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신문] 야심차게 출시했다가 소리소문없이 사라지는 수많은 게임들. 하지만 서비스가 종료된 후에도 유저들 가슴 속에 남아있는 아쉬운 게임들도 있다. 공감 포스팅팀이 재출시가 시급한 비운의 게임들을 모아봤다.

■ 온라인 RPG게임 <샤이닝로어>

샤이닝로어는 2002년 판타그램에서 제작한 게임이다. 이미 대세였던 ‘리니지’, ‘바람의 나라’와는 다른 타입의 아기자기한 그래픽과 참신한 시스템으로 차별화 시켰다. 실제로 전사, 궁수, 마법사 등의 클래식한 직업 위주인 다른 RPG게임과는 달리 샤이닝로어는 요리사, 엔지니어 등 특이한 직업군을 선택할 수 있었다.

한때 국민게임이라 불릴 정도로 흥했지만 2002년 월드컵 이벤트로 인해 위기를 맞이했다.

샤이닝로어는 2002년 당시 최고의 이슈였던 월드컵에 맞춰 축구복 지급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벤트가 단순히 축구복 지급에서 끝났다면 아무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샤로 운영진들은 월드컵에서 대한민국이 1승할 때마다 축구복 능력치가 2배가 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그런데 2002년 월드컵에서 한국은 모두의 예상을 깨고 4강에 진출해 버렸다. 그 결과 이벤트 지급품인 축구복이 그 어떤 방어구 아이템보다 월등한 상황이 됐다. 이후 게임 밸런스가 와르를 무너지면서 많은 유저들이 이탈했다.

결국 적자에 시달리던 판타그램은 2003년 5월 샤이닝로어 판권을 NC소프트에게 팔았다. 샤이닝로어는 반년을 채 넘기지 못하고 2003년 11월 서비스를 중단한다. 이후 일부 사용자들은 ‘샤이닝 로어’ 부활 운동을 펼치거나, 엔씨소프트로 판권이 넘어가기 전 클라이언트를 지원하는 프리서버를 운영하기도 했다.

■ 온라인 보드게임 <주사위의 잔영>

주사위의 잔영은 2001년 소프트맥스에서 출시한 온라인 보드게임이다. 주사위를 굴려서 자신의 말이 골인지점에 도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소프트맥스 자사의 히트작인 ‘창세기전 3’, ‘창세기전 3: 파트 2’를 활용해서 창세기전 골수팬을 끌어들이는 것에 성공했다. 

창세기전에서 모티브를 따온 각 캐릭터들은 고유의 능력치와 주사위가 모두 달랐다. 이를테면 창세기전 속 강력한 캐릭터인 흑태자는 공격 주사위가 무려 5개로 무쌍을 자랑했다.

하지만 주사위 공격이 높다고 다 이길 수는 없는 법이다. 아무리 좋은 캐릭터라도 주사위의 가호를 받지 못하면 허무하게 패배할 수 있었다. 주사위가 적어도 반전으로 승패가 엇갈리기도 했으니, 이는 오로지 주사위의 잔영에서만 가능한 묘미였다.
 
그러나 2009년 브라우저 폐지와 동시에 서비스가 종료됐다. 소프트맥스 최초의 온라인 게임으로 나름대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출발점에 어울리지 않는 너무나도 초라한 결말이었다.

■ 온라인 RTS게임 <택티컬 커맨더스>

‘택티컬 커맨더스’는 2001년 넥슨이 제작해서 출시한 국내 첫 RTS게임이다. MMORPG의 요소도 가미돼서 외국에선 우수 게임상까지 받은 작품이다. 용병 개념을 도입해 자신의 유닛을 상점에서 고용, 개조, 전직시킬 수 있었다. 굴 등에서의 사냥과 국가 및 행성간 전쟁 시스템으로 유저들끼리의 대전도 활발했다.

여러 유저들이 자신만의 개성 있는 부품으로 무장한 유닛들을 통해서 상대 세력과 맞붙는다. 각 유닛의 상성이나 특성에 따라 전략이 다른 만큼 서로 채팅과 핑을 찍어가며 해당 구역을 차지하기 위한 전투를 벌였다.

2004년부터 2005년 중반까지 유저가 제일 많았다. 나름 깔끔한 그래픽과 활발한 대전 시스템 등으로 호평을 받았으나 넥슨 게임답게 유료화 후 막장운영으로 사람들이 많이 줄었다. 대규모 업데이트로 활로를 찾아보려 했으나 실패하고, 2005년 12월 31일 서비스를 종료했다. 

■ 헌팅 액션 게임 <몬스터헌터 프론티어>

‘몬스터헌터 시리즈’는 ‘헌팅 액션’이라는 장르를 알린 게임이다. 마치 실제로 사냥하듯 몬스터 상태를 유심히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무기와 방어구를 제외하면 캐릭터 스펙은 그대로라서 게이머가 성장하는 게임으로도 유명하다.

해당 시리즈는 타 장르와는 달리 레벨 개념 자체가 없다. 그저 ‘헌터 랭크’라는 게이머 실력을 가늠할 척도만 있을 뿐이다. 그 대신 캐릭터 액션에 점점 익숙해지고, 상대하는 몬스터 패턴 등을 숙지하면서 점점 숙련된 ‘헌터’로 게이머가 성장한다.

‘몬스터 헌터 프론티어’는 이 몬스터 헌터 시리즈를 PC에서 플레이할 수 있게 개발한 것이다. 국내에서는 지난 2008년 한게임을 통해 정식 서비스를 개시했다. 그러나 2011년 운영 부실과 유저 수 부족으로 서비스를 종료했다.

■ 캐주얼 MMORPG <마스터 오브 판타지>

당시 유명했던 메신저 프로그램인 ‘버디버디’에서 2006년 서비스를 시작했다. 줄여서 '마판' 또는 '마오판'이라고 불렸던 이 게임은 다른 게임에서는 볼 수 없었던 다양하고 독특한 시스템들로 큰 인기를 끌었다. 전성기에는 메이플스토리와도 견줄 정도로 흥했던 게임이었다.

이 게임만의 특징이라면 바로 '수업'과 '시험' 시스템이다. 마판은 스킬 입수나 전직을 하려면타 게임처럼 'ㅇㅇ를 ㅇㅇ마리 잡아와라' 같은 진부한 퀘스트가 아닌 해당 컨셉에 맞는 미니게임을 해야만 했다. 거기서 나온 점수를 포인트로 해서 스킬을 배우거나 전직 시험을 치를 수 있었다.

또 한 가지 유저들을 사로잡은 것은 일러스트 시스템이다. 마판은 레벨업 할수록 캐릭터의 일러스트도 함께 성장한다. 처음에는 10대 초반 유년기로 시작하지만 전직을 하면 청소년기를 지나 성인 모습으로 캐릭터 일러스트가 변화한다. 게임 상의 모습은 변화하지 않지만, 캐릭터 정보창에 표시되는 일러스트가 변경되는 것이다.

또한 패션 아이템을 장비하면, 그 아이템이 캐릭터 일러스트에 반영되서 표시된다. 덕분에 캐릭터를 꾸미기 위해 게임하는 유저가 있을 정도였다.

이 게임이 망한 이유는 무책임한 게임 인수와 운영 포기 때문이다. '버디게임'에서 운영하던 마판은 2008년 12월 위메이드가 사업권을 인수하게 된다. 그런데 사업권을 인수한 위메이드가 몇 달 넘게 업데이트를 하지 않았고, 이에 유저 상당수가 떠나가게 된다.

그러다가 아주 간만에 한 업데이트가 바로 전면 무료화라서 유저 수가 매우 많이 빠져나간다.  결국 2010년 9월 게임 자체가 사라지게 되는 결과를 맞이하게 된다.

■ 온라인 액션 대전게임 <그랜드 체이스>

KOG사의 첫 작품으로 2003년 8월 넷마블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후 일본, 브라질, 북미 등 세계 각국으로 수출됐다. 메이플스토리, 마비노기, 던전앤파이터 등과 함께 2000년대 RPG게임의 전성기를 이끌던 흥행작.

섬세한 판타지 배경과 세계관, 귀여운 캐릭터와 그래픽, 그리고 방향키와 Z키만 누르면 누구나 속 시원한 액션을 즐길 수 있어서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런 점들이 어필됐는지 격투게임임에도 의외로 여성 유저 비중이 크다. 초·중딩부터 2~30대까지 유저 연령대도 매우 다양하다.

덕분에 그체 패치가 이루어진 목요일에는 검색어 상위 랭크에 심심찮게 올랐다. 팬카페, 블로그에서 새로운 대전방식에 대한 분석, 신캐릭터에 관한 고찰 등의 포스팅이 수시로 올라오기도 했다. 전성기 시절에는 소설 게시판 등 공홈에서 이루어지는 웹사이트 활동도 활발했다.

그러나 2012년부터 서비스 종료 루머가 나돌다가 2015년 11월 정식 서비스 종료 공지가 올라왔다. 이후 12월 3일부터 환불 절차가 진행됐고, 결국 2015년 12월 31일 그랜드체이스는 12년간의 긴 여정 끝에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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