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25%였던 신고사건 비중, 2014년 36%로 급증…'사건처리 3.0' 이후 조사 효율성 높혀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 (연합뉴스=공감신문)

[공감신문] 11년 만에 공정거래위원회의 직권인지 사건이 신고사건 조사 건수를 뛰어넘었다.

10일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공정위가 처리한 신고사건은 1650건으로 전년(2201건)보다 551건 줄었다.

반면 직권인지 사건은 동기간 1848건에서 2152건으로 늘면서 신고사건 수를 넘어섰다. 공정위의 직권인지 사건 수가 신고사건 수를 넘어선 것은 2005년 이후 11년 만이다.
 
애초 공정위의 직권인지 사건은 신고사건보다 더 많았다. 하지만 2006년 서울사무소가 업무를 시작한 뒤 신고사건이 폭증하면서 신고조사 비중을 밑돌기 시작했다.

결국 2001년 전체 사건의 25%에 불과했던 신고사건 비중은 2014년 69%까지 급증했다. 이에 신고사건 처리 건수를 줄여 공정위 조사 효율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신고사건은 지방사무소, 국민권익위원회, 국민신문고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접수되며 일단 접수가 되면 공정위는 검토에 착수해야 한다.

반면 직권인지 사건은 내부 조사인력, 시간 등 여건이 허용하는 한에서 공정위가 위법 행위를 인지해 조사하고 있다. 직권인지 사건은 신고사건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쟁 제한성과 피해 규모가 커서 사회적으로 관심받는 경우가 많다.

(연합뉴스=공감신문)

지난해 공정위의 인지 사건은 경제력집중억제, 전자상거래법 위반 분야에서 눈에 띄게 늘었다. 특히 공시의무,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 등 주로 대기업을 상대로 한 경제력 집중억제 관련 인지사건은 2015년 104건에서 2016년 212건으로 두 배 넘게 늘었다.

최근 거래 규모가 커지고 있는 전자상거래 위반 관련 직권인지 사건도 동기간 156건에서 329건으로 껑충 뛰었다. 특히 지난해 공정위가 전자상거래 위반에 대한 전방위 실태조사를 벌이면서 직권인지 사건이 크게 늘었다.

이에 비해 2015년 시행한 사건처리 개혁안 '사건처리 3.0' 덕분에 접수 사건이 대폭 줄면서 지난해 신고사건 비중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사건처리 3.0’은 사건접수 이전에 미리 조사 착수 여부를 검토해서 법 위반 소지가 없는 사건을 걸러낸다. 이를 통해 불필요한 행정력 낭비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이 공정위의 설명이다.

이에 불공정하도급거래행위 신고사건은 전년(960건)보다 298건이나 줄어든 662건을 기록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과거 신고사건은 일단 사건접수를 한 뒤 검토했지만 이제 사건접수 이전에 미리 검토한 뒤 법 위반 소지가 없으면 민원회신으로 종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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