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신문] 모험가, 고고학자 등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고 유물을 발굴하는 캐릭터들은 우리의 모험심을 자극한다. 그들은 정글을 누비고 고대의 신비를 탐험하고자 하는 모험심을 대리 충족시켜준다.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에 상당부분 영향을 받은 어드벤쳐 게임 '언차티드' 시리즈의 원화.

이처럼 매력 넘치는 모험가 캐릭터/소재를 창작자들이 놓칠 리 없었다. 모험가가 등장하는 영화나 게임들은 과거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를 시작으로 2000년대 초반까지 계속해서 쏟아져 나왔다. 그 중 성공을 거둔 프랜차이즈로는 ‘툼 레이더’, ‘미이라’ 등을 꼽을 수 있겠다.

인디아나 존스 박사도 '모험가'가 등장하는 영화의 황혼과 함께 기억 저편으로 사라져가고 있었다.

이 프랜차이즈들은 후속작까지 속속들이 출시하면서 인기를 끌었고, 특히 툼 레이더는 영화로 리메이크되기까지 했다. 그러나 이후 시대가 흐르면서 ‘고대 유적’을 배경으로 하고 ‘모험가’라는 주인공을 내세운 영화는 차츰 주류에서 밀려나게 됐다.

액션 어드벤쳐 영화 '미이라'가 리부트된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다만 이번에는 호러영화로 제작된다고.

그런데 최근 반가운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바로 ‘미이라’, ‘툼 레이더’ 등 과거 우리의 모험심을 자극했던 영화들의 리메이크/리부트 소식이다.

대자연이나 험난한 오지에 뛰어들어 보물을 찾아내고픈 이들에게 영화와 게임 속에 등장하는 모험가들을 소개한다.

이번 공감포스트는 정글과 오지를 구르고, 탐사라는 핑계로 유적을 파괴하고 유물을 노획하는 모험가들을 소개한다. 어쩌면 제목처럼 ‘도굴꾼’이라 봐야할 지도 모르겠다.

 

■ 이런 캐릭터의 원조격 인물, 고고학 박사 인디아나 존스

미국에서 인디아나 존스는 국내에서 생각하는 것보다도 훨씬 더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명배우 ‘해리슨 포드’를 지금의 위치에 올려놓은 영화는 무엇일까? 물론 ‘한 솔로’ 역을 맡아 인기를 끌었던 스타워즈 시리즈도 있겠지만, 그를 대표하는 영화 캐릭터는 아마 ‘인디아나 존스’가 아닐까?

그를 상징하는 것은 중절모, 채찍, 그리고 특유의 입담.

영화 속에서 존스 박사는 뛰어난 고고학자로, 세계 곳곳의 유적지에서 유물을 발굴한다. 그 과정에서는 악당들이 등장해 그를 위협하곤 하는데, 그때마다 매번 기지를 발휘해 위기를 모면하거나 타개한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의 행적은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한다' 싶을 만큼 악랄한 도굴꾼에 불과하다… 저 표정을 보라!

다만, 고고학계에서 존스 박사를 ‘고고학자’라고 인정할 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나올 수 있겠다. 영화를 보다 보면 ‘저게 고고학자야, 도굴꾼이야?’ 하는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1981년 개봉한 시리즈 첫 번째 작품 제목은 '레이더스'. AKA 도굴꾼.

인디아나 존스 영화 시리즈의 첫 번째 편 제목은 사실 ‘레이더스(Raiders)’다. 이 단어는 침입자, 도굴꾼을 의미한다. 존스 박사가 하는 행위가 고고학이라기보다는 도굴에 가깝다는 점에서, 당초 정해졌던 영화 제목이 조금 절묘한 감도 있다.

일명 '원숭이 골 요리'로 유명한 시리즈 두 번째 작품 속 장면.

어쨌거나, 인디아나 존스가 대단히 매력적인 캐릭터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존스 박사의 첫 등장 이후 그를 모티브로 삼은 캐릭터들이 속속 등장했으며, 이들 중 상당수가 성공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캐릭터의 원조격인 존스 박사는 현대의 ‘모험가’라는 캐릭터를 정립한 셈이다.

중절모와 채찍의 원조는 바로 이분, 로이 앤드루스.

그런 인디아나 존스도 모델이 된 실존 인물이 있다. 팬들 사이에서는 일전에 공감포스트에서 소개한 고고학자 로이 앤드루스가 인디아나 존스의 모델이라는 설이 지배적이다. 로이 앤드루스는 늘 중절모를 쓰고 채찍을 들고 다녔으며, 적(?)에게 쫓기고 전투를 벌이기도 했다고 알려져 있다. 그와 존스 박사를 직접 비교해보면 여러모로 비슷한 부분이 많다.

시리즈가 이어지며 인기를 끌자, 설정 속에만 존재했던 존스 박사의 아버지 '헨리 존스'도 등장하게 됐다.

영화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는 1981년 첫 번째 작품 ‘레이더스’ 이후로 ‘인디아나 존스와 마궁의 사원(1984)’, ‘인디아나 존스와 최후의 성전(1989)’, ‘인디아나 존스와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2008)’ 등 정식 넘버링이 이어져왔다.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게 하는 인디아나 존스 옹…

워낙 첫 번째 작품 이후로 많은 시간이 흘렀기 때문에 주연 배우인 해리슨 포드도 어느덧 여든을 바라보는 나이가 됐다. 그러나 프랜차이즈의 인기를 포기할 수 없어서였을까? 루카스 필름을 인수한 디즈니가 다섯 번째 인디아나 존스 영화 제작에 나섰다고 한다.

또한 디즈니의 CEO는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의 리부트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만약 리부트가 될 경우 후속 시리즈는 필연적일 것으로 보이는데, 과연 존스 박사 그 자체라 할 수 있는 해리슨 포드를 누가 대체하게 될 것인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설마 디즈니가 80대 노 배우를 오지에서 굴리지는 않을 테니까.

영원히 '까칠한 존스 박사님'으로 기억될 명배우 해리슨 포드.

많은 팬들은 다섯 번째 시리즈에서 그가 팬들에게 작별인사를 할 것이라 추측하고 있다. 또한 리부트에 대해서도 걱정이 섞인 시선으로 기대를 하고 있다. 그러나 인디아나 존스라는 캐릭터는 우리 머릿속에서 상당히 오랫동안 ‘해리슨 포드’일 것임이 틀림없을 터다.

 

■ 게임 역사에 남을 원조 걸크러쉬 캐릭터, 라라 크로프트

당시에는 저 폴리곤 덩어리가 엄청 섹시한 미인 취급을 받았다고 한다.

비디오 게임이 영화화된 사례 중 가장 대표적 예시로 들 수 있는 툼레이더는 세계적인 인기 프랜차이즈다. 지난 1996년 3D 액션 어드벤쳐 게임으로 출시된 툼레이더는 21년이란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을 정도로 긴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

시리즈를 거듭하며 급격하게 바뀌어가는 라라의 얼굴.

인디아나 존스의 여성판이라 볼 수 있었던 라라 크로프트는 툼레이더 이전의 게임에 등장했던 여성 캐릭터들에 비해 당차고 독립적인 여성이란 평가를 받았었다. 당시 폭발적인 인기로 전세계 게이머들에게 어필했으며, 영국 국적이라는 설정 덕분인지 현실에서 기사 작위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긴 역사만큼 오랜 시간이 흐르면서 주인공 ‘라라 크로프트’에 대한 평가도 달라졌다.

저 무식하게 큰 흉부는 시리즈가 이어져도 절대 변하지 않는 그녀의 상징이다.

라라는 몸매를 드러내는 과한 노출의 복장, 한 치의 동요 없이 적을 학살하는 면모 등으로 인해 여성 캐릭터가 보여줄 수 있는 한계에 도달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부유한 백작가문 출신이라는 배경 설정 역시 캐릭터에 공감할 수 없는 요소로 작용하게 됐다. 그렇게 게임 시리즈는 대중들의 관심에서 서서히 멀어져갔고, ‘한 때 유명했던 게임’ 쯤으로 치부하는 이들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라라 그 자체였던 배우 안젤리나 졸리.

툼 레이더, 라라 크로프트에 대한 얘기를 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있다. 바로 헐리웃 배우 안젤리나 졸리다.

졸리가 출연했던 많은 영화들 중에서도 이 영화가 그녀를 스타로 만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임을 원작으로 영화화된 ‘툼 레이더(2001)’는 준수한 성공을 거둬들였고 특히 주인공 ‘라라 크로프트’를 빼다 박은 듯 닮은 졸리를 스타 배우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실제로 영화판 이후에 출시된 게임 시리즈를 보면, 라라의 모습이 안젤리나 졸리의 외모로부터 상당한 영향을 받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판도라의 상자는 열면 안 된다… 열면 이 영화처럼 된다. 망한다고.

그러나 2003년 개봉한 후속작 ‘툼레이더 : 판도라의 상자’는 안젤리나 졸리와 라라 크로프트의 빼어난 싱크로율 외에 별다른 매력을 보여주지 못했고, 결국 흥행에는 실패하게 됐다.

시리즈의 리부트로 인해 주인공 라라도 상당히 극적인 변화를 맞게 됐다.

다시 게임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시대가 변함에 따라 대중들의 기호도 변한다는 것을 파악한 게임 개발자들은 급기야 툼레이더 시리즈와 라라 크로프트라는 캐릭터 자체를 뜯어 고치기 시작했다. 그렇게 2013년 툼레이더는 리부트됐다.

작품 초반의 이 장면 외에는 거의 대부분 피나 흙먼지를 뒤집어쓰고 고생하는 라라.

리부트된 툼레이더에서는, 이미 완성형 캐릭터에 가까웠던 다재다능한 모험가 라라를 21세의 연약한 여자로 되돌려놨다. 게임은 라라가 우리가 알고 있는 ‘파워풀’한 그녀로 성장해나가는 과정을 담았다.

엥? 이거 거의 호러 아니냐? 해당 작품에서 라라는 정말 온갖 고생을 다 한다.

때문에 게임 속 라라는 과거처럼 거뜬하게 벽을 타고 괴물에게 총을 쏴 갈기지 않는다. 수없이 부상을 당하고, 온몸이 상처투성이가 된 채 추위에 떨면서 흐느낀다. 이 점은 유저들로 하여금 몰입감을 선사했다. 과거의 라라가 너무 완벽해 쉽게 공감하지 못했던 것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탱크탑, 핫팬츠만 있으면 누구나 '툼 레이더'라 우길 수 있다. 기자의 외할머니도 여름만 되면 툼 레이더가 된다.

툼레이더 리부트의 라라 크로프트는 그녀의 상징이랄 수 있는 3요소 탱크탑, 핫팬츠, 쌍권총 중 탱크탑만을 제외하고 나머지를 과감하게 지우고 돌아왔다. 사실 쌍권총은 이제는 다소 촌스러운 설정인데다 현실적이지 못하기 때문에 납득할 수 있었다. 문제는 핫팬츠였다.

라라의 시그니처 무기는 더 이상 쌍권총이 아닌 '활'이 됐다.

리부트된 라라가 긴 바지만을 입을 것이란 소식이 알려지자, 많은 남성팬들이 거세게 반발했다. 그러나 개발사는 핫팬츠가 라라의 내면적 매력을 보는 데 방해가 되는 과도한 노출이라 판단했고 그 입장을 고수했다. 결과적으로 팬들은 이를 수긍하고 긴 바지가 핫팬츠보다 훨씬 실용적이라고 평가를 바꾸게 됐다.

웰컴 백, 라라!

개발사의 선택은 옳았다. 리부트 버전의 툼레이더는 라라의 성적 매력보다 그녀가 모험가로서 성장하는 과정에 초점을 맞췄고, 그 결과 그야말로 ‘초대박’을 치며 2013년을 뜨겁게 달궜다. 뒤이어 출시된 후속작 역시 시리즈를 화려하게 부활시키는 데 성공했고, 세계 팬들은 라라의 귀환에 박수를 보냈다.

클래식 시리즈면 몰라도 최근 리부트된 툼레이더 게임 속 모습과는 나름 유사해 보인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툼레이더의 리부트 소식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영화계에서는 게임 뿐 아니라 영화에서도 라라를 성공적으로 복귀시키고자 했다. 오는 2018년 개봉 예정이라고 알려진 툼레이더는, 리부트판 게임을 원작으로 하는 리부트 영화로 제작된다.

새로운 영화판 라라 크로프트로 낙점된 배우 알리시아 비칸데르.

많은 이들의 뇌리에 ‘툼레이더’라는 캐릭터로 자리 잡은 안젤리나 졸리를 밀어내고 새로운 라라로 낙점된 배우는 스웨덴 출신 알리시아 비칸데르다. 그녀가 졸리를 뛰어넘는 싱크로를 보여줄 수 있을지 많은 팬들이 기대하고 있다.

 

■ 모험가, 도굴꾼, 뭐가 됐든 반가운 그들의 귀환

'PS 소유자라면 훔쳐서라도 해보길 권장'한다고 알려져있는 인기 게임 시리즈, 언차티드도 영화화가 확정됐다.

인디아나 존스 박사와 라라 크로프트의 리부트/리메이크 소식은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다. 그런데 거기에다 이 영화들로부터 영향을 받아 제작된 어드벤쳐 게임 시리즈 ‘언차티드’ 역시 영화화 된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언차티드의 주인공 ‘네이선 드레이크’는 라라 크로프트나 존스 박사에 비하면 까마득한 후배인 셈이다.

젊은 시절의 네이선 드레이크와 배우 톰 홀랜드.

아직 구체적인 예정은 공개된 바가 없지만, 최근 들려오는 외신들에 의하면 영화 ‘스파이더맨: 홈커밍(2017)’에서 스파이더맨 역을 맡은 톰 홀랜드가 젊은 시절의 네이선을 맡는다고 한다. 네이선과 스파이더맨, 두 캐릭터 모두 ‘벽 타기’라는 특징을 지녔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호러 영화로 리부트된 영화 미이라.

또한 이들 작품들과 유사한 어드벤쳐 액션영화 ‘미이라(1999)’ 역시 리부트 사실이 밝혀져 기대를 끌어 모으고 있다. 다만 소재가 유사할 뿐 다소 어둡고 무거운 호러영화로 제작될 것이라고 알려져 있다.

이런 장면을 영화로 볼 수 있다니 손바닥이 촉촉해져온다.

인디아나 존스, 라라 크로프트, 네이선 드레이크 등등 모험가들은 구르고, 깔리고, 뒹굴면서 온갖 고생을 한 끝에 값을 매길 수 없는 보물을 손에 넣기도 하고, 악당들을 물리치기도 한다.

이런 식의 콜라보는 기대하기 어려우려나…?

그런 그들을 지켜보는 우리들은 아찔한 절벽을 뛰어넘고 까마득히 높은 유적을 기어오르며 신비한 힘이 깃든 유물을 찾아나서고 싶어지기도 한다. 우리 가슴 속의 모험심을 자극했던 왕년의 모험가들이 복귀한다는 소식에 걱정보다 기대가 앞서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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