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한미 FTA는 '끔찍한 협상"… "中 환율조작국 아니야"

[공감신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정부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방침을 통보했다(we've informed them that we'll negoriate.)"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간 천명해온 한미 FTA 재협상의 의지를 분명하게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와의 11일(현지시간) 인터뷰에서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는 모든 면에서 나쁜 협상이지만, 힐러리 클린턴에 의해 만들어진 한국과의 협상(한미 FTA)은 끔찍한 협상"이라면서 한국 정부에게 재협상 방침을 통보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편파적인 협상이 아닌 공정한 협상을 원한다"면서, "우리가 공정한 협상을 하게 되면 미국은 매우 잘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다만 한국에 어떤 경로로 재협상 방침을 통보했다는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은 상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달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도 "한국이 (재협상에) 준비돼 있다"면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나 대신 거기에 가서 얘기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지난 달 펜스 부통령이 방한해 주한미국상공회의소 연설에서 "한미 FTA 개선(reform)이라는 목표를 향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 밝힌 것을 재협상 통보로 여겼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달 로이터 인터뷰 이후 산업통상자원부는 미국으로부터 한미FTA 재협상과 관련한 공식요청을 받은 바 없다고 밝혔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NAFTA로 인해 멕시코와의 무역수지 적자가 700억 달러에 이르고 캐나다와는 무역적자 150억 달러에 이르게 됐다면서, 이에 대해 "커다란(big) 재협상만으로는 충분치 않으며, 거대한(massive) 재협상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공정한 재협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나프타를 종료하겠다면서 "(재협상 후) 즉시 무역적자가 0으로 줄어들 수는 없겠지만, 언젠가 0으로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 기대감을 밝혔다.

이외에도 그는 논란이 됐던 반(反) 이민 정책에 대해서 입을 열었다. 그는 합법적인 이민을 줄이길 원치 않는다고 말하면서도 "능력에 기반을 둔 이민 시스템을 원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호주와 캐나다를 본보기로 들며 "재능있고 우리나라를 사랑하며, 우리나라에 기여할 수 있는, 최소 5년간은 아무런 보조금 없이 살 수 있는 이민자를 원한다"고 말했다.

또한 법인세를 현행 35%에서 15%로 낮추는 등의 대규모 감세 정책은 미국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는 '마중물'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인터뷰에 동석한 스티브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대규모 감세로 인해 재정적자가 커질 것이라는 의견을 부정하면서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는 무언가를 투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단기간 붓는 마중물은 (장기적) 성장으로 이어질 것이다"라며, "10년의 기간에 걸쳐 세수를 2조 달러 늘릴 것"이라 낙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많은 기업이 너무나 높은 세율로 인해 미국을 떠나 해외에서 제품을 생산한다"면서, "이들 기업을 미국 내에 머무르게 하기 위해서는 낮은 세율로 기업들을 끌어들이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아일랜드처럼 세율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한편, 그는 인터뷰를 통해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해결하려는 문제에 있어, 그(시진핑 주석)는 우리를 돕기를 바란다"면서, "만약 내가 그에게 '북핵 문제에서 우리를 도와달라. 그런데 우리는 내일 당신 나라(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것이다'라고 말한다면 어떻게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환율을 조작하지 않고 있다면서, "(미·중 정상회담을 열었던) 마라라고에서 그와 단둘이 10분간만 얘기하려고 했는데 3시간이나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시진핑 주석을 '대단한 사람(a great guy)'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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