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신문] 靑春 [청춘] : 만물(萬物)이 푸른 봄철. 만물이 푸른 봄철이라는 아름다운 뜻을 가진 청춘.

그 찬란한 뜻과는 다르게 학교나 직장에 치여, 미세먼지에 덮여, 봄을 느끼지 못한 청춘들이 대부분이다.

자신이 청춘임을 잊은 당신, 청춘을 누리지 못하는 당신, 그런 당신을 위해 때로는 유치하게, 때로는 독하게 당신을 위로해줄 영화 몇 선을 모아봤다.

■ 한번 실패한 당신을 위한 영화 <하이큐!! 끝과 시작>

하이큐!! 끝과 시작 포스터 / 출처 네이버 영화

애니메이션 │ 일본
개봉 : 2017.06.01 재개봉
감독 : 미츠나카 스스무
상영시간 : 89분

‘날지 못하는 까마귀, 추락한 강호.’ 카라스노 고교 배구부를 뜻하는 말이다. 카라스노 고교 배구부는 예전처럼 다시 날기 위해 팀을 꾸리게 된다.

괴짜 신입생에서부터 스파이크를 치지 못하는 에이스, 카라스노의 든든한 수호신 리베로. 그들이 모여 다시 한번 강호를 꿈꾸며 도약한다.

하이큐!! 끝과 시작 / 출처 네이버 영화

스코어로 승패가 갈리는 스포츠는 잔인하지만 솔직하다. 그런 솔직한 스포츠물을 다룬 애니메이션답게 나오는 대사도 그렇다. “난 나의 전력을 다해서, 넌 너의 전력을 다해서”

애니메이션스러운 대사, 유치한 대사들이 가득 채워져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 관객들은 보는 내내 심장에 스파이크를 맞는다. 그리고 생각한다. ‘어떤 일에 내가 이들만큼 열정적이었던 순간이 있었나?’

하이큐!! 끝과 시작 / 출처 네이버 영화

영화를 보다 보면 관객도 함께 카라스노 고교와 ‘한번 더!’를 외치게 되는 영화. 언어는 달라도 아주 직설적인 청춘들의 응원이 귓가에 맴돌 것이다.

 

■ 그때 그 시절 청춘, 영화 <동주>

영화 동주 포스터 / 출처 네이버 영화

드라마
개봉 : 2016.02.17
감독 : 이준익
상영시간 : 110분

조국을 위해 하는 모든 일이 죄였던 시대. 이름도, 언어도, 꿈도 허락되지 않았던 일제강점기. 그 어둠에 덮인 시대에도 찬란하게 빛나던 청춘들이 있었다.

그 시절, 육첩방에서도 독립을 그리던 동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괴로워하며 독립을 외치던 몽규. 각자 다른 방식으로 독립을 외치는 청춘들을 볼 수 있는 영화이다.

영화 동주 / 출처 네이버 영화

영화 ‘동주’는 흑백영화이다. 이준익 감독은 기자간담회에서 “윤동주 시인의 흑백 사진 느낌을 그대로 재현하고 싶었다.” “일제시대를 재현하는 데 막대한 비용을 쓰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다.”라고 흑백영상을 고수한 이유를 설명했다.

요즘 우리는 흑백에 익숙하지 않다. 화려한 컬러로 가득 담긴 영상에 익숙하고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것 같은 3D, 4D에 길들여져 있다.

하지만 ‘동주’ 흑백 영상의 정제된 이미지는 그 시절, 어둠의 시대를 그대로 보여주어 오히려 생동감이 넘친다고 할 수 있다.

그 시절, 고뇌하고 아파하는 청춘들을 생생히 느낄 수 있는 영화 <동주>, 이 영화를 강력 추천한다.

 

■ 당신의 어머니를 만나는 시간, 영화 <늑대아이>

영화 늑대아이 포스터 / 출처 네이버 영화

애니메이션 │ 일본
개봉 : 2016.09.13
감독 : 호소다 마모루
상영시간 : 117분

늑대인간과 사랑에 빠진 ‘하나’, 남편은 갑작스러운 사고로 떠나고, 남겨진 건 귀가 쫑긋하며 나오는 것이 일상이며 기분이 좋으면 흔들흔들거리는 꼬리를 가진 아이들뿐이다.

영화 늑대아이 / 출처 네이버 영화

아이가 아파도 늑대아이라는 것이 들킬까 동물병원에 가지도 못하고, 일반 병원에도 갈 수 없는 아슬아슬한 육아, ‘늑대’아이를 키우는 ‘하나’의 이야기이다.

영화의 감독인 호소다 마모루는 차기 미야자키 하야오로 유명하다. 이동진 영화 평론가는 ‘미야자키 하야오 이후는 확실히 호소다 마모루!’라며 극찬했다. 그의 작품들 중에 국내에서 유명한 애니메이션이 많다. 이미 잘 알려진 <시간을 달리는 소녀>,<썸머워즈>,<괴물의 아이>가 바로 이 감독의 영화이다.

호소다 마모루의 영화가 사랑스러운 이유는 관계에 익숙하지 않는 청춘이 등장하기 때문일 것이다. 영화 속에서 성장하는 청춘들, 헤어짐에 익숙하지 않은 청춘들을 날 것 그대로 보여주어 청춘들의 공감을 산다.

 

■ 동심을 잊은 당신을 위한 영화 <인어공주>

영화 인어공주 포스터 / 출처 네이버 영화

애니메이션 │ 미국
개봉 : 1997.12.13 개봉
감독 : 존 머스커, 론 클레멘츠
상영시간 : 83분

바다 왕국의 왕 트리톤, 그의 딸인 공주 에리얼은 인간세계에 관심이 많다. 우연히 바다에 빠진 왕자를 구해주고 사랑에 빠진 에리얼.

그녀는 그를 사랑해 인간이 되고 싶어 하고, 이를 알게 된 바다의 마녀 우슬라는 그녀에게 다리를 주고 영혼을 거래를 하게 된다.

영화 인어공주 / 출처 네이버 영화

다리와 영혼? 저런 불공정한 거래를 동의하는 사람이 있을까? 영화 속 에리얼은 사랑을 위해 그 거래를 받아들인다. 어른이 된 우리는 더 이상 인어공주를 보며 사랑을 동경하지 않는다. 

오히려 콩깍지가 쓰였다며 에리얼을 바보 같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영화를 처음 봤던 그때는 어땠을까? 그 시절에는 에리얼의 솔직함과 당당함을 부러워하지 않았을까?

영화 인어공주 / 출처 네이버 영화

잊었던 동심은 영화의 OST를 들으면서도 되살아난다. “Under the sea~” 보다 “저 바다 밑~”이 익숙했던 그때, 비디오테이프로 영화를 보던 그때, 때묻지 않은 그 동심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는 영화이다.

더불어 더빙보다 자막이 익숙한 지금, 우리나라 성우들이 얼마나 훌륭한지도 알 수 있다.

■ 독한 청춘들의 격한 위로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영화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포스터 / 출처 네이버 영화

코미디, 드라마
개봉 : 2013.02.14 개봉
감독 : 데이빗 O. 러셀
상영시간 : 122분

a silver lining : 불행 속 한 가닥 희망 (은빛 테두리), play book : 각본. 아내의 외도를 목격하고 폭발해 8개월간 정신병원 생활을 한 남자, 남편의 죽음 이후 회사 내 모든 직원들과 관계를 맺은 여자. 이런 비정상적인 사람들에게도 희망이 올까?

영화 속 주인공인 티파니와 팻은 주변인들의 동정 어린 시선을 달고 산다. 하지만 늘 이들은 분노하고 온몸으로 외친다. “너희들이나 잘하세요!” 

자신의 모든 행동을 아니꼽게 보는 일이 즐비하다면 이를 넘어갈 법도 한데 영화 속 인물들은 치부를 들어내면서, 스스로 상처를 후벼 파는 일이 있더라도 나만 미쳤어? 날 그렇게 생각하는 너희들도 미쳤어!라며 끝까지 싸운다.

제니퍼 로렌스, 브래들리 쿠퍼, 로버트 드니로까지. 이름만 들어도 모두 아는 명배우들의 명연기는 똘기로 똘똘 뭉친 캐릭터에 애정이 가는 신기한 힘을 가진 영화다.

영화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 출처 네이버 영화

“calm down, crazy.” 솔직한 청춘들의 격한 대사는 공격적이지만 보는 관객들은 마음이 말랑말랑해지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저작권자 © 공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