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신문]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중고거래’가 급속도로 늘고 있다. 당장 안 쓰는 물건은 하나라도 더 적극적으로 판매해서 새로운 수입원을 창출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집에서 잠자고 있던 물건들은 어떻게 판매해야 잘 팔았다고 소문이 날까?

■ 최근 중고거래 트렌드
이른바 ‘얼리어답터’란 새로 나온 제품은 곧바로 구매해서 써봐야 직성이 풀리는 이들이다. 이들은 또 다른 제품이 출시되면 기존 제품을 팔아서 새로운 제품을 사는데 보탠다. 덕분에 출시된 지 얼마 안 된 멀쩡한 제품들이 중고로 나오는 일이 흔해졌다. 이에 따라 좋은 제품을 비교적 저렴하게 사려는 전자제품 중고 구매자들도 늘고 있다.

유아용품처럼 비싼 가격에 비해 오래 쓸 수 없는 제품도 있다. 외동이 늘고 있는 추세에서는 동생에게 물려줄 수도 없다. 그런데 요즘 유아용품 가격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유명한 해외브랜드 중엔 100만원을 훌쩍 넘는 것도 많다. 하나뿐인 자녀에게 좋은 것만 주고 싶지만 금방 못 쓰게 될 물건을 제 값 주고 사자니 너무 아깝다. 이러한 이들의 욕구가 맞물려 유아용품은 중고거래가 가장 활발한 분야 중 하나다.

책은 한 번 읽고나면 효용가치의 대부분을 잃는다. 소장할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 아니라면 다른 사람에게 되팔아 책값의 일부라도 건져서 다른 책을 사보는 편이 낫다. 특히 도서정가제 이후 책 가격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중고 거래량이 증가했다. 가격이 비싼 전집이 잘 팔리며 절판된 책을 구하려고 중고 거래를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카메라는 브랜드별로 입문용부터 전문가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종이 있는데 렌즈의 종류도 상당히 많은 편이다. 하지만 카메라나 렌즈 모두 워낙 고가인 탓에 자연스럽게 중고 거래가 활발해졌다. 여기에 DSLR 대중화가 맞물려 중고 거래가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또 다른 고가 제품인 오디오도 중고 거래가 일상화됐다. 또한 요즘 대세라는 캠핑도 관련 용품의 종류가 많아서 전부 새 걸로 장만하려면 부담이 크다. 초보자용으로 시작해 점차 전문가용으로 옮겨가는 특성도 나타난다.

■ 중고거래 판매 절차
[step 1] 판매 글 올리기
구매 희망자는 이미 제품 정보를 충분히 숙지했기 때문에 제품 스펙은 별로 궁금하지 않다. 제품 정보보다 상태를 정확하게 기재하는 것이 중요하다. 제품 사진을 정면·측면·후면에서 촬영해 올리고 제품 상태를 정확히 기재한다. 특히 스크래치가 있거나 구성품이 모자라는 등 문제가 있는 부분은 솔직하게 적어야 한다.

[step 2] 연락 기다리기
인기 품목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내놓으면 금세 팔리지만 비인기 품목은 가격과 상관없이 문의조차 없을 수도 있다. 반드시 팔겠다는 생각으로 연락을 기다리지 말고 글을 올린 후에는 마음을 비우는 편이 정신건강에 이롭다.

[step 3] 발송하기
부피가 큰 물건은 포장과 발송이 힘들므로 직거래하자. 작은 사이즈의 물건은 오히려 택배가 편하다. 택배로 제품을 보낸다면 택배 예약 서비스를 활용해보자. ‘택배 파인더’ 앱에서 제품 품목과 크기, 픽업 장소를 입력하면 정해진 시간에 택배 기사가 집으로 온다.

■ 중고거래 판매자 십계명

1. 인터넷에 올릴 물품 사진은 최대한 밝은 장소에서 촬영하는 것이 좋다. 실내 촬영 시 작은 물품이라면 흰 종이 위에 올려놓으면 밝은 느낌을 연출할 수 있다.

2. 판매글은 자세한 사진과 함께 사실에 근거한 설명을 기재한다. 그래야 문의자들의 반복되는 질문을 최소화 시킬 수 있다.

3. 자신의 거점 근처라는 조건으로 직거래하거나 구매자 수수료 부담시 안전거래도 가능한 편이 좋다. 이래야 구매자도 판매자를 신뢰해서 거래 성사율이 증가한다. 단, 구매자가 거래를 취소할 위험이 있으므로 최대한 자신과 가까운 곳에서 직거래 한다.

4. 중고거래 시 문의자가 에누리를 요구할 수도 있다. 만약 이를 원치 않는다면 에누리는 정중히 거절한다는 사전 고지를 미리 해두자. 예의 없는 에누리 요구는 시간 쏟을 필요도 없다.

5. 그럼에도 “멀리서 왔으니 조금만 깎아달라” 한다면 무시해도 좋다. 직거래 장소까지 와서 거래가 무산될 가능성은 매우 낮으며, 사전 협의된 가격에서 깎아줘야 할 의무는 없다.

6. 차후 중고판매 할 생각으로 새 제품을 산다면 사람들이 많이 쓰는 브랜드나 모델이 더 좋은 가격을 받는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특히 스마트폰은 작은 흠집 하나에도 가격이 크게 하락하므로 평소부터 커버와 액정필름을 붙여서 사용하자.

7. DSLR 등의 고가 제품은 포장박스에 이르기까지 구성품을 모두 보관하는 것이 좋다. 구성품이 빠지면 그만큼 가격이 떨어지기도 하지만 포장박스까지 갖고 있다는 사실 자체로 보관 상태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주기 때문이다.

8. 판매글은 주기적으로 새로 올려줘야 판매 확률이 증가한다. 중고나라의 경우 새 글이 워낙 많이 올라와서 내 글은 금세 뒤로 밀린다. 보통 2일에 1번이 적당하다.

9. 판매가를 책정할 때 같은 물건이 얼마에 거래되고 있는지 시세를 꼭 조사해보자. 시세보다 단 1~2만원만 저렴해도 금방 판매된다.

10. 거래를 마친 후에도 안심할 수 없다. 각종 핑계로 환불 또는 기타 클레임이 들어올 수 있다. 그러나 애초 설명된 부분이거나 거래 자체에 문제가 없다면 그러한 불만은 무시해도 좋다. 중고거래 시 사기가 아니라면 환불 및 교환 의무가 없다.

■ 알아두면 좋을 중고거래 용어
- 민트/민트급 : 상태가 무척 좋은 중고제품을 뜻한다. 주로 카메라, 노트북 등 디지털 제품에서 많이 사용한다. 구입 후 거의 사용하지 않은 새 것 같은 제품을 의미한다.

- 박풀/박스풀 : 제품 구입 시 받은 패키지 등을 모두 보관한 제품을 뜻한다. 통상 박풀 제품의 경우 박스뿐만 아니라 제품보증서, 사용설명서 등이 포함된다는 뜻으로 사용된다.

- 운포/택포 : 운송비나 택배비를 포함한다는 뜻의 줄임말입니다.

- 쿨매/쿨거래 : 쿨한 매물의 줄임말이다. 보통 시세보다 훨씬 좋은 조건으로 판매하는 제품을 뜻한다. 지나친 가격 흥정이나 까다로운 조건 없이 매너 좋게 거래한다는 뜻인 쿨거래도 자주 쓰인다.

- ST/스타일 : 정품이 아닌 이미테이션 제품을 뜻한다. 샤넬 ST라고 썼다면 정품 샤넬 제품이 아니라 샤넬 이미테이션 제품을 의미한다.

- 사이즈 미스 : 주로 패션/액세서리 제품 등에서 본인이 원하는 사이즈가 아닌 제품을 구입한 경우를 뜻한다. 사용감이 느껴지지 않는 새 물품 수준임을 강조하는 단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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