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센트 "협의 끝에 기능 폐쇄…불편 야기해 송구"

iOS의 위챗 내 팁 주기 기능이 폐쇄되면서 텐센트와 애플의 OS 전쟁 서막이 올랐다는 분석이 중국 인터넷을 달궜다. [사진=봉황망 봉황커지]

[공감신문] 애플과 텐센트가 결제 서비스 기능 문제로 충돌하며 양 사간 전쟁이 시작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애플은 지난 19일 iOS에서 중국의 모바일 메신저 위챗(WeChat) 내 '팁(Tip) 주기' 기능을 중단시켰다.

위챗에는 좋은 글을 발행해 '구독자'들에게 콘텐츠를 배포하고, 구독자들이 자발적으로 팁을 줄 수 있는 '잔샹(赞赏)' 기능이 있다. 독자들이 발행자에게 주는 팁은 콘텐츠를 읽고 재미나 감동을 느낀 데 대한 감사의 표시로 건네는 자발적 사례금인 셈이다.

위챗에서 이 팁 송금은 주로 위챗의 자체 결제 서비스 '위챗페이(WeChat Pay)'로 이뤄진다. 팁의 금액은 최소 1위안(약 166원)부터 최대 256위안(약 4만 2406원)까지 보낼 수 있다. 이 기능은 중국 내에 확대되고 있는 온라인 팁 문화 '다샹(打赏)'을 모바일 메신저로 구현한 대표적 사례로 꼽히기도 한다. 

한편 19일 위챗은 애플 iOS의 새로운 규정에 따라 위챗 공공 계정의 잔샹 기능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애플이 이 잔샹 기능을 돌연 폐쇄하면서, '텐센트와 애플의 전쟁의 서막이 열린 것'이란 주제가 중국 전역의 온라인을 달궜다. 반면에 안드로이드OS에서는 잔샹 기능이 그대로 유지된다.

또한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 애플이 '무(無)형의 디지털 상품'에 대해서는 '애플페이'로만 지불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은 더욱 커졌다. 

단 일반적 인터넷 쇼핑에서는 애플페이의 사용이 강제되지 않는다. 이는 이번 잔샹 기능 중단의 배후에 디지털 콘텐츠에 대한 '결제 서비스' 패권을 다투는 애플과 텐센트의 OS 생태계 전쟁이 도사리고 있다는 얘기다. 인터넷 지불 결제는 OS 생태계를 구성하는 중요한 사슬이다. 

한편, 중국 언론은 이에 대해 "애플이 수수료를 원하는 것"이라는 등 다양한 해석을 내놨다. 애플이 잔샹 기능을 인앱 구매로 끌어들여 수수료를 취하려 한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텐센트는 잔샹 기능을 통해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봉황망 봉황커지(凤凰科技)는 애플의 잔샹 기능 폐쇄에 대해 "텐센트와 애플의 미래 생태계 전쟁의 서막이 열린 것을 상징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텐센트 측은 공식 발표를 통해 "애플과의 장기적인 협의 끝에 iOS 버전에서 잔샹 기능을 폐쇄하기로 결정했으며 불편을 야기해 죄송하다"고 전했다. 이는 텐센트 측이 애플과 협상 노력을 시도했음을 우회적으로 언급한 셈이다. 

그러나 텐센트는 이번 조치가 결국 애플의 인앱 구매(IAP) 정책에 따른 것임을 인정하며 "애플의 요구에 따라 비(非) IAP 체계를 통해 클릭 혹은 외부 링크를 할 수 없게 돼 부득이하게 이 기능을 닫게 된 것"이라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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