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신문] 일본 애니메이션을 생각하면 대부분 떠올리는 ‘지브리 스튜디오’. 이곳을 대표하는 감독이자, 일본 애니메이션계의 거장인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곧 은퇴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매우 안타까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미야자키 하야오란 감독의 이름은 몰라도 ‘이웃집 토토로’, ‘붉은 돼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하울의 움직이는 성’ 등의 작품명을 들으면, 대부분 감탄사를 뱉으며 ‘알고 있다’고 답할 것이다.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끈 작품을 보유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그의 은퇴 소식에 아쉬움을 느끼며 작품들을 다시 한 번 살피던 중 흥미로운 점을 발견했다.

미야자키 하야오.

바로 애니메이션에 숨겨진 이야기와 루머, 소름 도는 해석들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또 이는 미야자키의 작품만이 아닌, 월트 디즈니사 등의 작품에도 존재했다.

이번 편은 통해 그 작품들을 알아볼 것이다. 단순히 감동과 재미를 위한 작품이라고 생각했던 애니메이션의 숨겨진 이야기. 어떤 이야기가 존재할까?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The Spiriting Away Of Sen And Chihiro)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2001년 개봉되나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이다. 여행 중 잠시 들른 곳에서 부모가 돼지로 변해버린 치히로(센)의 이야기에 대한 판타지 애니메이션이다. 치히로는 자신의 부모를 다시 인간으로 되돌리기 위해서 다양한 일을 하고 경험한다.

돼지로 변해버린 부모를 말리는 치히로

단지, 판타지·모험·가족 애니메이션일 것이라 생각했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놀랄만한 해석이 숨겨져 있었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성매매가 성행하던 온천을 배경으로 만들어졌다고 알려져 있다. 과거 일본은 온천에서 성매매가 이뤄졌다고 한다. 일부 일본인은 이곳에서 돈을 빌려 도박을 한 뒤, 돈을 갚지 못하면 자녀를 포함한 가족을 온천에 팔았다고 한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이런 이야기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것이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초반, 치히로의 부모가 주인이 없는 식당에서 음식을 먹다가 돼지로 변한다. 이는 도박을 좋아하고, 남의 돈을 함부로 쓰는 사람들을 표현한 것이다.

유바바와 치히로, 유바바는 온천 성매매 주인이라는 의미다.

이후 돼지로 변한 부모들은 잡혀가고, 치히로는 성매매가 성행하던 온천으로 팔려간다. 또 치히로는 온천에서 일을 하던 중 온천의 주인인 유바바에 의해 이름을 센으로 바꾸게 되는데, 유바바란 명칭은 실제로 일본 온천 성매매 주인을 부르던 말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와 비교하면 포주 정도 되는 것 같다.

치히로의 이름을 센으로 바꾼 것도 그 온천에서 일하던 이들이 가명을 쓰는 상황과도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치히로는 또 매우 악취나고 더러운 냄새나는 귀신을 씻겨, 많은 돈을 얻기도 하는데, 이 또한 온천 성매매 현장을 표현했다고 볼 수 있다.

센이란 이름을 기억하며 온천을 벗어나게 되는 치히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주인공인 치히로가 센이란 가명을 버리고, 자신의 본명인 치히로를 다시 기억해 내면서 현실로 돌아간다. 이런 장면도 성매매에 잡혀 있던 사람이 그 곳을 벗어나면서 가명을 쓰지 않게 되는 모습을 그린 것이라고 한다.

◆이웃집 토토로(My Neighbor Totoro)
이웃집 토토로도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이다. 1955년 일본의 아름다운 시골 마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애니메이션이다. 상냥하고 의젓한 11살 사츠키와 장난꾸러기에 호기심 많은 4살의 메이가 아빠와 함께 도시를 떠나 시골로 이사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단지 가족의 행복과 모험을 그릴 것만 같은 이웃집 토로로에 대한 숨겨진 이야기는 해석 보다, 괴담에 가깝다. 일본의 충격적인 살인 사건과 비교되기 때문이다.

해당 사건은 일본에서 1960년대에 발생한 ‘사야마 사건’이다. 1963년 5월 1일, 사이타마현 사야마시에서 한 여고생이 강간 당한 후 살해당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살해 용의자가 체포되기는 하지만, 여전히 의혹이 많다는 평가다.

이런 내용의 시야마 사건과 이웃집 토토로는 믿지 못할 공통점이 존재한다. 첫 번째 이웃집 토토로의 배경은 사이타마현 쇼자와다. 사건이 있던 사야마시와 인접하고 있다.

시야마 사건 피해자 언니는 동생을 찾아 마을을 돌던 중 살해된 동생을 발견한다. 이후 충격을 받은 피해자 어니는 ‘고양의 도깨비를 봤다’, ‘큰 너구리를 만났다’ 등의 알수 없는 말을 했다. / 이웃집 토토로 스틸컷

주인공들인 사츠키와 메이는 모두 5월을 의미한다. 사츠키는 일본어로 메이는 영어로 5월이다. 5월은 시야마 사건이 발생한 달이다.

또 애니메이션을 통해 보여 지는 경치는 사건 당시의 사야마시와 매우 흡사하다는 평가다. 일부는 시야마 그 자체라고 말한다.

시야마 사건 실제 피해자인 여고생의 언니는 동생이 집에 오지 않자, 마을을 돌아다닌다. 애니메이션에서도 언니인 사츠키가 동생인 메이를 찾아 마을 밖까지 나간다.

결국 피해자 언니는 동생을 찾아 마을을 돌던 중 살해된 동생을 발견한다. 이후 충격을 받은 피해자 언니는 ‘고양의 도깨비를 봤다’, ‘큰 너구리를 만났다’ 등의 알수 없는 말을 했다고 한다.

이웃집 토토로에는 고양이 버스와 큰 너구리 형상을 한 토토로가 나온다. 이 때문에 많은 이들이 고양이 버스는 피해자의 언니가 말한 고양이 도깨비를 표현한 것이며, 토토로는 큰 너구리라고 주장한다.

정말 토토로가 시야마 사건의 살인마를 표현한 캐릭터 일까?

이처럼 이웃집 토토로와 시야마 사건이 일치하는 부분이 대거 발견되자, 팬들은 지브리 스튜디오에 해명을 촉구한다.

수년 간 침묵을 지키던 지브리 스튜디오는 2007년 5월 1일 공식 블로그를 통해 토토로 괴담에 대해 언급 한다. 이날은 시야마 사건이 발생한지 정확히 44년이 되는 날이었다.

◆인어 공주(The Little Mermaid)
월트 디즈니사의 명작 애니메이션 중 하나로 꼽히는 인어 공주. 1989년 개봉한 작품으로 당시 큰 인기를 끌었다.

인어공주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가 있다. 우선, 인어공주의 주인공 아리엘의 외모는 여배우 알리사 밀라노에게 영감을 받았다.

알리사 밀라노.

그리고 인어공주는 월트 디즈니사가 손으로 직접 그리고 아날로그 카메라로 촬영한 마지막 작품이다. 100만개가 넘는 장면이 모두 수작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사실을 접한 이들은 인어공주에 등장하는 물거품들도 모두 수작업이냐고 묻는다. 답은 ‘그렇다’이다. 명작에는 그만한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

애니메이션에서 주인공 아리엘을 괴롭히고 시기하는 우르슐라는 사실 아리엘의 이모다. 아울러 아리엘의 붉은색 머리는 인어공주 보다 5년 앞서 개봉한 대릴 한나 주연의 인어 영화인 스플래시와 차별화를 두기 위해서다. 스플래시에 등장하는 인어는 금발이다.

인어공주 스틸컷.

인어공주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상을 수상한 첫 애니메이션이다. 이전에 아카데미 후보로 오른 애니메이션들이 있었지만, 상을 받지는 못했다.

◆아기공룡 둘리
아기공룡 둘리는 김수정 작가의 작품으로 대한민국을 대표 애니메이션으로 평가되고 있다. 엄마를 잃은 불쌍한 둘리가 서울에 사는 고길동의 집에 얹혀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그러나 정말 불쌍한 건 둘리가 아닌 고길동이라는 의견이 제기되면서 둘리가 재평가되고 있다.

혹이 난 고길동.

우선 둘리에 등장하는 고길동은 서울에서 마당이 있는 이층집에 거주한다. 집 대문에 걸린 고길동이란 이름의 명패 때문에 고길동의 소유의 주택이라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더불어 고길동은 자동차를 소유하고 있었다. 둘리가 방영됐던 1980년대는 자동차가 귀하던 시절이었다.

시골 가난한 집 출신으로 알려진 고길동의 이 같은 재산은 그가 자수성가한 인물이라는 것을 방증한다는 의견이다.

LP판이 모두 깨진 고길동. 한 쪽에 있는 대형 음향기기가 눈에 띈다.

이처럼 어렵게 성공한 고길동을 사실 둘리가 괴롭히는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우선 고길동은 둘리가 잘못했을 때, 나무라거나 꿀밤을 때리는 정도지만, 둘리는 고길동의 집을 난장판을 만들고 대형 사고를 쳐 고길동에 손해를 끼친다. 특히, 둘리는 고길동의 정신건강과 자녀 교육에 독이라는 평가다. 평가대로 정말 불쌍한 건 고길동일까?

◆미녀와 야수(Beauty and the Beast)
최근,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찾아간 성에서 야수와 사랑에 빠지는 미녀의 이야기를 그린 ‘미녀와 야수’가 실사 영화로 제작되면서 큰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일부 팬들은 애니메이션에 미치지 못하는 영화라고 평한다. 두 작품은 어떤 점에서 차이가 있을까?

영화 '미녀와 야수'와 애니메이션 '미녀와 야수' (왼쪽부터)

실사 영화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건 개스통의 친구 르푸다. 애니메이션 미녀와 야수에서 르푸는 비중이 그다지 높지도 않고, 평범한 인물로 나온다.

그러나 실사 영화에서는 개스통을 짝사랑하는 남성으로 나온다. 동성애자인 것이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슬람 국가와 일부 종교단체는 미녀와 야수 상영을 반대하기도 했다. 특히, 말레이시아는 미녀와 야수 실사 영화 상영을 금지했다.

실사 영화는 주인공의 벨의 엄마의 죽음을 보여준다. 애니메이션은 해당 장면이 존재하지 않는다. 더불어 야수가 노래하는 장면도 나온다. 애니메이션 미녀와 야수를 좋아했던 이들은 이 장면에서 특히 놀랐다는 후문이다.

영화 '미녀와 야수' 스틸컷

기자는 개인적으로 애니메이션과 영화 미녀와 야수의 차이로 다양성을 꼽고 싶다. 애니메이션 내면의 아름다움 등의 중점을 뒀다면, 실사영화는 다양성에 둔 것으로 보인다.

영화 미녀와 야수에는 흑인이 나온다. 또 다양한 색들이 표현된다. 이번 미녀와 야수는 미국 우선주의를 주장하고, 일부 국가 국민의 입국을 금지시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선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개봉했다.

제작진의 의도가 명확히 알려지진 않았지만, 다양한 사람들을 존중하고, 함께 하면 더 큰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알리려고 했던 게 아닐까?

저작권자 © 공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