이 더해졌다.

미국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1호 법안인 '트럼프케어'가 공화당의 반대로 철회되자 감세와 인프라투자 등 트럼프 대통령의 친 성장 정책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 이후 세제개혁과 인프라투자 등으로 인한 '트럼플레이션(트럼프+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로 국채금리가 상승하고 달러가 동반 강세를 보여왔는데 이번 '트럼프케어' 철회로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2.3%대로 내려가고 달러지수는 99 초반으로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선성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트럼프케어 표결 철회 여파로 달러화가 주요 통화 대비 약세를 이어가고 특히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 통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원화도 이에 동조화하고 있다"며 "월말·분기말 수출업체 네고 물량(달러 매도)까지 나오면서 지난 27일에는 원/달러 환율이 5개월 내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준의 완만한 금리 인상 시사로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완화했고 트럼프 정책에 대한 기대감은 약해졌다. 여기에 유로존 경기 반등으로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이러한 요인으로 달러화는 당분간 완만한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트럼프 행정부의 재정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적어도 감세안과 인프라투자 확대안이 발표될 5월까지는 트럼프 정책 (기대감) 선반영에 따른 달러화 강세 압력도 약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재용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재무부의 환율보고서가 나오는 4월 원/달러 환율이 1100원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소 연구원은 "트럼프 공약에 대한 현실적 조정과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정상화 유인 등으로 올해 들어 달러가 약세로 전환했다"며 "여기에 최근 신흥국 증시 메리트 부각으로 다른 신흥국과 함께 원화 강세가 전개됐는데 그 속도가 다소 빠르다"고 지적했다.

소 연구원은 이어 "3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무난하게 마무리된 뒤 시장의 시선이 4월 나오는 환율보고서에 쏠리고 있으며 이를 미리 반영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며 "원/달러 환율은 4월 중 1,090원까지 하락하는 등 추가 하락 가능성을 열어둬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도 "4월 미국 재무부 환율보고서는 원화 입장에서는 사전적으로 강세 압력을 받을 수 있는 이슈"라며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일시적으로 1,100원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연합뉴스=공감신문)

한편 전문가들은 달러 약세 및 원화 강세 추세가 주식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 입을 모았다.

마주옥 한화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올해 중 달러화의 급격한 강세 전환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이며 이는 신흥국 증시에는 긍정적이다. 자금유출 우려가 줄고 금융완화 등 경기부양책을 펼칠 여력이 커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마 팀장은 이어 "과거 국내 증시에서 장기적 주가 상승은 원화 강세 구간에 나타났다. 일부에서는 원화 강세가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으나 대부분은 수출 호조가 원화 강세를 견인했다"며 "환율보다는 글로벌 경기가 수출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정원일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최근 원화 강세 속도가 빨라지고 있으나 한국경제의 견고한 상황을 고려할 때 과도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통화 가치 강세는 수출 측면에서 부정적으로 인식되나 2011년부터 최근 7년간 월간 수출금액과 원/달러 환율의 상관계수는 -0.59로 원화 강세 기조에서 수출금액이 오히려 늘었다"며 "환율보다는 글로벌 경기 확장 기조가 대외교역에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향후 수출이 급격히 부진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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