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신문] 요즘 나오는 게임들의 그래픽은 참 대단하다. 기술의 발전으로 ‘진짜 같은’ 그래픽 구현이 가능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게임 스크린샷은 실사보다도 훨씬 더 실제 같아 놀라움을 자아낸다. 이런 일은 이제 상당히 당연한 일이 되어, 호들갑 떠는 게 오히려 촌스러워 보이기까지 한다.

이에 반해 고전 스타일의 그래픽이 아직 게임시장에서 먹힌다는 것을 증명하려는 듯, 다양한 레트로 그래픽 게임들이 속속들이 출시되고 있다. 그 중 일부는 대중들의 상당한 호평을 얻고 있다. 특히 그 중 ‘픽셀(Pixel)’ 그래픽 게임들이 눈에 띈다.

고전게임이 아니다. 2011년 출시된 샌드박스형 게임 '테라리아'.

유년기를 80~90년대에 보낸 사람들은 최근 쏟아져 나오는 픽셀 그래픽 스타일의 최신작 게임들을 보고 어리둥절 할 수 있겠다. 분명 최근에 출시된 게임일 터인데, 그 그래픽을 보고 있자면 어린 시절의 오락실이나 ‘후 후’ 불고 꽂아 넣었던 ‘게임팩’ 세대가 떠오르기 때문이다. 그런가하면 이러한 픽셀 그래픽을 처음 접하는 젊은 세대는 독특하고 오묘한 매력을 느끼기도 한다.

게임 '툼레이더' 시리즈 주인공의 변천사를 표현한 작품도 있다. [웹페이지 캡쳐]

한 땀 한 땀, 장인정신으로 도트를 찍었던 픽셀 그래픽은 게임 시장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장인들이 한 땀 한 땀 픽셀을 채워 넣으며 만든 이미지는 하나의 예술작품을 지켜보는 것 같다. 오늘의 공감포스트는 픽셀 그래픽으로 만든 작품들, ‘픽셀 아트’의 세계를 살짝 엿보는 시간이 되겠다. ‘도트 노가다’로 만들어진 아름다운 예술작품들을 감상해보자. 또한 픽셀 아트에 직접 도전해보는 것도 좋겠다.

■ 영화 속 명장면을 레트로 스타일로

픽셀 아트 작가들은 의도적으로 고전 게임 속 장면처럼 느껴지는 작품을 만들곤 한다. [웹페이지 캡쳐]

앞서도 언급했듯, 픽셀 아트로 만들어진 이미지는 흡사 고전 게임의 한 장면처럼 보인다. 때문에 어떤 픽셀 아티스트들은 영화 속 장면을 의도적으로 고전 게임처럼 느껴지게끔 만들어내기도 한다.

일본 아티스트 'ta2nb'의 작품 '로마의 휴일'과 '제다이의 귀환'. [웹페이지 캡쳐]

일본 도트 그래픽 디자이너 ‘ta2nb’는 ‘로마의 휴일’, ‘스타워즈’, ‘에일리언’ 등 명작 영화 속의 장면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표현해내 놀라움을 선사했다. 그의 작품은 ‘레고’ 디오라마를 보는 듯한 느낌이 특징이다.

'Charlie_pl'이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는 아티스트는 인기 미드 '왕좌의 게임' 속 인물들을 픽셀 아트로 표현했다. [웹페이지 캡쳐]

이밖에도 픽셀 아티스트들이 작품을 올리는 웹사이트 ‘pixel joint’에서 ‘Charlie_pl’이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는 픽셀 아티스트는 인기 미드 ‘왕좌의 게임’ 속 등장인물들을 픽셀 아트로 그려내 팬들로부터 찬사를 받은 바 있다.

■ 입이 쩍 벌어지는 예술작품들

'1041uuu'라는 닉네임을 가진 이 아티스트는 일본 출신이라 알려져있다. [웹페이지 캡쳐]

기존의 콘텐츠를 픽셀 그래픽으로 재구성하기보다는 자신만의 작품을 ‘찍어내는’ 작가들도 많다. 텀블러 닉네임 ‘1041uuu’을 사용하는 아티스트는 도트 그래픽으로 풍경 등을 빼어나게 묘사했다. 그의 작품들은 아날로그 감성을 자극한다.

주재범 작가의 페이스북 커버 이미지. [페이스북 캡쳐]

국내에도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작가가 있다. 주재범 작가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미술 작품들을 픽셀 그래픽으로 재해석했으며, 이미 해외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도 많이 소개돼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본업이 애니메이터인 그는 ‘픽셀 아트’의 대명사가 되고 싶다는 원대한 꿈을 꾸고 있다.

■ 픽셀 아트, 어려운 듯 쉽고 쉬운 듯 어렵다

주재범 작가는 유명 미술작품을 픽셀 아트로 재해석하고 있다. [웹페이지 캡쳐]

픽셀 아트에 흥미가 생겼다면 ‘나도 한번 해 볼까?’ 라는 생각을 갖게 될 수도 있다. 과거에는 게임 개발사들이 특수한 장비를 이용해 모니터에 직접 한 칸씩 찍어가며 이미지를 그려 넣었다고 하는데, 이제는 전용 프로그램들도 출시되고 있다. 거기에 최근에는 스마트폰 용 어플리케이션으로 픽셀 그래픽을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고 한다. 그러므로 픽셀아트를 하기 위해 특별히 비싼 돈 들여 사야할 장비는 없다. 심지어 컴퓨터마다 설치된 ‘그림판’으로도 도트 노가다를 통해 작품을 만들어볼 수 있다.

유튜브 등에서도 쉽게 픽셀 아트 강좌를 찾아볼 수 있다. [유튜브 캡쳐]

다만 미술이나 색 활용에 조예가 깊지 않다면, 특히 그림 그리는 것을 어려워하는 ‘꽝손’이라면 어느정도 공부가 필요할 듯 싶다. 이는 픽셀 아트 강좌 영상 등을 통해서 배워볼 수 있다. 픽셀 아트가 대중들에게 어필하면서, 여기에 도전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관련 강좌들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픽셀 아트 강좌는 다양한 노하우부터 음영, 반사 등의 효과를 표현하는 방법도 알려준다.

기자에게 시간이 남아돌았던 어느 날 시도해봤던 도트 노가다.

앞서 소개한 것들처럼 정교하고 디테일하며 심미적으로도 아름다운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을 들여야 하겠다. 허나 겁부터 먹을 필요는 없다. 이는 직장인들의 취미생활로 각광받고 있는 성인용 ‘컬러링 북’이나 ‘스크래치 북’과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또한 컬러링 북이나 스크래치 북은 실수하면 되돌리기 어려운데 반해, 픽셀 아트를 만드는 ‘도트 노가다’는 디지털 작업이기 때문에 수정하기 한결 쉬울 수 있다. 어쩌면 픽셀 아트-도트 노가다가 마음을 비워주는 새로운 취미생활로 부상하게 될지 모르니 비오는 주말, 마땅한 약속이 없다면 한 번쯤 시도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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