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신문] 스스로를 드러내는 용도로 SNS가 활용되기 시작하면서, SNS ‘비 연예인’ 스타들이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재미있는 콘텐츠를 직접 제작하는 계정, 자신만의 패션 스타일링 노하우를 소개하는 계정 등이 유명해지면, 계정의 주인은 어지간한 연예인만큼 인기를 끌기도 한다.

오묘한 표정으로 세계를 강타한 Doge도 엄연히 글로벌 스타라 할 수 있겠다.

그런가하면 반려인들이 반려견이나 반려묘의 사진을 찍어 업로드 하는 ‘반려동물 계정’도 있다. 네티즌들은 사랑스럽고 때로는 우스꽝스러운 반려동물들의 모습을 보고 ‘구독’ 혹은 ‘팔로우’를 하며 팬을 자처하곤 한다.

이번 공감포스트는 SNS에서 뜨거운 인기를 끌며 ‘스타’가 된 반려동물들을 알아봤다. 단, 귀여운 이들의 모습을 소개할 뿐 공감포스트 팀은 책임지지 않으니 ‘귀염사’를 주의할 것!

 

■ 개간지 패셔니스타 ‘보디’

'패셔니스타 개'로 유명한 보디는 타고난 패션모델처럼 능숙하게 포즈를 취한다고 한다. [보디 인스타그램]

첫 번째로 소개할 ‘셀레브리티 견(犬)’은 인터넷 상 ‘개간지’ 사진으로 유명한 패셔니스타, ‘보디(Bodhi)’다. 뉴요커 시바견 보디는 명품 패션브랜드의 옷을 입고 유명한 포토그래퍼와 화보 작업을 하는, 일종의 패션 모델 일을 하고 있다.

보디의 견주는 보디의 SNS 계정 'Mens Wear Dog'를 통해 남성 패션을 제안하고 있다. [보디 인스타그램]

보디가 모델 일을 시작한 계기는 보디의 견주(반려인)인 부부 데이브 펑(Dave Fung)과 예나 김(Yena Kim)의 취미다. 부부는 주말마다 취미삼아 보디에게 옷을 입히기 시작했는데, 마치 모델처럼 포즈나 표정을 취하는 모습을 보고 사진을 찍어 SNS에 공개한 것. 그 사진들이 네티즌들의 입소문을 탔고, 보디는 순식간에 스타덤에 오르게 됐다.

보디 견주는 보디의 모델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직장까지 그만뒀다고 한다. [보디 인스타그램]

보디는 세계 각국의 패션업체에서 옷을 받게 될 만큼 유명해졌고, 부부는 보디의 모델 활동을 뒷바라지하기 위해 기존의 디자이너 직장을 그만두기까지 했다. 부부는 현재 강아지 패션모델 에이전시를 차리고, 수익의 일부를 동물 보호를 위해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 보디의 인스타그램 계정은 팔로워 수 30만을 넘겼다.

 

■ 길거리 출신 믹스견 스타 ‘철수’

'철수'의 매력포인트는 순둥 순둥한 얼굴이 아닐까. [철수 인스타그램]

SNS를 많이 활용하는 반려인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만큼 유명해진 스타견 ‘철수’는 유기견 출신이다. 지난 2015년 동물보호소에서 안락사를 기다리고 있었던 철수를 안진양 씨가 입양하게 됐다. 동네 친구처럼 친근한 이름은 급하게 생각해 즉흥적으로 붙인 이름이지만 워낙 잘 어울렸는지 아직까지 그렇게 부르고 있다고.

새 사진이 올라올 때마다 팬들에게 '덕통사고'를 일으킨다는 철수. [철수 인스타그램]

보통 ‘멈머’들은 사고도 치고 견주를 난처하게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통제 불능의 사고뭉치 멈머들의 매력 또한 바로 그것. 그러나 한 번 버려졌던 경험이 있어서일까, 철수는 순둥한 얼굴대로 성격도 얌전하고 착하단다. 예쁜 얼굴과 진양 씨의 센스 덕분에 패셔니스타에 등극하게 됐고, 지금은 거리에서도 알아보는 이들이 많다고 한다.

견주의 성이 안씨라서 그런 거지, 결코 정치색을 드러낸 것은 아니라고 한다. [철수 인스타그램]

철수의 ‘견생역전’스토리는 모르긴 몰라도 아마 가게에서 돈을 주고 구매하기보다는 유기견을 입양하자는 요즘 추세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진양 씨는 믹스견이라는 이유만으로 입양을 꺼리는 이들의 편견에 맞서기 위해 ‘믹사모(믹스견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라는 네이버 카페를 만들고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 찌푸린 표정이 더 귀여운 ‘그럼피’

LOVE라 쓰여진 머플러와 불쾌해하는 듯한 표정이 절묘하다. [그럼피 인스타그램]

보통 ‘펫 스타’들은 강아지가 많은데, 새침한 고양이에 비해 친근하고 사람을 잘 따르기 때문이라 볼 수 있다. 편견 탓일 수 있겠지만, 고양이들은 어쩐지 사진 찍히는 것을 싫어할 것만 같다.

'그 소리 참 좋더라, 네가 닥치고 있을 때 나는 소리.' [웹사이트 캡쳐]

어딘가 심기가 불편해 보이는 표정의 이 고양이의 이름은 ‘그럼피(Grumpy)’다. Grumpy는 ‘성격이 나쁜’이라는 뜻의 영단어인데, 어째 이름과 그 표정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진다. 마치 아랫입술을 쭉 내민 고집불통 할아버지같아 보이는 이 고양이는 사실 왜소증과 앞니 부정교합을 앓고 있다. 그러나 독특한 이 표정을 통해 SNS상에서 인기 스타가 될 수 있었다. 이 고양이의 표정이 재밌다고 느낀 네티즌들은 그럼피의 사진에 퉁명스럽고 까칠한 대사를 합성해 인터넷 밈(meme)으로 만들어 퍼트렸다. 밈은 우리나라의 ‘필수요소’ 쯤에 해당하는 개념으로 볼 수 있다.

게임 속 주인공으로도 등장하는 그럼피 캣. [그럼피 인스타그램]

그럼피는 현재 독보적인 외모로 미국에서 모르는 이가 없을 만큼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인기 덕분에 그럼피는 영화나 게임, 광고에 출연하고 인형으로 제작되는 등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으며, 그럼피의 가족들은 1000억원 이상을 벌 수 있었다.

 

■ 시크한 표정이 귀여운 ‘아누코’

다소 시크하고 근엄해보이는 아누코는 사실 애교가 많고 사랑스러운 성격이라 한다. [아누코 인스타그램]

그럼피처럼 표정 하나만으로 스타덤에 오른 반려견도 있다. ‘엄근진(엄격 근엄 진지)’해 보이는 이 강아지는 ‘아누코’라는 시베리안 허스키다. 인터넷 상에는 ‘인상 쓰는 허스키’로 더 유명하다.

아누코는 새끼때부터 지금처럼 '엄근진'한 외모였다고 한다. [아누코 인스타그램]

보통 SNS에 올라와있는 강아지 사진은 우스꽝스러운 모습, 또는 해맑은 모습이 대부분인데, 아누코는 차가운 눈빛으로 카메라를 응시한다. 심지어 이마에는 주름까지 잡혀있다. 치명적인 카리스마가 돋보이는 아누코는 새끼 때부터 카리스마가 넘쳤다고 한다. 그러나 아누코는 견주 재스민 밀턴에게 아주, ‘아주 아주’ 특별한 존재다.

'아주 흥미롭구만, 계속 얘기해봐.' [아누코 인스타그램]

재스민은 지난 2013년 당시 자살까지 생각할 만큼 심각한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 그러다가 자신과 비슷한 증상을 가진 다른 환자가 개를 기르면서 병을 극복하는 모습을 보고, 자신도 개를 키우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아누코를 입양한 재스민은 점차 회복됐고, 그 특별한 사연과 더불어 아누코의 독특한 외모로 인해 각종 인터뷰 문의와 모델 활동 제의가 쇄도했다고 한다. 그 결과 밀턴은 의대 학비까지 마련할 수 있었다. 한편 밀턴은 아누코에 대해 “뚱한 표정과 달리 애교가 많고 사랑스러운 성격”이라 해명했다.

 

■ ‘개무룩’ 사진의 그 주인공 ‘달리’

'달리'를 인터넷 상에서 유명해지게 만든 명'짤'. 텅 빈 접시를 바라보는 달리의 공허한 표정이 포인트다. [웹사이트 캡쳐]

‘달리’는 유머 커뮤니티 사이트 등에서 한 번쯤 보았을 법한 유명한 사진 속 주인공이다. 바로 먹을 것을 앞에 두고 세상 해맑은 표정을 짓다가 빈 접시를 보고 침통한 표정을 지었던, ‘개무룩’ 사진이 바로 그것이다.

달리는 샤워를 싫어해 화장실에 갈 때마다 실눈을 뜨고 자는 척을 한다고 알려져있다. [달리 인스타그램]

달리는 오른쪽 앞발이 골절돼 절단하는 수술을 받고 주인에게 버려졌었던 아픈 과거를 갖고 있다. 슬픈 과거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새 주인에게 입양돼 SNS를 통해 해맑은 미소를 전하고 있으며, 올해 초에는 인천공항 명예홍보‘견’으로 위촉되기까지 했다. 장애가 생겨 길거리에 버려졌다가 그야말로 견생역전을 한 셈이다.

'미국판 달리'로 유명해진 SNS 스타견 '뽀빠이'와 만남이 성사되기도 했다. [달리 인스타그램]

달리의 SNS 계정을 보고 있으면 주인의 “혼자 보기 아까운 사진이 많다”는 설명에 절대적으로 공감하게 된다. 달리의 견주 이지은 씨는 달리의 풍부한 표정을 “사람과 공감하는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라 분석하고 있다. 비록 사고로 다리를 잃었지만 씩씩하고 힘차게 달리라는 의미로 ‘달리’라 이름을 붙인 지은 씨는 “유기견, 장애견도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우리 삶을 행복하게 바꿔줄 수 있다는 걸 알리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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