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영어수업 읽기와 문법에 치중, '입시와의 연계성 부족' 지적

김영수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 / 연합뉴스=공감신문

[공감신문] 당장 올해 수능부터 영어 영역이 절대평가로 바뀐다. 의사소통 중심의 실질적인 영어능력 향상을 위한 선택이다. 그러나 학교 수업은 여전히 독해와 문법 위주로 진행되고 있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고교 영어교사 561명을 설문한 결과를 토대로 '수능 영어 절대평가 도입에 따른 고교 영어교육 내실화 방안' 보고서를 19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현재 고교 영어수업은 읽기와 문법에 치중된 상황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수업에서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문법 영역을 지도하는 비율이 어느 정도인가'란 질문에 교사의 47.8%가 '전체 수업의 40∼50%를 읽기 영역에 할애한다'고 답했다. 읽기 영역에 '60% 이상 할애'한다는 교사도 26.8%나 됐다.

또한 문법은 41.1%가 '수업의 20% 정도 할애한다'고 답했으며 ▲'10% 할애' 25.8% ▲'30% 할애' 20.0% ▲'40% 할애' 3.6% 등 읽기 영역 다음으로 비중이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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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말하기 영역은 54.2%만 '전체 수업의 10%만 할애한다'고 답했다. 20.3%는 '20%만 할애한다'고 답했고, '전혀 하지 않는다'(0%)는 무려 18%나 됐다.

또한 듣기와 쓰기 영역도 각각 43.3%, 54.4%가 '수업의 10%만 할애한다'고 답해 교수 비중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지난 2014년 12월 '2018학년도 수능부터 영어영역을 절대평가로 전환한다'고 확정 발표했다. 그 이유로 '학생들의 과도한 점수 경쟁 완화'와 '의사소통 중심의 실질적인 영어능력 향상'을 꼽았다.

하지만 이번 결과를 보면 실제 '의사소통 중심의 실질적인 영어능력 향상' 교육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현직 교사들은 그 이유로 ▲입시와의 연계성 부족 ▲학부모 민원 ▲물적·인적 인프라 부족 등을 꼽았다.

수능 영어가 절대평가로 바뀌더라도 문항 자체는 여전히 독해 위주라서 학교 수업이 의사소통 위주로 가기는 힘들다. 학부모들이 수능 대비 수업·시험 출제를 요구한다는 것이다.

절대평가 전환에 따른 '과도한 점수 경쟁 완화' 효과를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학습 부담 경감으로 프로젝트 수업, 말하기 발표 등 다양한 수업이 시도되고 있다'는 의견도 있지만 '체감할 수 있는 변화가 없다'는 의견도 많았다.

상위권 학생들의 부담은 줄겠지만 각 등급 경계에 있는 일반학생 대부분은 여전히 점수 경쟁을 해야 한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연구진은 현 시점에서 더 강력한 보완책이 없다면 영어 절대평가 전환에 따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우려했다.

연구진은 ▲영어교사의 말하기, 쓰기 수업설계 및 평가 전문성 신장을 위한 연수 ▲영어교사 학습공동체 활성화 ▲영어 다독 프로그램을 활용한 말하기, 쓰기 교육 강화 ▲학생부 기재 활성화를 통한 말하기, 쓰기 동기 부여 등의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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