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 전문가 "트럼프 태도 정보동맹 불안 키울 수 있다" 우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공감신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세르게이 키슬랴크 주미 러시아 대사와 면담하는 자리에서 '이슬람국가(IS)' 관련 기밀 정보를 유출했다는 설이 나오고 있다. 

이에 미국 주재 러시아 대사관은 논평 요청을 받았으나, "대사관은 이 문제에 대해 논평하지 않는다"고 16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번 기밀 유출 설은 트럼프 대통령이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해임한 다음 날인 지난 10일, 백악관에서 라브로프 장관 등과 면담하면서 IS 문제를 의논하던 중 관련 기밀을 유출했다는 내용이다. 

워싱턴포스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 기밀정보는 미국과 정보공유협정을 체결한 중동 동맹국으로부터 제공받은 것으로, 그 내용이 상당히 민감해 다른 동맹국 간의 공유를 제안하고 심지어 미국 정부 내에서도 첮러한 보안이 필요한 정보였다. 

이러한 가운데 다수의 전문가들 및 매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기밀정보를 다루는 태도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미국은 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 등 영어권 4개국과 '파이브 아이스(Five Eyes)로 불리는 정보동맹을 유지하고 있다. 파이브 아이스는 각국 정보기관들이 정보공유 등에서 매우 긴밀히 협력하는 동맹체계다. 

이밖에도 미국은 사우디아라비아·이스라엘·이집트·터키 등 동맹들과 정기적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긴밀한 군사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다. 

영국 매체 일간 가디언은 전문가를 인용해 "기밀정보를 다루는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가 영국 등 동맹국의 불안을 키울 수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 토마스 라이트 연구위원은 "미국과 다른 파이브 아이스의 정보기관들은 이제 트럼프 리스크를 고려해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동맹국 정보기관들은 정보의 소스와 정보를 확보한 수단들을 보호하려 모든 행동을 취할 것이다"라며, "심지어 그것이 정보 협력에 나쁜 영향을 미칠 지라도 그렇게 할 것"이라 경고했다.  

또한 캐나다 정보기관에서 분석관으로 일한 스테파니 카빈은 자신의 트위터에 "트럼프가 러시아에 동맹국으로부터 제공받은 기밀정보를 줬다는 뉴스는 미국 정보동맹들, 특히 파이브 아이스에는 최악의 시나리오"라는 내용을 남겼다.

미 국가안보국(NSC)과 국무부에서 근무했었던 컬럼비아대 리처드 네퓨는 "트럼프가 정보를 유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민감한 정보를 공유하지 않는 상황으로 이어진다면, 미 시민들을 포함해 시민들이 죽을 수도 있다"면서, 동맹국이 제공한 기밀누출의 잠재적 위험을 지적했다. 

호주 시드니대의 제임스 브라운 미국연구센터 리서치 책임자는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를 통해 "책임 있는 정보기관의 수장이라면 민감한 정보가 트럼프의 백악관에서 유출될 위험이 커진 상황을 고려할 것"이라 말했다. 

그러나 말콤 턴불 호주 총리는 이와 관련한 질문에 대해 즉답을 피했다. 다만 턴불 총리는 "나는 우리 동맹을 대단히 신뢰한다, 우리 국가 안보의 기반이다"라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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