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신문] 단 한 번의 삶의 무도회, 꽃길만 걸을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산다는 것이 누구나 비슷하게 보이지만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어떤 사람은 인생을 이해할 수 없는 픽션처럼 살고 또 어떤 사람은 이해가 가는 논픽션처럼 사는 사람도 있습니다. 또 어떤 사람은 매일매일 눈물 없인 볼 수 없는 감동의 다큐멘터리를 찍으며 살아갑니다. 

작가로 살고 있는 나를 돌아보더라도 최선을 다해 살고 있지만 때로는 이해할 수 없는 소설의 주인공이 되기도 하고 또 때로는 눈물 없인 볼 수 없는 다큐멘터리의 주인공이기도 했으니까요. 두려움에 떨면서도 도전하다가 실수도 하고 실패를 하지 않기 위해 몸부림치다가도 상처받고 상처를 주기도 하며 살았던 것 같습니다. 아마도 이런 사소한 삶의 조각도 기억력이 없다면 고통도 없을 것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서운하고 미안해지는 기억들이 많이 떠오릅니다. 

최근에는 해묵은 섭섭한 감정을 풀어내기 위해 가끔 교회를 갑니다. 용서하고 참회하며 그리고 더 이상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일주일에 한 번은 '내가 한 행동이 옳았을까? 내가 사랑하는 것은 무엇일까? 지금 난 잘 살고 있는 걸까?'. 를 나 스스로에게 묻고 대답합니다. 지극히 우연이지만 지구별에 여행 온 여행자로서 삶의 무게를 줄여가기 위해서는 지나온 흔적을 돌아보며 반성하며 또 계획해야 앞으로의 삶이 편안하고 행복합니다. 이 모두는 어제의 삶이 나에게 가르쳐 주었습니다. 

삶의 정답은 살면서 경험하면서 찾아가는 것입니다. 반성을 하고 살아도 또 새로운 일에 부딪치면 실수하는 것이 인생이니까요. 누구에게나 돌아보면 애잔했던 날이 있습니다. 그리고 죽을 만큼 고통스러운 날도 있습니다. 또 생의 최고의 날도 한 번쯤은 있습니다. 이미 지나갔을 수도 있지만 아직 만나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어제보다 더 열심히 노력하며 살면 내일은 달라질 수 있다는 희망이 있기에 노력하며 살아갑니다. 힘들 때에는 살면서 가장 행복했던 날을 기억하며 용기를 얻고 자신을 토닥이며 응원해야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습니다. 어쨌든 지금 이 순간의 주인공이 되어야 합니다.

<사진출처: 네이버 코리아 맥블로그>

그리스 시인 소포클레스는 '오늘은 어제 죽어간 이가 그토록 원했던 내일이다'라고 했습니다. 오늘을 잘 살아야 내일의 내 역사가 바뀝니다. 오늘을 무사히 버틴 것에 감사할 것이 아니라 뿌듯한 마음이 들 정도로 잘 살아야 합니다. 

살다 보면 뜻대로 되지 않아 지치고 힘들 때가 있습니다. 그 누구의 말도 위로가 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에는 훌훌 털고 여행을 떠나라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여행은 진정한 치유를 안겨줍니다. 해외가 아니더라도 마음이 이끄는 곳, 원초적인 풍경과 향기가 머무는 곳으로 떠나면 위로가 됩니다. 

오래전 일이지만 교사를 그만두고 '회사원으로 사느냐, 작가로 사느냐'에 대한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 훌훌 털고 마음이 이끄는 곳으로 떠났습니다. 뱃멀미를 심하게 하면서도 단단히 마음을 먹고 배를 타고 청산도를 갔습니다. 토하고 쓰러지고 정말 힘든 여정이었지만 그 가운데서도 기쁨은 컸습니다. 영화 서편제의 촬영지였던 황톳길과 노란 유채꽃과 초록의 청보리가 유난히 나의 발길을 붙잡았습니다.

아름다운 섬, 청산도에서 선택한 고단한 작가의 길이지만 이렇게 글로 세상과 소통하며 나름대로 만족을 찾습니다. 모두가 잠든 새벽에 깨어 행간을 넘나들며 글을 씁니다. 분수껏 밥을 먹고 여행을 하며 살고 있습니다. 아마 그때 다른 삶을 선택했더라면 물질적으로는 더 넉넉하게 누리며 살고 있을지는 몰라도 지금처럼 영혼의 평화와 나만의 여백을 찾으면 살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생각해보면 사람의 운명이 바뀔 즈음에는 위기가 찾아옵니다. 위기다 생각되면 그때가 기회가 됩니다. 새로운 출발역이 됩니다. 이럴까 저럴까 망설이다가 기차는 떠나갑니다. 기회는 한 곳에 오래 머물지 않는 습성이 있습니다. 또 놓친 기회는 두 번 다시 찾아오지 않습니다. 기회다 싶으면 꼭 붙잡고 늘어져야 합니다. 기회가 마지막이라 생각하며 붙들어야 꽃피는 봄날을 만납니다. 오로지 내 정원에만 욕심을 내야 합니다. 

다른 아름다운 정원을 아무리 욕심내고 기웃거려봐야 내 정원이 되지 않습니다. 내 정원은 내가 가꾸어야 합니다. 열심히 나무에 물을 주고 공기 좋고 햇살 가득한 곳에서 정성으로 보살피면 됩니다. 어떤 나무가 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다만 후회 없을 만큼 확신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면 그만입니다. 그리고 결과를 겸허히 기다리면 됩니다.

하늘이 감동할 만큼의 정성을 기울이면 됩니다. 과정이 즐거우면 봄꽃이 피는 최고의 날은 반드시 오니까요. 자신감을 갖고 간절히 미치도록 여기, 내 앞에 머무는 일, 내 곁에 있는 가족, 내가 바라보는 세상의 모든 것을 사랑하면 됩니다. 과정은 다르지만 종착역이 같은 삶의 무도회, 가야 할 먼 길을 바라보며 흔들리는 그대에게 미국의 시인 '알프레드 디 수자'는 이렇게 응원합니다. 

"춤추라, 아무도 바라보고 있지 않은 것처럼.
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노래하라, 아무도 듣고 있지 않은 것처럼.
일하라, 돈이 필요하지 않은 것처럼.
살아라,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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