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 '한국 제조업 추세 분석' 결과..."중장기적인 쇠락 추세에 진입한 상태"

국내 제조업 품목이 10년간 수출 상위 항목 가운데 8개가 바뀌지 않아 고착, 편중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공감신문] 유안나 기자=국내 제조업 주력 업종이 교체가 이뤄지지 않고 편중된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시에 지난 20년간 생산 점유율은 글로벌 성장 업종에서 떨어진 반면, 성장력이 떨어지는 쇠퇴업종에서는 오히려 상승했다. 

15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작성한 ‘한국 제조업의 중장기 추세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7년과 2017년의 수출액 상위 10개 품목을 비교한 결과 2개만 교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컴퓨터부품과 모니터가 10대 품목에서 빠진 대신 특수선박(해양플랜트)과 유화원료가 새로 포함됐다.

같은 기간 중국에서는 인쇄기, 스웨터, 변압기, 여성정장 등 4개가 10대 수출 품목에서 제외되고 자동차부품, 램프·조명기구, 가죽가방, 가구 등이 추가된 것과 비교하면 교체율이 절반에 그친 셈이다.

선진국 진영과 비교해도 독일(3개 교체)보다 적었고, 일본·미국(각 2개 교체)과는 같았다.

지난 20년간 국내 제조업 생산 점유율은 글로벌 성장 업종에서 떨어진 반면, 쇠퇴업종에서는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10대 품목의 비중은 한국이 지난 2017년 기준으로 46.6%에 달해 일본(33.8%)과 중국(27.9%), 독일(28.0%), 미국(30.1%) 등을 훨씬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의는 보고서에서 “10년간 수출 상위 10개 품목 가운데 8개가 바뀌지 않고, 10대 수출품목의 비중이 경쟁국들에 비해 10%포인트 이상 높다는 것은 (제조업의) 고착화와 편중화를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한국은 최근 전세계적으로 무역 규모가 증가하는 성장 업종에서는 부진한 상황이다. 반면, 성장력이 떨어지며 도태·사양의 조짐이 보이는 업종에서는 점유율이 더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전 세계 주요 40개 제조업종 가운데 석유정제, 통신, 의약, 비철금속, 정밀기기 등은 ‘5대 성장 업종’으로 분류됐다.  

이 가운데 한국은 지난 1995년~2016년 사이에 통신기기와 의약, 비철금속 업종에서 글로벌 생산 점유율이 하락했다. 

그러나 제지, 섬유, 특수목적기계, 의류, 일반가전 등 ‘5대 쇠퇴 업종’에서는 섬유만 제외하고는 모두 같은 기간에 글로벌 점유율이 상승했다. 

한국 제조업은 '5대 성장 업종'으로 꼽힌 통신기기와 의약, 비철금속 업종에서 글로벌 생산 점유율 하락세를 보였다.

또, 제조업 부문의 차세대 신산업으로 화장품과, 의약 업종이 부상하고 있지만,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0.86%와 0.55%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보고서는 주력 산업으로 자리매김하기에는 미약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밖에 서비스산업에서는 게임이 ‘한류 콘텐츠 산업’의 선도 업종으로 집중 육성되고 있지만 매출액 기준으로 세계 10위권 기업이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제조업의 국내 생산액이 2012년 이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고, 해외법인 매출액도 2014년 이후 감소하는 등 우리 제조업은 중장기적인 쇠락 추세에 진입한 상태”라면서 “특히 제조업의 역동성과 신진대사가 저조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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