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계 "필승법 '흉내 바둑', 조금이나마 승산 있어"

인공지능 '알파고'와 대국을 펼치는 중국 커제 9단(가운데). [연합뉴스 자료사진 / 연합뉴스=공감신문]

[공감신문] 구글의 인공지능(AI) 알파고와 중국 바둑기사 커제(柯潔) 9단의 두 번째 대국이 25일 오전 10시 30분(현지시간) 중국 저장((浙江)성 우전(烏鎭) 인터넷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시작됐다. 

커제 9단은 알파고와의 24일 첫 대국에서 한집 반으로 완패한 바 있다. 승부에 대해 '예상했던 결과'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이 가운데 바둑계에서는 커제 9단이 알파고를 이길 수단으로 '흉내바둑'이 꼽히고 있다. 

중국 바둑계는 셀프 대국을 통한 자가 학습으로 불과 1년 사이에 인간 수준을 넘어선 기력을 보이고 있는 알파고를 커제 9단이 이길 가능성을 '제로'에 가깝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커제 9단이 알파고를 상대로 백돌을 잡거나, 흉내 바둑을 둘 경우 조금이라도 승산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커제 9단이 알파고를 상대할 비책을 아직 내놓지 않았다면서 앞으로 남은 대국에서 한 판이라도 승리할 것이라는 기대도 품고 있다. 

중국 매체 홍콩01은 커제 9단이 작년 초부터 최근가지 치른 109회의 대국을 분석한 결과, 커제 9단이 백을 잡았을 때가 흑을 잡았을 때보다 승률이 높았다고 보도했다. 커제 9단은 백을 잡았을 때 44승 13패를 기록했으며, 흑을 잡았을 때는 34승 18패를 기록했다. 이는 승률로 봤을 때 각각 77.2%, 65.4%다.

중국 바둑계가 알파고와의 대국에서 이길 '필살기'로 전망하고 있는 흉내바둑은 흑돌을 잡은 경우 바둑판 정중앙인 천원에 첫 수를 둔 뒤, 백과 대칭인 곳에 따라 두는 바둑이다. 천원을 먹히지 않는 한 흑이 적어도 백과 같은 집을 내기 때문에, 덤이 없는 한 흑이 반드시 이기는 필승법이라 전해진다. 

패해법이 없는 흉내바둑을 커제 9단이 채택하고, 알파고의 작은 버그나 결점을 찾아낸다면 승산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그러나 흉내바둑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 특히 '인류 최강의 기사'라는 커제 9단이 기계를 상대로 '쪼잔한' 비겁수를 두는 데 대한 자존심 문제도 걸려있다. 

지난 24일 열린 구글 알파고와 커제 9단의 첫 대국 장면. [연합뉴스 자료사진 / 연합뉴스=공감신문]

한편 커제 9단은 과거 알파고를 이길 '비밀 병기'가 흉내바둑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고 한다. 다만 "실제 알파고와 대국을 할 때는 흉내 바둑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도 했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다만 대국이 펼쳐지고 있는 오후 12시 현재, 커제 9단이 그동안 사용하지 않겠다고 공언해온 '흉내바둑'을 시도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알파고 역시 커제 9단이 흉내바둑을 언급했던 만큼 방비책을 준비해뒀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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