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경제적 압박에 따른 정신건강 악화, 젊은 세대 정신건강 문제 지원할 서비스 필요
[공감신문] 사회·경제적 압박으로 연애와 결혼, 출산은 물론 내 집 마련과 인간관계, 꿈, 희망까지 포기한 'N포세대' 청년들의 정신건강이 최근 5년 사이 눈에 띄게 악화됐다. 5년 전보다 20대 남자는 우울증을 더 많이 경험했고, 20대 여자는 술과 담배 의존성이 높아졌다.
12일 보건복지부의 '2016년도 정신질환실태 역학조사'에 따르면 국내 18∼29세(이하 20대) 남자의 '주요 우울장애'(우울증) 1년 유병률은 2011년 2.4%에서 2016년 3.1%로 증가했다.
우울증은 2주 이상 거의 매일 우울한 기분, 흥미 상실, 식욕·수면 변화, 피로, 자살 생각 등으로 일상생활이나 직업상 곤란을 겪는 질환이다. 1년 유병률은 지난 1년간 한 번 이상 질환을 겪은 적 있는 사람의 비율을 뜻한다.
20대 남성의 우울증 증가는 성인 남자(18∼64세)의 우울증 유병률이 동기간 1.8%에서 1.2%로 감소하고, 여자도 4.2%에서 1.9%로 하락한 것과 비교할 때 특이점으로 분류된다.
이번 조사를 총괄한 홍진표 삼성서울병원 교수는 "20대 남성의 우울 장애 증가는 취업 고민, 스트레스, 불안 등 다양한 사회적 요인이 결합한 결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번 조사 결과는 전체 자살률은 떨어지는데 20∼30대 자살률이 증가하고 있는 경향과 젊은 세대의 삶의 만족도가 떨어지고 있다는 최근 연구 결과들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대 여성은 과다한 음주로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있어도 지속해서 술을 먹는 '알코올 사용장애'가 증가했다. 20대 여성의 1년 유병률은 2011년 5.7%에서 2016년 6.9%로 커졌다. 이는 동년배 남자 1년 유병률이 6.9%에서 5.7%로 줄어든 것과 크게 비교된다.
또한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과도한 음주를 지양하는 인식이 퍼지면서 성인 1년 유병률이 2006년 5.6%, 2011년 4.7%, 2016년 4.1%로 감소하는 추세와도 반대되는 결과다.
20대 여성은 담배 의존도도 높은 편이었다. 니코틴 중단으로 인지적, 신체적, 행동적 부적응 증상을 보이는 '니코틴 사용장애' 유병률은 여성 그룹 가운데 20대가 1.1%로 가장 높았고, 40·50대(0.7%), 60대(0.5%) 순이었다.
젊은 여성의 알코올, 니코틴 사용 장애는 스트레스 해소 목적으로 술과 담배를 이용하는 여성들이 예전보다 늘어난 것에 따른 현상으로 분석됐다.
홍 교수는 "이번 조사에서는 20대의 정신질환 증가 문제가 유의미하게 드러났다"면서 "20대를 위한 알코올 예방 정책, 금연 지원 사업 등 정신건강서비스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신질환 실태조사는 5년에 한 번씩 실시되고 있으며, 2016년 조사에서는 20대 759명(남자 378명, 여자 381명) 등 18세 이상 성인 5102명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