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압 받아 앵커 교체하는 것은 자존심 용서하지 않았고,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생각"

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 / 연합뉴스=공감신문

[공감신문] 구속 수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JTBC 앵커를 교체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JTBC 뉴스 앵커는 손석희 사장이 맡고 있다.

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은 지난 16일 박 전 대통령이 JTBC에 2번의 직접적인 외압을 행사했다고 밝혔다.

홍석현 전 회장은 이날 유튜브에 게재한 'JTBC 외압의 실체, 이제는 말할 수 있다, 홍석현' 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홍 전 회장은 "태블릿 PC 보도 이후에는 정권이 약해졌기 때문에 직접적인 외압은 없었다"며 "다만 태극기 광장에서 저나 제 아들(홍정도 중앙일보·JTBC 사장), 손석희 사장의 이름까지 거론되며 규탄 대상이 됐다"고 말했다.

홍 전 회장은 "물론 그 전에 구체적인 외압이 5∼6번 됐다"며 "대통령으로부터 두 번 있었다. 이번에 처음 밝힌다"고 강조했다.

이어 "외압을 받아 앵커를 교체하는 것은 자존심이 용서하지 않았고 21세기에 또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믿었기 때문에 외압을 견뎌낼 수 있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외압의 내용이 손석희 사장이 맡은 앵커를 교체하는 것이었음을 우회적으로 밝혔다.

이에 대선정국에서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다고 평가받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는 언론을 압박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 / 연합뉴스=공감신문

안철수 후보는 18일 페이스북에 "어떤 경우에도 언론은 부당한 압력을 받아선 안 된다"면서 "권력 앞에서도, 자본 앞에서도, 다중의 위력 앞에서도 언론은 보호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문재인 후보 선대위 윤관석 공보단장도 이날 브리핑에서 "언론의 큰 역할은 국민의 목소리를 제대로 전달하고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하기 위해 진실을 보도하는 것이므로 언론사에 외압을 가하는 것은 국민을 겁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문 후보는 지난 7일 신문의 날을 맞아 페이스북에 "언론의 자유는 언론인들의 정론·직필 정신과 언론을 좌지우지하지 않겠다는 정치권력·자본의 탐욕억제로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

그는 "한 시대 언론자유는 그 나라 민주주의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라며 "우리는 언론을 정권안보의 목적으로 이용하는 권력과 이윤 극대화의 방패로 삼는 자본의 탐욕을 억제하지 못하는 불안정한 언론환경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경없는기자회'의 언론자유 지수에 따르면 참여정부 시절 31위로 아시아 최고였지만 이명박·박근혜 정권을 거치며 지난해 70위까지 내려가 아프리카 수준"이라며 "권력과 자본의 언론에 대한 압박과 통제가 더 교묘해지고 강화됐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홍 전 회장처럼 박 전 대통령 정권에 외압을 받은 곳이 더 밝혀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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