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신문] 한 때 게임을 술, 마약, 도박과 함께 ‘4대 중독법’으로 제약하려던 시도가 있었다. 아주 다행스럽게도 실제로 시행되진 않았다. 하지만 솔직히 인정할 건 인정하자. 한 번 재미를 느끼면 마약, 도박만큼이나 인생 막장을 달리게 만드는 위험한 게임도 분명히 존재한다. “문명하셨습니다”란 말이 괜히 나온게 아니다. 이에 공감 포스팅팀이 절대 해서는 안 될 악마의 게임을 엄선했다. 이를 보고 “설마”하면서 시작했다가 1년 후 원망의 덧글을 남기지 않았으면 한다.

■ 심즈 (Sims) 시리즈

인생, 즉 인류의 일상을 시뮬레이션하는 게임으로 오로지 "사는(生)" 게임이다. 게임의 개념을 한 번 뒤집은 시뮬레이션이란 장르를 또다시 뒤집어엎은 희대의 문제작. '인간의 관음증을 가장 효과적으로 만족시켜주는 게임', '궁극의 스토킹 게임'이라고도 불린다.

하지만 실제로 해보면 "컴퓨터로 움직이고 말하는 인형놀이"의 느낌이 든다. 이는 초기 개발 당시 인형놀이에서 아이디어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심즈 캐릭터를 지칭하는 ‘심(Sim)’은 게임 내에서 인간에 대응되는 용어로 쓰인다. 즉 심즈는 인간들이라 해석 가능하다.

샌드박스형 게임이라 게임 자체는 쉽고 간단하며, 자유도와 확장성은 극상을 달린다. 또한 한 집안에 거주하는 모든 생명체가 사망하거나 아이만 남겨지면 일단 게임오버 처리되긴 한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스토리 및 엔딩이 없다. 원하는 상황을 자유자재로 조작할 수 있다.

이 게임에서도 잘 나가는 인생을 살려면 난이도가 극악으로 치닫게 된다. 물론 실제 인생보다는 훨씬 쉽다. 처음 만든 '심'이 죽어도 그가 결혼해서 낳은 자식으로 계속 플레이 가능하다. 재미없다고 느낄지라도 어쨌든 살만한 공간에 예쁜 심은 꾸미고 봐야 하니까 게임 구조 자체가 시간 도둑으로 설계된 악랄한 게임이다.

■ GTA (Grand Theft Auto) 시리즈

세계에서 5번째로 가장 많이 팔린 게임 시리즈이자 오픈월드 게임계의 황제. 샌드박스식 액션 어드벤처 게임 시리즈이다. 여러 장르가 복합되어 있어 장르 구분이 힘드나, 굳이 장르를 규정짓자면 "범죄형 샌드박스"라고 할 수 있다. 특유의 자유도와 도시의 삶을 완벽하게 재현한 그래픽으로 인해 CGW 리뷰에서도 만점을 받았으며, 기네스북에도 등록됐다.

제목인 “Grand Theft Auto”는 미국 문화권에서 주로 쓰이는 자동차 절도 범죄를 일컫는 숙어이다. 이걸 약자로 GTA라고 부른다. 한국에서는 ‘그타’라고도 불려진다. GTA 5가 국내에서 흥행하자 ‘SNL 코리아’에서 패러디하기도 했다. 덕분에 시리즈를 모르던 사람들이 GTA 시리즈의 존재를 알게 됐다.

시리즈를 대변하는 가장 큰 특징이라면 역시 무한에 가까운 자유도이다. 미션을 진행하지 않은 채 오토바이를 타고 도시 한바퀴를 빙 둘러보거나, 택시 운전 등의 차량을 이용한 미니게임을 즐길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다트, 골프, 테니스 등의 스포츠 관련 미니게임도 있다. 무엇보다 유명한건 행인들을 패거나 차량 절도, 경찰·FBI·군대와 전쟁을 벌이는 등 갖가지 범죄 행위가 모두 가능하다.

■ 문명 (Civilization) 시리즈

자신의 문명을 선택해 다른 문명과 경쟁하는 턴제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각 문명들은 고유한 특성이 있다는 것을 제외하면 모두 같은 조건이다. 무작위로 결정되는 것이 많아서 실제 역사와 다른 일이 얼마든지 벌어질 수 있다.

게임의 목표는 최대 기원전 5000년에서 최소 기원전 3000년부터 시작해 문명을 발전시켜 승리 조건 중 하나를 충족하는 것. 다양한 승리 조건이 있으며, 무엇으로 승리할지는 게이머 각자가 정하면 된다. 그렇기 때문에 매 턴마다 중요한 의사 결정을 해야 한다.

탐험하다가 확장깔고 발전시키면서 전쟁하는 게임의 시초로 스케일이 크다. 그도 그럴 것이 기원전 4000년의 석기시대부터 시작해서 21세기 우주시대까지가 무대이기 때문이다. 테크트리만 100개가 넘는다. 개척자 하나와 전사 하나만 가지고 시작해서 거대 국가로 성장, 우주를 향해 개척 우주선을 띄우면서 끝이 난다. 설정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2박 3일 내내 하면 게임 오버가 되든, 혹은 해당 엔딩이 나오건 끝은 볼 수 있다.

‘인류 최초의 타임머신‘이란 별명이 있을 정도로 중독성이 마약과 동급이다. 물론 되돌리진 못 하는 반쪽짜리 타임머신. 중독성이 강해 '악마의 게임'이라고도 한다. 역사와 철학을 접목시켜 깊이와 재미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은 명작.

안 그래도 중독성이 무지막자하게 강한 땅따먹기식 게임인데 유려한 그래픽과 수많은 컨텐츠, 변수 창출기를 집어넣었으니 중독이 안 될 수가 있나. 정말로 절대 한 판만 할 수가 없다!!!

■ FM (Football Manager) 시리즈

축구 팀 관리 시뮬레이션 게임 시리즈. 전 세계 축구 팬을 악의 구렁텅이로 빠뜨린 자타공인 악마의 패키지 게임이다. 특히 축구 마니아라면 99.9% 확률로 중독된다고 악명이 높다. 국내에서도 인기가 대단해서 정작 게임 내용은 몰라도 그 중독성으로 유명하다.

여타 시뮬레이션 게임은 정해진 루트에 따라 플레이하지만 FM의 경우 따로 엔딩이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유저가 선택하는 클럽에 따라 세부 목표를 세울 수 있고, 그것을 이루는 순간이 바로 본인만의 엔딩을 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래픽이나 사운드 등의 감각적 요소에 상관없이 그 시스템이 매우 현실적이면서도 몰입도 높은 게임은 현실과 혼동될 정도로 빠져들게 된다는 이론의 가장 좋은 사례다.

축구의 인기가 하늘을 찌를 듯한 영국에서는 이 게임이 이혼 사유가 되기 때문에 '과부제조기'라고 불리기도 한다. 남성잡지 GQ가 뽑은 "20대에 해선 안 될 것" 2위에 랭크되기도 했다. 참고로 1위가 다름 아닌 마약이었다.

■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 앤 매직

문명과 함께 시간을 잃어버리는 최고의 선택. 과거 뉴 월드 컴퓨팅에서 만든 턴제 전략 게임. 자사에서 만든 RPG인 마이트 앤 매직 시리즈와 세계관과 설정을 공유하고 있다. 보통은 너무 이름이 길어서 HOMM이란 약자로 표기하거나 한국에서는 히어로즈 시리즈로 통한다.

필드맵 방식은 보드 게임에서 모티브를 얻었고, 전투 방식은 체스에서 모티브를 얻은 형식이다. 따라서 자유도도 높지만 플레이 시간도 상당하다. 거기에 영웅을 육성하는 육성시뮬레이션도 겸하고 있다. 캠페인만 클리어하려 해도, 미션 하나당 평균 30분~1시간 정도를 잡아야 하는데 그런 미션이 총 86개씩이나 있다.

명작인 3편은 재미도 상당해서 한번 잡으면 끝을 보지 않는 이상 중간에 끊기 어렵다. 다만 4편에서 크게 몰락했고, 5편에 어렵사리 재기에 성공하니 싶더니 6,7편이 졸작으로 전락해 명성이 많이 깎였다.

판타지 턴제 전략게임의 대표작으로 같은 장르의 다른 게임들은 좋든 싫든 HOMM과 비교를 당한다. 각 세력별로 차별화 된 유닛구성, 독특한 자원획득과 테크트리 건설 방식으로 열성적인 팬층을 확보한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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