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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신문 지해수 칼럼] 내가 환경에 관심을 갖고 달라지게 된 것
  • 지해수 칼럼니스트
  • 승인 2019.05.15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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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나는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자 지은 이 글 제목의 대답은- 더욱 호기심을 증폭시킬법한 대답인 바로 ‘선호하는 남성상’이다. 환경에 대한 고민과 우려들은 어쨌든 ‘공존’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데, 그렇다보니 저절로 ‘어떤 남자?’로 이어지게 되더라는 것이다.

사실 나는 환경문제에 큰 관심이 없었다. 솔직히 분리수거도 제대로 하지 않고 그냥 종량제 봉투에 버린 적도 많았다. 스무 살 이후 자취를 시작하면서, 처음으로 아파트가 아닌 다른 곳에서 살게 되었다. 처음으로 쓰레기를 어떻게 버려야 하는지, 의문이 들었었다. 아파트에선 분리수거 하는 곳이 따로 있었다. 어린 시절, 심부름으로 분리수거하러 혼자 내려오면 ‘이건 유리일까? 캔일까?’ 헷갈릴 땐 경비아저씨가 도와 주셨었다.

pixabay

근데 내가 자취하던 곳엔 그냥 재활용품만 따로 모아두는 게 아닌가. ‘저걸 도대체 누가 다 분리하지?’ 그런 의문이 들었고 괜히 저건 아무도 제대로 하지 못할 거야- 라고 생각하며, 재활용을 제대로 하지 않았던 것 같다. 부끄럽게도 그랬었다.

그러던 중 나는 개인적인 어떤 사건들로 정말 ‘착하게 살아야한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내 나이가 30대가 되어서야 알게 된 ‘진리’였다. 모든 일은 행한 대로 돌아온단 진실을 느끼게 되었다. 그래서 착한 일을 하려고 찾던 와중에, 나는 거의 아예 쌩판 모르는 외국어마냥 차단해놓고 있던 귀를- 환경에게 연 것이다.

항상 ‘위기’라고 말해서 와 닿지 않겠지만 정말 우리 지구는 심각하게 아프다. 당장 내일 아픈 지구 때문에 우리에게 무슨 일이 생기지 않는다고 ‘위기’가 아닌 게 아니다. 지금 당신과 나에게 위기가 아닐 뿐, 지금 이 시간에도 생사를 오고가는 생명체가 너무나도 많다.

바다 생명체들의 몸은 미세 플라스틱으로 인하여 기형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우리라고 안전할까? 절대 아니다. 미세 플라스틱으로 더 이상 생태계를 망가뜨리지 않기 위해 해야 할 첫 번째 노력중 하나는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것이다. 그리고 진짜 이건, 하지 말자고 제안하고 싶은 게 있다. 바로 휴지 뿌리기!

얼마 전 아는 분들의 지인들과 식사를 했을 때 들은 얘기다. 국내에서 꽤 큰 사업을 하시는 분들이었는데, 며칠 전 강남 모처에서 모임을 가지며 한잔 하셨던 모양이었다. 노래도 부를 수 있고 양주도 파는 그런 곳이었는데, 계산서를 보고 깜짝 놀랐었다는 거다. 왜냐면 청구된 영수증에 ‘티슈 5만원’이 적혀있었기 때문. 그래서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내 지인인 오빠가 휴지 무덤 속에 묻혀 마치 먼저 집에 간 것 같은 광경이었다고...
한마디로 휴지를 뿌리고 노셨다는 얘기였다.

다른 동네는 잘 모르겠는데, 어느 순간부터 서울의 몇몇-(아니 부산에서도 봤었다) 클럽에선 휴지를 뿌리고 노는 게 유행이 되었다. 아마도 외국 클럽에서 부자들이 돈을 뿌리고 노는 문화가 이렇게 변한 게 아닌가 싶다. 처음 그런 광경을 보게 된 건 아마 5-6년 전쯤이었던 것 같다. 그때 나는 휴지를 뿌리는 사람을 보고 도대체 왜 저러지? 하는 생각이 들었었다.

정말 하나도 안 멋있었다. 안 그래도 클럽의 바닥은 각종 쏟아진 샴페인과 부딪히며 흘려진 드링크들로 끈적거리는데, 내 신발에 휴지가 들러붙는 것도 너무 싫었다. 아니, 굳이 쓸데없이 왜?

pixabay

지금은 그런 사람 보면, 굳이 왜? 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것이 이미 문화가 되어버렸기 때문에, 다들 그렇게 노니까 할 수도 있는 것-이라고 본다. 심지어 내가 갔던 모 클럽에서는, 아르망디나 돔페리뇽 같은 걸 시키니까 티슈를 한 박스 가져다주더라.
아무것도 모르고 간 사람이더라도, ‘도대체 이 티슈를 뭐 하러 이렇게 많이 주지?’라고 생각할 틈도 없을 거다. 옆 테이블은 마치 구름 양탄자를 탄 듯- 티슈 무덤 위에서 놀고 있을 테니까.

그날 내 지인들은 그렇게 클럽에서처럼 티슈를 너무 많이 뿌려서 5만원이나 따로 청구가 되었던 거다. 나는 클럽에서 이렇게 많은 티슈를 주지 말아야한다고 생각한다. 환경문제는 각자의 양심에 따라- 행동 여부가 결정된다. 웬만한 것들은 법으로 규제되지 않는다. 각 개인에게, ‘그렇게 놀지 마세요’라고 당부할 수는 있지만- 사실 그걸 지킬지 말지는 개인의 의사에 달렸다.

막말로, “내가 샴페인 한 병에 150만원 주고 사먹는데, 쟤는 되고 왜 나는 하면 안 돼? 샴페인 가격에 이 분위기 즐기는 것도 포함하는 건데?”라면 할 말이 없지 않나. 그러니 처음부터 클럽 등에서 이렇게 티슈 주는 문화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손님이 요구하는데 그럼 어떡해?’라는 건 정말 핑계다. 아니 우리나라가 언제부터 티슈를 뿌리고 놀았다고 그래... 심지어 머니건(money gun)으로 돈 쏘고, 힙합 뮤직비디오에서처럼 돈을 막 뿌리는 리치(rich)들이 10여 년 전에도 흔했고 그런 건 아니었잖아...

Kendrick Lamar<HUMBLE> music video 중에서

나는 그렇게 막 버려지는 티슈를 생각하면 저기에 흰 형광물질들이 또 어떻게 해양을 오염시킬까, 그 생각이 든다. 물론 나도 글은 이렇게 쓰지만 환경을 오염시키는 짓들을 더럽게 많이 한다. 그것들을 여기에 다 고백할 생각은 없다. 난 이미 위에서 어느 정도 자기 고백을 했으니까... 그래서 나는 최소한 내가 잘못한 만큼은 안 되더라도 어느 정도 환경에 도움 되는 짓을 아주 요만큼이라도 하고 싶고, 늘 그 사실을 인식하고 행동하려고는 한다.

이 작은 행동은 절대 세상을, 또 나의 주변을 변화시키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고려해야 한다. 이 작은 선택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생각하는 것이다. 그리고 나와 내 주변을 배려하는 것이고, 그것은 솔직히 좋은 이기심이다. 나는 나처럼 이렇게 생각하고 배려하는 남자를 만나고 싶어졌다.

너무 심각하게 환경에 대하여 나에게 강요하고 설명하려 드는 남자는 싫겠지만(!), 그래도 최소한 자기 자신과 사랑하는 가족, 친구, 그리고 저 멀리 알지 못하는 누군가를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는 거다. 마치 종교같은 것 같다. 이를테면 크리스챤인 어떤 여자가 선호하는 남성상에 대하여- ‘엄청 독실한 크리스챤까지는 아니더라도, 신이 있다는 걸 인정해줬으면 좋겠다고 느낀다’는 정도다.

pixabay

나는 앞으로 ‘너도 비닐봉투 쓰면서, 왜 그렇게 이중적이야?’라는 소리를 들을 지라도- 아주 조금씩 환경에 대해 말하려고 한다. 왜냐하면 환경 문제는, ‘그 행동이 그런 영향을 준다고?’ 미처 알지 못해 벌어지는 일들이 많다. 그래서 나보다 나은 누군가가 진짜 행동해줄 수도 있을 것만 같아서! 더 훌륭하고 멋진 사람이 홍길동같이 나타나 줄 수 있을까봐-! 물론 난 그 홍길동을 사랑하진 않을 확률이 크지만-

어쨌든 나는 나의 이 글이, 한 명에게라도 작은 변화를 준다면 정말 고마울 것 같다. 그는 이 행성에서 아마 몇 십 년?을 살며 조금이라도 더 지구와 친하게 지낼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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