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직접 투자액, 지난해 352억달러로 '역대 최고 기록'…"중국은 생산기지로서의 매력 없어"

삼성전자 미국 전장기업 하만 인수 (연합뉴스=공감신문)

[공감신문]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한국의 대(對) 중국 직접투자도 최근 몇 년 사이 정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지난해 미국에 대한 직접투자는 중국의 4배에 달할 정도로 늘었다.

24일 한국수출입은행 해외투자통계를 보면 한국의 총 해외 직접투자액은 2007년 231억 달러(26조2900억원)에서 꾸준히 증가했다. 이후 10년 만인 지난해에는 352억 달러(약 40조900억원)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하지만 중국에 대한 투자는 2007년 57억 달러에서 지난해 33억 달러(3조1600억원)로 오히려 줄었다. 대 중국 직접투자액은 ▲2013년 52억 달러 ▲2014년 32억 달러 ▲2015년 30억 달러 ▲2016년 33억 달러로 지난 2013년 이후 30억 달러대 수준에 머물렀다.

전문가들은 2014년 중국 투자가 전년 대비 감소한 이유로 삼성전자의 70억 달러 규모 시안(西安) 반도체공장 건설이 2013년 일단락된 것을 꼽았다.

(연합뉴스=공감신문)

중국 투자가 감소한 만큼 미국과 베트남을 중심으로 전체 해외 직접 투자액은 크게 늘었다.

지난해 대 미국 투자는 129억 달러(14조6900억원)로 중국 33억 달러의 4배에 달했다. 지난해 미국 투자는 2013년(57억7000만달러)보다 123.6%나 급증했다.

이는 선진기술 도입을 위해 미국 기업을 인수·합병(M&A)하는 경우가 늘었고, 현지시장 진출을 위한 투자도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세계 최대의 미국 전장기업 하만(HARMAN)을 80억달러에 인수하는 등 최근 3년간 미국에서만 10여개 기업을 인수했다. 또한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텍사스 반도체공장에 10억 달러를 추가 투자한다.

현대자동차도 앞으로 5년간 31억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미국 투자 계획을 올 초에 발표했다. LG전자도 테네시주에 연간 100만대 생산능력을 갖춘 세탁기 공장을 짓기로 했다.

강력한 보호무역주의를 앞세워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주요 대기업에 미국 내 공장 건설 등을 요구하면서 이런 흐름은 더욱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베트남에 대한 투자도 2013년(11억5000만달러)에서 2016년 22억7000만달러(2조5800억원)로 3년 사이 2배 가량 증가했다.

연평균 6%대의 높은 경제성장률과 젊은 노동력, 저렴한 임금으로 주목받는 베트남에는 중소기업의 진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2014년 베트남에 진출한 화장품 제조업체 ㈜새롬코스메틱의 김은호 대표는 "베트남이 인건비 측면에서도 장점이 있어 2∼3년 안에 공장 설립도 검토하고 있다"며 "생각만큼 매출이 확 오르지는 않았으나 꾸준히 사업하면 실망하지 않을 나라가 베트남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IBK경제연구소 김용덕 박사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해외에서 성장 동력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점점 활발해지고 있다"면서 "중국은 성장둔화와 자국 기업 우대정책, 임금 상승 등으로 생산기지로서 매력이 떨어져 중국 투자는 감소하거나 정체하는데 비해 미국과 베트남으로의 투자는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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