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ck to the 8~90’s

 

[공감신문] 1980~1990년, 지금의 한류만큼이나 뜨거웠던 홍콩영화의 전성시대다. 지금의 CJ급인 쇼브라더스와 골든하베스트를 통해 주윤발, 장국영, 왕조현 등을 필두로 다양한 작품들을 선보이며 뜨거운 호황기를 누렸다. (CGV의 약자 중 G가 골든하베스트를 의미했었다고) 그러나 천안문 사태, 홍콩의 본국 반환 등으로 홍콩영화계는 침체기에 빠졌고, 이제는 기억 속에 남았다. 시간이 흘러도 우리의 가슴 속에 간직 될 그때 그 시절, 추억의 홍콩영화를 모아 소개한다.

폴리스 스토리 (警察故事, Police Story 1985)

감독 : 성룡
출연 : 성룡, 장만옥, 임청하, 동표, 탕진업

전성기 시절 성룡의 액션을 볼 수 있는 영화 <폴리스 스토리>. 홍콩 마약밀매 두목과 홍콩 CID 경찰의 활약상을 그린 작품으로 밝은 에너지와 뛰어난 실력을 가진 진가구 순경을 맡은 성룡의 모습은 자기 옷을 입은 듯 참 잘 어울린다. 미국진출 실패 후 성룡이 감독과 주연을 맡아 제작한 이 영화는 지금까지 ‘스턴트 액션의 바이블’로 불리며 세월이 지나도 변함없는 명작으로 손꼽힌다. 성룡만의 액션연기와 슬랩스틱은 명불허전이라는 말이 제격이다. 엔딩 크레디트에 나오는 NG장면은 빼놓은 수 없는 묘미라는 것. 장난기와 진지함을 오가며 우리를 즐겁게 이끌어주는 폴리스 스토리에 우리를 맡겨보자. 초기의 장만옥과 임청하의 풋풋한 매력은 덤.

영웅본색 (英雄本色, A Better Tomorrow 1986)

감독 : 오우삼
출연 : 주윤발, 장국영, 적룡, 주보의, 이자웅

홍콩 느와르의 시작이자 전설의 영화를 꼽자면 단연 <영웅본색>이다. 지폐를 태워 담뱃불을 붙이는 장면은 지금 봐도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트렌치코트에 선글라스, 입에는 성냥개비를 물던 주윤발은 남성의 로망을 뒤흔들기 충분했고 영화의 OST인 당년정은 지금도 귓가에 맴돈다. 영화 영웅본색은 조직의 거물인 송자호(적룡)와 그의 베스트 프렌드인 소마(주윤발), 자호의 동생 아걸(장국영)을 중심으로 배신과 의리, 그리고 형제애를 진하게 그렸다. 치밀한 구성은 아니지만 균형감 있게 전달되는 두 메시지와 탄탄한 액션이 지금까지 홍콩 느와르의 교과서로 불리며 추억되고 있는 이유가 아닐까. 이 영화의 숨은 재미, 오우삼 감독과 제작자로 참여한 서극이 카메오로 출연했다는 사실.

천녀유혼 (倩女幽魂, A Chinese Ghost Story 1987)

감독 : 정소동
출연 : 장국영, 왕조현, 우마

중국 명나라 시대의 혼란한 시기를 배경으로 전개되는 영화 <천녀유혼>. 순수한 영채신(장국영)은 난약사라는 절에서 하룻밤을 묵던 중 아름다운 가야금 소리에 이끌려 소천(왕조현)을 만나게 된다. 그렇게 소천은 순박한 채신의 모습에 이끌리게 되며 이야기는 전개된다. 처녀귀신과 인간의 사랑을 애틋하게 담아낸 천녀유혼은 전설의 고향 속 섬뜩한 귀신의 이미지를 탈바꿈 시켜준 영화이기도 하다. 故장국영의 풋풋한 모습은 여심을 녹이기에 부족함이 없었고 왕조현의 수려한 외모는 센세이션 그 자체였다. 이런 탓에 중·고등학생 사이에서 그녀의 책받침은 불티나게 팔렸다고. 영화의 OST인 ‘엽천문 - 새벽이여 오지 마세요’는 천녀유혼의 백미.

도신 (賭博, God Of Gamblers, 1989)

감독 : 왕정
주연 : 주윤발, 유덕화, 장민, 왕조현

홍콩 도박 영화인 지존무상의 후발주지만 당시 홍콩 역대 흥행순위 2위를 기록했던 영화 <도신>. 도박의 천재인 고진(주윤발)이 강한 충격에 의해 기억상실증에 걸리게 된다. 그때 도자이(유덕화)가 고진을 헌신적으로 돌본다는 설정으로 이야기는 전개된다. 영웅본색에서 성냥개비를 입에 물었던 것과 달리 초콜릿이 있어야 도박의 신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코믹스런 주윤발을 볼 수 있다.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과 순수한 아이의 모습이 공존하는 그의 눈빛은 아직도 기억 속에 잊혀지지 않는다. 파릇했던 유덕화, 명불허전 왕조현, 미스홍콩출신 장민 역시 눈을 사로잡는다는 것.

아비정전 (阿飛正傳, Days Of Being Wild, 1990)

감독 : 왕가위
출연 : 장국영, 장만옥, 유덕화, 장학우, 양조위, 유가령

“발 없는 새가 있지. 날아가다가 지치면 바람 속에서 쉰대. 평생 딱 한번 땅에 내려앉을 때가 있는데 그건 죽을 때지”, “새가 한 마리 있었다. 죽을 때까지 날아다니던, 하지만 그 새는 어느 곳에도 가지 못했다. 처음부터 새는 죽어 있었기 때문이다”…아비정전 대사 中

당대 최고의 톱스타들을 만나볼 수 있는 영화 <아비정전>. 왕가위 감독의 데뷔작 열혈남아(1988)에 이은 두 번째 작품이다. 개봉당시 영화를 보던 관객은 열혈남아와 같은 액션이 등장하지 않는다며 극장에서 소동을 피운 일화는 유명하나 시간이 흘러 그 진가를 인정받았다. 아비정전은 5각 관계 구도로 사랑과 인간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한 채 살아가는 아비, 어떤 것도 그를 채워주지 못한 마음의 결핍과 허망함이 이 영화의 감상 키포인트다. 아비(장국영)가 거울 앞에서 맘보춤을 추는 장면은 지금도 회자되는 명장면으로 꼽힌다는 것.

정무문 (精武英雄, Fist Of Legend, 1994)

감독 : 진가상
출연 : 이연걸, 전소호, 채소분, 진패, 주비리

이연결 무술 영화 중 베스트에 꼽히는 작품 중 하나인 <정무문>. 1910년경 각 열강들의 이권 싸움으로 극심한 혼란 상태였던 상해를 배경으로 스승과 제자의 사랑, 의리, 도리 등을 담아냈다. 진진(이연걸)은 적을 쓰러뜨리기 위해 무술을 하지만 상대의 힘을 역이용하여 적을 쓰러뜨린다. 다양한 액션신과 더불어 일본 군인과의 1:1 대결은 눈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정무문의 이연걸의 무술은 영화의 도구가 아닌 영화가 이연걸의 무술에 따라가듯 느껴진다. 화려함보다는 탄탄하고 섬세하게 짜인 이연걸의 솜씨를 오롯이 즐기며 감탄할 수 있다. 동방불패, 황비홍 등 많은 작품에서 쌓은 경험에 노련함이 더해진 이연걸. 전통 무술의 진수를 맛보고 싶다면 정무문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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