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연설서 "유럽연합, 다시 새로워지고 재탄생할 것" 의지 표명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취임 직후 그간 주장해온 'EU 강화'를 위해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를 만나게 된다.

[공감신문] 제 25대 프랑스 대통령으로 당선된 에마뉘엘 마크롱(39) 대통령이 유럽연합(EU) 핵심국가의 정상으로 EU의 결속력을 다지기 위한 '강한 유럽연합' 외교를 본격화한다.

역대 프랑스 대통령들은 취임 직후에 유럽연합(EU)의 핵심 국가인 독일측의 정상과 가장 먼저 정상회담을 갖고 돈독한 佛·獨 관계를 자랑해왔다. 마크롱 대통령 역시 현지시간으로 14일 취임식을 가진 후, 다음 날인 15일 오후(현지시간) 베를린으로 향해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정상회담에 임한다. 프랑스 대통령으로는 외교무대 데뷔전인 셈이다. 

엘리제궁서 취임연설을 하는 마크롱 대통령. [연합뉴스 자료사진 / 연합뉴스=공감신문]

그간 '강한 유럽연합'으로의 강화를 주장해온 마크롱 대통령은 영국의 EU 탈퇴 협상을 앞두고 28개 EU 회원국들의 결속력 강화 방안에 대한 구상을 제시할 것이라 예상된다. 마크롱 대통령의 경제 고문인 장 피사니-페리는 지난 8일(현지시간) 영국 BBC와의 인터뷰를 통해 "마크롱은 영국 정부와의 브렉시트 협상에서 매우 강경한 입장을 취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이밖에도 마크롱 대통령은 강한 유럽연합을 위해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의회를 설립하고 공동예산 운영의 당위성을 피력할 것이라 예상된다. 다만 EU 최대 부유국가인 독일은 이와 같은 재정 제도가 EU 내 저성장국가들을 지원하는 데 활용될 것으로 내다보고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마크롱 대통령과 메르켈 총리는 EU 개혁 방안과 관련한 깊은 논의를 치를 것이라 관측된다. 마크롱 대통령은 대선 레이스 당시 강한 유럽연합을 주장하면서도 EU의 비대한 관료주의를 언급하며 효율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뿐만아니라 영국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는 EU 개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브렉시트를 이어 '프렉시트(Frexit, 프랑스의 EU 탈퇴)'가 일어날 수도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오는 25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도 첫 대면을 하게 될 예정이다.

한편, 마크롱 대통령은 오는 25일 나토 정상회담 참석차 브뤼셀을 방문할 예정인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긴 점심'을 함께하게 될 예정이다. 트럼프는 이번 프랑스 대선을 두고 마크롱과 결선에서 맞붙은 마린 르펜 후보를 지지한다고 우회적으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서는 EU와의 무역협정을 폐기하고 유럽 각국과 개별적 협정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한 트럼프와, EU 결속력 강화를 주장해온 마크롱의 의견이 갈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치고 있다. 

그간 자유무역, EU 강화 등 '개방'을 주장해온 마크롱과, 보호무역 부활, 반(反) 이민, 고립주의 등 '폐쇄' 행보를 걷고 있는 트럼프 간에 어떤 대화가 이뤄질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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