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신문] 실업률과 물가 상승률이 동반 상승하면서 가계의 경제고통을 수치화한 지표가 5년 만에 가장 최악인 것으로 드러났다.

24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업률은 4.3%,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1%다. 이 둘을 더한 수치인 '경제고통지수'는 6.4로 나타났다. 이는 2012년 1분기(6.8)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경제고통지수는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실업률을 더한 지표다. 국민이 체감하는 경제적 삶의 어려움을 계량화한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3분기 8.6까지 오른 경제고통지수는 이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하락하면서 덩달아 줄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대로 떨어진 2012년 3분기에는 4.6, 4분기에는 4.5를 기록했다. 이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1%에 그친 2013년 4분기엔 3.9까지 떨어졌다.

그렇게 4∼5 수준을 오가던 경제고통지수는 2016년 ▲1분기 5.2 ▲2분기 4.6 ▲3분기 4.3 ▲4분기 4.7로 제자리걸음하다가 올해 1분기에 6대로 '점프'했다.

실업률이 계절적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고려해 동 분기만 비교하더라도 결과는 마찬가지다. 올해 들어 경제고통지수가 갑자기 오른 것은 물가 상승률, 실업률이 동반 상승한 탓이다.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분기 0.9%에서 1.2% 상승했다.

또한 지난해 물가를 끌어내렸던 유가도 반등하고, 농·축·수산물 물가까지 올랐다. 실제 올해 1분기 석유류 물가는 1년 전보다 12.0% 올랐다. 조류 인플루엔자(AI) 등의 영향으로 축산물 물가도 8.6% 상승했고, 수산물(6.6%), 농산물(4.7%) 물가도 가라앉지 않았다.

실업률은 1분기 기준으로 지난해와 올해 모두 4.3%로 2010년(4.7%) 이후 가장 높았다. 조선·해운 구조조정 여파가 지속되면서 실업자가 계속 양산되는 중이다. 뿐만 아니라 청년 고용시장도 얼어붙어서 15∼29세 실업률은 10.8%에 달했다.

국민이 느끼는 경제고통은 올해 내내 지난해보다 높을 공산이 크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1.8%로 지난해(1.0%)보다 0.8% 높다. 실업률도 0.1% 높은 3.8%로 예상됐다.

김광석 한양대 겸임교수는 "지난해 국제유가가 저점이어서 물가 상승률도 저점이었지만 올해는 전년 대비 물가 상승률이 커질 것"이라며 "구조조정이 여전히 진행되고 있고 올해 베이비붐 세대들이 대거 은퇴해 새롭게 일자리를 구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여 실업률도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