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이후 미국 무역 적자 2배 이상 늘어…"벌써부터 확대해석할 필요는 없어"

펜스 美부통령 / 연합뉴스=공감신문

[공감신문] 미국 부통령에게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에 관한 언급이 나왔다. 이에 따라 한미FTA의 미래가 다시 불투명해졌다. 다만 재협상이 아닌 개정이라는 완화된 표현을 쓴 만큼 이번 발언을 너무 확대해석할 필요는 없다는 주장도 나왔다.

지난 16일 방한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일정 마지막 날인 18일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 연설에서 "한미FTA 재검토 및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최고위층에서 한미FTA를 직접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전 한미FTA 재협상을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취임 후에는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외국과 체결한 모든 무역협정의 재검토를 지시한 행정명령 또한 한미FTA만을 겨냥한 것은 아니다.

일단 미국 정부의 최우선 관심사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다. 따라서 한미FTA에 대한 실질적인 행동이 있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최근 한미FTA는 미국 수출에 도움이 됐다고 평가한 것은 한국에 긍정적인 신호로 여겨졌다.

(연합뉴스=공감신문)

USTR은 지난달 30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한미FTA 협정이 미국의 아시아 내 핵심 전략 파트너와 유대를 강화하는 한편 미국 수출업체를 위한 한국의 사업 환경을 개선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미국 내에서 한미FTA 재협상론은 한발 물러났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하지만 펜스 부통령의 발언으로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게 됐다.

펜스 부통령은 "한미FTA 이후 5년간 미국의 무역 적자가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미국 산업이 진출하기에 너무 많은 장벽이 있다"며 "이것은 분명한 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동안 우리 정부의 설득에도 미국의 입장에 별다른 변화가 없음을 보여준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펜스 부통령이 이번에 한미FTA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밝힌 것은 아니다. 표현 또한 재협상보다 완화된 표현인 개정이라는 단어를 택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재협상과 개정은 다르다"며 "한미FTA에 대한 전면적인 재협상을 이야기한 것이라기보다는 양국 간 이행 이슈나 미국이 관심 있는 통상현안에 대한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모든 가능성을 다 열고 있다"며 "미국 측 움직임을 계속 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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