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형적인 미남/미녀는 아니지만’…

[공감신문] 작년 가을 쯤, 소위 ‘은근한 훈남’이라 불리는 남자 배우의 인터뷰에 참석한 일이 있었다. 정면에 앉은 그의 얼굴을 찬찬히 뜯어보며 ‘잘생기긴 했는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미남배우 목격 후기로 ‘후광이 보였다’거나, ‘얼굴에서 빛이 난다’는 얘기를 종종 듣는다. 그러나 기자는 인터뷰에 참석한 그를 보며 ‘그 정도는 아니네(주제도 모르고 감히)’하고 생각했다.

흔히 잘생긴 남자배우를 보고나면 남자친구가 '오징어'로 보인다던데, 기자는 그것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인터뷰를 마치고난 뒤, 화장실 거울 앞에 선 기자는 깜짝 놀랄 수 밖에 없었다. 거울에 비친 기자의 얼굴 때문이다. 그 배우를 보다가 본인의 얼굴을 보고 있자니 그야말로 ‘자괴감이 들고 괴로워’졌다. 이것은 단순한 표현이 아니다. 거울 속에서 정말 실제로 해산물을 볼 수 있었다. 어처구니가 없어 ‘풉’ 하고 실소가 터져 나오기까지 했다.

기자나 여러분도 누군가의 눈에는 세상에서 제일 잘생겨보일 것이다.

거울에 비친 자기 얼굴이 너무 어이없게 생겨서 웃음이 터지다니. 이게 다 그 배우 때문이다. 기자도 집에서는 ‘잘생긴 우리 아들’인데 말이다. 부들부들.

그날 기자는 다수 매체에서 몇몇 연예인을 두고 ‘전형적인 미남·미녀는 아니’라고 하는 것이 얼마나 말이 안 되는 표현인지를 뼈저리게 깨달았다. 그리고 거울 속 오징어와 함께 맹세했다. 다시는 그런 말도 안 되는 표현에 속아 넘어가지 않기로.

■ 사악한 오징어 제조기들

흔히 영화 ‘아저씨’를 두고 ‘여자친구와 보면 안 되는 영화’라고 표현한다. 배우 ‘원빈’이 너무 잘생겨서, 영화가 끝나고 여자친구들의 눈에 남자친구가 ‘오징어’처럼 보이기 때문이란다.

네티즌 사이에 '장동건 실물에 가장 가까운 사진'이라 알려져있는 한 장의 이미지.

전형적인 미남들의 얼굴을 보고 있자면, ‘우리와는 다른 인종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든다. 또한 외모만으로도 경외감이 들기도 한다. 그들을 눈 앞에서 목격한 이들은 후일담으로 ‘후광이 보였다’거나, ‘얼굴에서 빛이 난다’는 말을 내놓기도 한다.

그런가하면 이 ‘외계인’들에 비해 비교적 ‘덜’ 거리감이 드는 마스크의 연예인들도 있다. 이들의 얼굴도 분명 매력 있게 잘생긴 미남이지만, ‘어디선가 본 듯한’ 미남이라는 느낌이 든다. 또한 어째서인지 각종 매체에서는 ‘조각미남은 아니지만’, ‘개성 있는 마스크’ 등등의 수식어를 붙인다. 연예계에서 ‘미남’을 구분하는 기준이 상당히 까다로운가보다.

네티즌들에게 뜨거운 성원을 얻어 '짤'로 제작된 웹툰의 한 컷. [원본=웹툰 기춘씨에게도 봄은 오는가]

그런 연예인들은 보통 ‘잘생김을 연기한다’고 표현되거나, 코믹한 컨셉에 가려져 잘생긴 얼굴이 빛을 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전형적인 미남은 아니지만’이라 소개하기에는 매력 넘치는 마스크의 남자 연예인들을 꼽아봤다. 다만 이미 많이들 알고 있을 작품 활동, 실제 성격 등에 대한 이야기는 가능한 줄이고, 철저히 ‘외모지상주의자’적인 시각으로 그들을 바라보겠다. 한 가지만 더 말하자면 그들 역시 아닌 척 할 뿐, 어지간한 남자들을 오징어로 만들 수 있을 만큼 잘생겼다는 것을 유념해 두길 바란다.

■ 이동휘

[사진=이동휘 인스타그램]

이동휘는 하얀 피부와 동안 덕분인지 핑크색 패션 아이템이 잘 어울린다. 본인도 그 점을 잘 알고 있는지, 핑크색을 선호한다고 밝힌 적이 있다. 또한, 뽀얀 피부와 대조되는 어두운 뿔테안경은 그에게 ‘너드미(美)’를 장착시켜준다. 이외에도 몽롱한 눈빛 역시 그의 매력 포인트 중 하나다. 물론 역할에 따라 그 ‘몽롱함’이 ‘꺼벙함’으로 변신하기도.

[사진=이동휘 인스타그램]

쌍문동 개그맨 ‘류동룡’ 역할로 존재감을 뽐내 많은 사랑을 받은 배우 이동휘는 드라마 종영 이후에도 다양한 작품 속에서 반가운 얼굴을 드러냈다. 그 중에는 촌스러운 차브 패션의 북한 연락책 ‘박명호’ 역할도 있다. 한편 그는 패션에 대한 관심도 지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SNS 계정에서 시크한 표정과 감각적인 스타일링이 돋보이는 사진을 본 팬들은 확인해볼 수 있다.

■ 이시언

[사진=이시언 인스타그램]

남자의 ‘잘생김’에도 기준이 있다. 어떤 이들은 여자처럼 선이 곱고 예쁘장한 미소년을 선호할 것이고, 또 어떤 이들은 남자답고 선이 굵은 상남자 스타일을 선호할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이시언은 상남자 스타일이라 할 수 있다.

[사진=이시언 인스타그램]

곧게 뻗은 그의 짙은 눈썹은 누가 봐도 남자답다. 또한 그의 마스크는 직선적이라는 인상이 강하다. 그의 얼굴은 굵직한 직선, 이른바 ‘수컷’ 냄새가 물씬 풍긴다. 반면에 웃을 때 활짝 구겨지는 그의 얼굴은 친근한 동네 형처럼 ‘빙구미(美)’가 느껴지기도 한다. 마치 유순한 대형견처럼. 그런 그의 반전 있는 외모에다 최근 예능에서의 소탈한 모습까지 드러나자, ‘남사친’ 삼고 싶은 연예인으로 자주 거론되고 있다.

■ 류준열

[사진=류준열 인스타그램]

‘꽃미남’을 결정하는 매력 포인트는 많다. 그 중에는 눈물이 ‘툭’ 하고 떨어질 것만 같은 큰 눈망울도 있다. 이에 비해 양쪽으로 째진 눈은 과거부터 비교적 덜 선호되어왔다. 배우 류준열의 마스크가 이에 해당한다. 두꺼운 눈 두덩이와 가로로 길게 찢어진 눈, 두툼한 입술은 분명 우리가 흔히 ‘미남’이라 부르는 얼굴과는 다르다. 그런데도 수많은 여성 팬들의 마음을 선덕이게 한다. 단순히 그가 맡은 캐릭터가 멋지기 때문만은 아니다.

[사진=류준열 인스타그램]

그는 분명 독보적인 미남형 얼굴은 아니다. 오히려 어디선가 흔히 볼 법한 마스크다. 그런데, 우리 주변의 그런 ‘류준열류(類)’의 얼굴과는 어딘가 다르다. 많은 여성 팬들은 그 ‘어딘가’를 입술로 꼽고 있다. 선명하게 까진 입술이 섹시하게 느껴진다는 것. 그 덕에 그는 ‘잘생긴 것은 아니지만 잘생겨 보이는’ 남자 연예인의 대명사로 불리고 있다. 한편, 나이에 걸맞지 않는 소년스러운 분위기 역시 그의 매력을 돋보이게 한다.

■ 이광수

[사진=이광수 인스타그램]

예능에서의 맹활약으로 코믹한 이미지가 단단히 박혀버린 듯 하다. 하지만 깐족대고 어리숙해 보이는 이미지와 달리 그는 잘생겼을 뿐 아니라 우월한 기럭지의 소유자다. 비록 과거 시트콤에서 바가지머리에 수염을 기른 모습은 우스꽝스러웠지만 그는 분명 서글서글한 눈빛과 선한 미소가 돋보이는 훈남이다.

[사진=이광수 인스타그램]

앞서 ‘평소 성격’에 대한 이야기를 최대한 줄인다고 소개했지만, 이광수의 품성에 대한 이야기를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가 없다. 그는 국내는 물론 아시아 한류팬들에게까지 익히 알려져 있을 만큼 매너도 좋고 예의바르다고 한다. 실제로 이광수는 네티즌들이 그의 매너가 드러나는 장면들을 모아 ‘매너 모음집’을 만들 수 있을 만큼 사려 깊은 행동이 배어있다. 선한 인상과 매너까지 갖췄으니 여성팬들이 모일 수밖에 없다.

저작권자 © 공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