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신문] 보통 스포츠카 하면 떠올리는 자동차 브랜드는 <페라리>, <람보르기니>, <포르쉐>다. 세 가지 브랜드 모두 야생마, 황소라는 동물이 엠블럼에 들어간다는 공통점이 있다. 가장 오래된 자동차 엠블럼인 <푸조> 또한 포효하는 사자가 상징이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엠블럼

항공기 엔진 제조사가 전신인 BMW는 항공기 프로펠러가 도는 모습을 형상화했다는 설이 있고, 벤츠는 창립자가 아내에게 보낸 “언젠가는 이 별이 우리 공장 위에서 찬란하게 빛날 것이오”란 엽서 속 별에서 시작됐다는 얘기도 있다. 이들 브랜드에는 특별한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을 법하다. 그렇다면 공감 포스팅팀과 함께 여러 자동차 엠블럼에 숨겨진 내막을 알아보자. 

●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스포츠카 <페라리>

페라리의 상징은 ‘도약하는 말’이다. 앞 발을 높이 치켜들면서 힘차게 도약하려는 야생마의 모습을 나타냈다. 그 야생마처럼 도로 위를 질주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그 외에도 엠블럼 속 색상 하나하나마다 깊은 의미가 담겨있다. 일단 엠블럼 상단의 녹색, 백색, 적색은 이탈리아 국기 속 삼색을 세로로 세운 것과 동일한 순서다. 노란색 배경을 선택한 이유도 단순히 눈에 띄는 색이라서가 아니다. 페라리의 창립자 ‘엔초 페라리’는 원래 레이싱 선수 출신이었는데, 그의 레이싱팀 연고지인 이탈리아 모데나 지역의 상징색이 바로 노란색이다. 엠블럼 하단에 적힌 SF도 그의 레이싱 팀명이었던 Scuderia Ferrari의 약자다. 

특히 엠블럼의 주인공인 야생마는 레이싱 선수였던 ‘엔초 페라리’와 인연이 깊은 한 백작 부부의 추천에서 비롯됐다. 백작 부부는 1차 대전에서 죽은 그들의 아들 ‘프란체스코 바라카’ 비행기에 붙어있던 말 로고가 페라리에게 행운을 가져다 줄 것이라며 레이싱 자동차에 붙이기를 권했다. ‘프란체스코 바라카’는 30세 젊은 나이로 전사하기 직전까지 총 34대의 적기를 격추시킨 이탈리아 최고의 전투기 조종사였다. 그 제안을 받아들인 ‘엔초 페라리’는 말 로고를 단 채 레이싱 시합에 출전했고, 이 후 자동차 브랜드인 ‘페라리’ 엠블럼으로까지 이어진 것이다.
 
● 페라리의 영원한 라이벌 <람보르기니>

람보르기니의 엠블럼은 창립자 ‘페루치오 람보르기니’의 별자리인 황소자리를 형상화했다. 하지만 평범한 일반 황소는 아니고 투우에 등장하는 공격적인 황소다. 실제로 가야르도, 레벤톤, 무르시엘라고, 우라칸 등 람보르기니에서 출시한 대다수 차종의 이름은 투우소의 이름에서 유래됐다. 

람보르기니 상징이 항상 분노한 상태의 전투력 최강 황소일 수밖에 없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람보르기니 창립자 페루치오는 원래 ‘절대 고장 나지 않는’ 트랙터 제조업체 사장으로 다양한 스포츠카를 보유한 모터스포츠의 열렬한 팬이었다. 그는 당시 소유했던 페라리250GT가 결함이 생기자 페라리의 창업자인 ‘엔쵸 페라리’를 찾아간다. 하지만 엔쵸 페라리는 페루치오에게 “자동차를 볼 줄 모르는 당신은 트랙터나 만들라”며 큰 모욕을 준다. 

이에 페루치오는 “무조건 페라리보다 빠른 자동차!”를 모토로 한 스포츠카 브랜드인 ‘람보르기니’를 설립한다. 그리고 회사 설립 1년 만인 1964년 페라리를 앞지른 스포츠카를 생산하며 설욕에 성공한다. 람보르기니의 엠블럼을 다시 자세히 살펴보면 황소가 마치 페라리 엠블럼 속 말을 향해 돌진하는 모습인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 독일의 대표적인 스포츠카 <포르쉐>

포르쉐는 1931년 페르디난드 포르쉐가 설립한 독일의 스포츠카 브랜드다. 포르쉐는 회사 설립과 엠블럼 제작시기가 다르다. 사실 한동안 엠블럼의 필요성 자체를 못 느꼈던 것 같다. 이에 1952년 미국에 포르쉐를 처음 수입한 맥스 호프만은 ‘미국 자동차는 모두 엠블럼이 있다’며 페리 포르쉐 박사에게 포르쉐만의 엠블럼을 요청했다. 그 때 페리 포르쉐 박사가 그 자리에서 바로 냅킨에 그린 포르쉐 엠블럼 도안이 그대로 포르쉐의 엠블럼이 됐다.

그 엠블럼은 포르쉐가 탄생한 지역의 역사 속 상징들로 가득하다. 포르쉐는 독일 뷔르템베르크 주의 슈투트가르트 도시를 연고지로 한다. 이 곳은 1918년 독일제독의 붕괴로 뷔르템베르크 주가 되기 전까지 뷔르템베르크 왕국이라 불리며, 그 수도는 슈투트가르트였다.  

엠블럼 중앙에는 그 ‘STUTTGART’란 도시명과 그 도시 상징인 뛰어오르는 검은 말이 위치했다. 그 중심을 사슴뿔 6개와 흑색·적색 가로줄 방패로 상징되는 독일 뷔르템베르크 왕국의 문장이 둘러싸고 있다. 엠블럼 상단에는 PORSCHE라는 브랜드 명이 적혀있다. 

결국 엠블럼에는 연고지 슈투트가르트의 역사와 포르쉐 고유의 역동성이 모두 담긴 셈이다. 엠블럼 속 말의 디자인과 서체, 방패의 모양 등은 조금씩 바뀌었지만 이러한 형태의 기본 구조는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다. 이 포르쉐 차체에 들어가는 엠블럼은 모두 수제작된다.
    
● 우여곡절이 많았던 <아우디>

링 4개가 겹친 아우디 엠블럼이 만들어진 계기는 1932년이다. 1914년부터 1918년까지 벌어진 제1차 세계대전과 대공황까지 겹치면서 독일의 자동차 업체들에게는 큰 위기가 찾아온다. 이 위기를 돌파하고자 아우디를 비롯한 4개사는 아우토 유니온(AUTO UNION AG)을 만든다. 

그 4개사는 1901년 아우구스트 호르히가 세운 ‘호르히’, 그가 회사를 나와서 1909년에 다시 세운 ‘아우디 베르케’, 덴마크 엔지니어 요르겐 라스무센이 1904년에 설립한 데카베(DKW), 요한 밥티스트 윙클호퍼와 리처드 아돌프 예니케가 1885년에 설립한 반데러다.

이 4개사의 결속을 의미하는 아우토 유니온의 초기 엠블럼은 경주용 차에만 적용됐다. 이후 1937년 아우디가 세계 최초로 시속 400㎞를 돌파하면서 모든 차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이 초창기 엠블럼은 1985년부터 현재의 은색 링 모양으로 간소화됐다. 2009년 볼륨감과 알파벳 'd'도 살짝 변화를 준 엠블럼이 지금까지 쓰이고 있다. 

● 가장 오래된 자동차 엠블럼 <푸조>

1810년 설립된 푸조는 세계에서 두번째로 오래된 자동차 브랜드다. 하지만 엠블럼만큼은 세계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녔다. 그 엠블럼 역사는 1858년 푸조의 창립자인 에밀 푸조가 화살을 밟고 선 사자 모양을 푸조의 상징으로 삼으면서 시작됐다. 

푸조의 자동차 공장이 위치한 프랑스 벨포르시의 상징적인 동물이기도 한 사자는 강인함, 품질, 신뢰를 뜻한다. 또한 푸조 브랜드의 수호동물이기도 하다. 처음엔 보다 디테일했지만, 점차 간소해지면서 1948년부터는 두 발로 선 형태의 ‘벨포르 라이언’으로 정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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